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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8.12. 선고 2020도17796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폭행,강제추행미수

사건

2020도17796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 폭행, 강제추행미수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정솔

담당변호사 장승주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20. 12. 3. 선고 2020노227 판결

판결선고

2021. 8. 12.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직권으로 본다.

1. 원심의 판단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 강간)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2019. 12. 3. 21:48경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피고인을 남자화장실 앞까지 부축해 준 피해자 공소외인(여, 20세)을 건조물인 위 주점 여자화장실로 끌고 가 용변 칸으로 밀어 넣은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구강에 넣으려고 하고 피고인의 손가락을 피해자의 성기에 넣으려고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주점의 여자화장실에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를 범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강간죄 등은 사람의 주거 등을 침입한 자가 피해자를 간음, 강제추행 등 성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에 사람을 강간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이고, 선후가 바뀌어 강간죄 등을 범한 자가 그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강간죄 등과 주거침입죄 등의 실체적 경합범이 된다. 그 실행의 착수시기는 주거침입 행위 후 강간죄 등의 실행행위에 나아간 때이다.

한편, 강간죄는 사람을 강간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등 참조), 실제 간음행위가 시작되어야만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도949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도7892 판결 등 참조). 유사강간죄의 경우도 이와 같다.

나. 원심판결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을 간다고 하여 자신을 남자화장실 앞까지 부축해준 피해자를 그 주점의 여자화장실로 끌고 가 여자화장실의 문을 잠근 후 강제로 입맞춤을 하고, 이에 피해자가 저항하자 피해자를 여자화장실 용변 칸으로 밀어 넣고 유사강간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자신을 부축한 피해자를 끌고 여자화장실로 억지로 들어가게 한 뒤 바로 화장실 문을 잠그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였고 이어서 추행행위와 유사강간까지 시도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화장실로 끌고 들어갈 때 이미 피해자에게 유사강간 등의 성범죄를 의욕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채 피해자를 억지로 끌고 여자화장실로 들어가게 한 이상, 그와 같은 피고인의 강제적인 물리력의 행사는 유사강간을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는 먼저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 유사강간 행위에 나아갈 때 비로소 성립되는데, 피고인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를 착수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그 실행행위에 착수할 때에는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를 범할 수 있는 지위 즉,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가기 전에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의 신분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는 살피지 아니한 채, 주점 여자 화장실의 소유자나 관리자에 대해 주거침입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나, 원심이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인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이동원

주심 대법관 천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