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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05. 9. 27. 선고 2004노1637 판결

[사기] 상고[각공2005.12.10.(28),2088]

판시사항

피고인의 재산상태 및 피고인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일자·금액·용도 등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신용카드 사업자로부터 사용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의 재산상태 및 피고인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일자·금액·용도 등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신용카드 사업자로부터 사용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검사

검사

곽정한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① 신용카드 회원(이하 '회원'이라고만 한다)이 신용카드 사용대금(이하 '사용대금'이라고만 한다)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신용카드 가맹점(이하 '가맹점'이라고만 한다)으로부터 물품을 구입하거나(용역을 제공받는 경우를 포함하고, 이하 같다) 현금자동지급기나 전화자동응답장치를 통하여 금전을 인출하는 경우에는, 신용카드 사업자(이하 '사업자'라고만 한다)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② 비록 피고인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후 부동산 등을 소유한 채 상당한 기간 동안 사용대금을 정상적으로 결제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서 사용대금을 성실히 결제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계속하여 신용카드를 사용한 이상 기망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법원은 기망행위 및 기망의사의 존재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1999. 10.경 피해자 삼성카드 주식회사로부터 신용카드인 삼성카드 1장( (카드번호 생략)을 발급받아 사용하여 오던 중, 사실은 2002. 8.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사이에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으로 4,000여 만 원을 공소외 공소외 1에게 대여하고서도 이를 반환받지 못한 상태이어서 피해자 등에 대하여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피고인에게 이렇다 할 수입이나 재산이 없었으므로,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더라도 그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03. 2. 13.경 대구 (상세 주소 생략)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6개월간 상환의 조건으로 4,490,000원을 대출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5. 22.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모두 12회에 걸쳐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입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그 물품구입대금 등의 사용대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합계 13,357,190원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나.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법원은, ① 가맹점은 신용카드의 사용자가 정당한 사용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서만 주의를 기울일 뿐이지 그 사용자의 자력은 문제로 삼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가맹점에서 위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면서 자신의 자력에 관하여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가리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라고 볼 수 없고, 신용카드의 사용자가 현금자동지급기 등을 이용하여 금전을 인출하는 경우에는 사용한도액의 범위 안에서 대출이 기계적으로 처리될 따름이므로,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가 없으며, ② 피고인이 위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후 부동산과 승용차를 소유하여 오면서 2003. 4. 22.까지 사용대금을 결제하여 온 점,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4,000여 만 원을 대여한 후 이를 반환받지 못하고 있던 중 2003. 4. 24.경 퇴직하는 바람에 부득이 공소사실과 같이 사용대금을 결제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신용카드의 각 사용 당시 피고인에게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도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기망행위 및 기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원의 판단

