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다카27464 판결

[손해배상(자)][공1991.1.15.(888),224]

판시사항

가. 길 안내를 위하여 동승한 사람이 차량의 운행을 지배, 관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소극)

나. 운전이 미숙한 자동차 운전자가 야간에 과속운전함에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한 동승자의 과실을 20%로 보아 과실상계한 사례

다. 정기승급제도가 있는 회사의 회사원의 사망과 승급일 이후의 승급된 급료를 기준으로 한 일실수익의 산정

판결요지

가. 길 안내를 위하여 동승하였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동승한 사실만으로 위 망인이 사고차량의 운행을 지배, 관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할 수 없다.

나. 운전이 미숙한 자동차 운전자가 야간에 가로등이 없는 국도상을 과속으로 질주하여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예상되는데도 길 안내를 위하여 동승한 사람이 운전자에게 속도를 줄이고 전방을 잘 살펴 진행하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고 안전운행을 촉구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다가 교통사고가 일어나 동승자가 사망한 경우 망인의 과실비율을 20% 정도로 보아 과실상계한 조치는 상당하다.

다. 망인이 근무하던 회사가 사원들에 대하여 업무처리능력이나 근무성적 등을 참조하여 연간 1호봉씩 정기승급시키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고당시 위 회사의 과장으로 근무하던 망인이 사고로 사망하지 아니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급여규정에 따라 정기승급을 하였을 것이므로, 그 이후는 인상조정된 급료를 기준으로 하여 일실이익을 산정한 조치는 옳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김애숙 외 2인

원고, 피상고인

최낙기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장락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김동규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재방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 상고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들 및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김상규가 매형인 소외 망 최영림을 길 안내자로 옆에 태우고 판시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누나인 소외 김홍숙을 주거지인 장승포읍까지 데려다 주고 창원시로 돌아가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이 길 안내를 위하여 차량에 동승한 사실만으로 위 망인이 판시 사고차량의 운행을 지배, 관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할 수 없다 고 판시하여, 피고들의 면책주장을 배척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자동차운행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김상규는 경험부족으로 운전이 미숙한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고당시 가로등이 없는 야간 국도상을 과속으로 질주하고 있어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예상되고 있었으므로, 길 안내를 위하여 동승한 위 소외 망인으로서는 위 피고에게 속도를 줄이고 전방을 잘 살펴 진행하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고 안전운행을 촉구하는 등 조치을 취하여 사고발생을 미리 막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과속운전을 제지하지 아니하고 있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소외 망인의 그와 같은 과실은 이 사건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들의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되 그 비율은 20퍼센트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고 판시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위 소외 망인이 근무하던 삼성중공업주식회사에는 사원들에 대하여 업무처리 능력이나 근무성적 등을 참조하여 연간 1호봉씩 정기승급시키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당시 위 회사의 상세설계팀 담당과장으로 근무하던 위 소외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하지 아니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급여규정에 따라 정기승급을 하였을 것이라고 판시하여, 그 이후는 인상조정된 급료를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일실이익을 산정하고 있는바, 기록에비추어 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조치는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 또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원고들 및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소송비용은 각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김덕주 윤관 안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