가. 기망행위의 존부

적법한 방법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이 사업자에게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경우 기망행위(기망의사를 포함하고, 이하 같다)가 존재한다고 볼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무릇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는, 회원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매출전표에 서명하는 방법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경우에는, 가맹점이 매출전표를 사업자에게 송부하면, 사업자가 매출전표상의 사용자가 회원인지 여부만을 확인한 후 가맹점에게 매출전표상의 사용액을 지급하고, 회원이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ATM)를 통하여 금전을 인출하는 경우에는, 사업자의 위임을 받은 은행 등 관리자가 컴퓨터로 하여금 그러한 신청에 따라 금전을 지급하도록 입력한 프로그램에 의하여 금전이 회원에게 자동적으로 지급되면, 사업자가 그 관리자에게 그 지급금을 상환하고, 회원이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전화자동응답장치(ARS)를 통하여 금전을 인출하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컴퓨터로 하여금 그러한 신청에 따라 금전을 지급하도록 입력한 프로그램에 의하여 금전이 직접 회원에게 자동적으로 지급되며, 위 각 경우에 회원은 소정의 기간 안에 사업자에게 사용대금을 결제하는 구조인바, 위와 같이 회원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행위는 그 사용처가 가맹점이든 현금자동지급기 등이든 모두 회원이 사업자와의 신용공여 약정에 따라 가맹점이나 현금자동지급기 등을 통하여 사업자에 대하여 금전의 대출을 신청하는 행위이고, 사업자가 그 신청에 따라 가맹점에게 금전을 지급하거나 현금자동지급기 등이 회원에게 금전을 자동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는 사업자가 회원에게 금전을 대출하는 행위이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여신전문금융업법은 가맹점에 대하여 신용카드의 사용자가 사업자에게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지 여부까지를 확인할 의무를 따로 부과하지는 아니하므로, 가맹점으로서는 신용카드의 사용자와 그 명의인이 동일인인 이상 신용카드의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의사나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이해관계가 없고, 따라서 적법한 방법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이 위와 같은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더라도 원심판결 판시와 같이 '가맹점'에 대한 관계에서 기망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편, 사업자가 금융기관의 일반 대출과는 달리 사람인 가맹점이나 기계인 현금자동지급기ㆍ전화자동응답장치라는 수단을 통하여 회원에게 소액 및 단기간의 여신을 대량적ㆍ정형적으로 제공하는 신용카드 거래의 특성으로 인하여 사업자가 가맹점 등에게 사용대금을 지급할 때마다 회원이 이를 사업자에게 결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심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이상, 사업자로서는 매출전표가 송부되거나 현금자동지급기 등에 회원의 입력이 있을 경우 회원이 위와 같은 의사와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포괄적ㆍ일률적으로 신뢰하는 전제하에서 사용대금을 지급한다고 볼 것이고, 또한 비록 사업자와 회원 사이의 약정에는 신용카드의 사용한도액이 설정되어 있으나, 이는 회원이 위와 같은 의사와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용한도액을 초과하여서는 사용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이지, 회원이 위와 같은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용한도액 안에서는 사용대금을 무조건으로 지급한다는 취지가 아니므로, 회원이 이미 일시적인 자금경색 등의 이유가 아니라 과다한 채무누적 등의 이유로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황에 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면, 회원은 가맹점이라는 인적 도구 또는 현금자동지급기ㆍ전화자동응답장치라는 물적 도구를 통하여 직접 '사업자'에 대하여 이른바 무전취식의 경우처럼 '마치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기망행위'를 한 결과, ① 사업자가 통상의 경우처럼 회원이 사용대금을 결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으로 오신하여 가맹점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처분행위를 하거나, ②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 또는 사업자 자신이 회원의 금전대출 신청이 있을 경우 그 신청에 위와 같은 하자가 없을 것으로 간주하고 컴퓨터로 하여금 그 신청에 따라 기계적으로 처리하도록 프로그램화한 현금자동지급기 등을 통하여 회원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처분행위를 함으로써 사업자로부터 사용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고 보는 것이 신용카드 거래의 실체에 부합하고(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도3991 판결 , 2005. 8. 19. 선고 2004도6859 판결 참조. 이와 관련하여, 사문서위조 등의 위법한 방법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이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를 통하여 금전을 인출하는 행위를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행위와는 달리 절도죄로 의율하여 온 종래의 대법원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유형의 사기 범행은 범인과 피기망자 사이에 가맹점이나 현금자동지급기 등이 인적 또는 물적 도구로서 개재한 것일 뿐 그 법적 성질이 일반의 대출금 사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볼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1999. 10.경 피해자로부터 위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그 무렵부터 이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입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아 오던 중 2002. 8.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사이에 공소외 1에게 위 신용카드 및 대구은행 비씨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은 금원에다가 자신의 자금을 보탠 4,700여 만 원을 대여하여 준 후 이를 반환받지 못하여 채무변제 독촉을 받아 왔고, 2001.경부터 태평양화학에 근무하면서 월 1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오다가 2003. 4. 24.경 아예 퇴직한 사실, ② 비록 피고인이 위 신용카드의 각 사용 당시 대구 (상세 주소 생략) 대 147㎡ 및 그 지상 건물 중 2/8 지분 및 소형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위 부동산은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어 당시 이를 매각할 형편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채권최고액 1,5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던 사실, ③ 피고인은 위와 같은 상태에 처하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3. 2.경부터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기재와 같이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대출 또는 현금서비스를 받은 후 이를 사채의 변제에 사용하였고, 위 범죄일람표 순번 5, 8 기재와 같이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아 이를 피고인의 대구은행 마이너스 대출금의 변제에 사용하였으며, 위 범죄일람표 3, 4, 6, 7, 9, 10, 11, 12 기재와 같이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입하거나 용역을 제공받았고, 위 범죄일람표 중 순번 4부터는 모두 위 퇴직일 이후의 사용인 사실, ④ 피고인은 2003. 4. 22.경 피해자에게 위 범죄일람표 이전의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대금 500여 만 원을 결제한 이후로는 위 범죄일람표 기재의 사용대금 전액과 대구은행 비씨카드 사용대금 200여 만 원을 결제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위 신용카드의 각 사용의 일자ㆍ금액ㆍ용도 등 내역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사업자에게 사용대금을 성실히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사기 범행을 하였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법원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일부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공소외 최경수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1. 카드신청서, 카드사용내역서, 수사보고서, 매출 및 입금내역전표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종의 선택

2. 노역장 유치

3. 가납명령

판사 김창섭(재판장) 이관형 최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