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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88. 3. 31. 선고 87나916 제5민사부판결 : 상고

[해고무효확인등][하집1988(1),203]

판시사항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 학력, 경력, 기능의 수준을 중시하는 이유와 이를 사칭한 것이 징벌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 학력, 경력, 기능의 수준을 중시하는 이유는 근로자의 노동력의 평가, 근로조건의 결정, 노력의 적정한 관리·배치 등에 필요한 판단자료와 근로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에 대한 적응성, 기타 협조성 등의 인격조사자료로 함으로써 노사간의 신뢰관계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함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고, 근로자가 취업당시 경력이나 학력을 사칭한 내용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그 전력허위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근로자에 대한 징벌해고사유가된다.

원고,항소인

원고

피고,피항소인

피고

주문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86.5.27.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475,517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과 1986.7.20.이후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10일에 금 259,373원씩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위 금원지급부분에 대한 가집행선고.

이유

원고가 1985.5.10. 소외 주식회사 대양공무에 배관공으로 취업하여 근무하다가 위 회사가 해산되고 1986.1.22. 피고가 경영하는 우영기업에 배관공으로 다시 취업하였으나, 원고가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과 배관공으로서의 기능경력을 사칭로 기재하였고 취업후에도 배관공으로서의 기능수준이 미달된다는 이유로 같은 해 5.28. 피고로부터 징계해고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1) 소외 주식회사 대양공무나 우영기업 입사시에 학력에 관한 제한이 없었으며, 대학교졸업 이상의 고학력이 아니므로 사무직 내지 관리직이 아닌 단순기능공으로 취직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졸업학력을 중학교졸업학력으로 낮춘 것은 위장취업이 아니고, (2) 이력서에 고의로 사칭의 경력을 기재한 사실이 없고, 다만 타 회사경력란이 정확하지 아니하고 위 소외회사와 우영기업에 각각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이 서로 약간씩 틀리는 것은 근무한 기업체 및 근무기간이 뚜렷하게 기억나지 아니하여 정확하게 기재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여, 위 주식회사 대양공무 입사당시 "산업배관은 전혀 모르고 위생배관작업은 조금할 수 있고 그라인딩은 할 수 있다"고 면담하여 배관공 시(C)급으로 판정받아 취업한 것인데, 피고가 뒤늦게 배관기능수준미달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으니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없이 한 부당한 해고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해고통보), 갑 제5호증의 1,2(각 여권반납확인서), 같은호증의 3(취업카드), 을 제2호증(이력서), 을 제4호증(고용계약서), 을 제5호증(인사기록카드), 을 제6호증의 1(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 같은호증의 2(징계), 같은호증의 3(징계대상자 출석면담사항), 공문서이므로 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을 제9호증의 2, 4, 20(각 진술조서), 같은호증의 3(피의자신문조서), 원심증인 김주긍의 증언에 의하여 각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1호증(취업규칙), 을 제3호증(졸업증명서)의 각 기재내용과 원심증인 김주긍, 정인근의 각 일부증언 및 원심법원의 촉탁에 의한 소외 대림산업주식회사, 동아건설주식회사 작성의 각 사실조회회보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원고는 1964.2.24. 청주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6.16.경부터 그 다음해까지 소외 현대건설주식회사에, 1977.10.28.부터 1978.10.28.까지 대림산업주식회사에, 1979.9.8.부터 1980.9.10.까지 전공으로 동아건설주식회사에 각 취업하여 사우디아라비아 파견근무를 하는 등 국내외에서 주로 전기배관공등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을 뿐인데도, 1980.5.10. 위 주식회사 대양공무에 취업하면서 이력서의 학력 및 경력란에 "1961.3.4. 청주남중학교졸업, 1976.6.18.-1977.7.20. 현대건설주식회사 근무, '1977.10.28.-1978.10.28. 대림산업주식회사 근무, 1979.9.10. 1980.9.11. 동아건설주식회사 근무(각 사우디아라비아 현장근무), 우성배관(위생시설)"이라고 기재하여 이를 제출하고, 5년이상의 배관경력이 있고 국내유수업체의 사우디아라비아 공사현장에서 3년이상 위생배관 등을 취급하여 배관취급업무능력이 충분하다고 면담하여 위 회사의 다른 기능공보다 비교적 보수가 높은 배관공 시(C)급으로 입사한 사실, 위 회사는 소외 쌍용정유주식회사로부터 주로 노무도급을 받는 하청업체로서 1985년 하반기부터 원고를 위시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개선요구 등으로 노사분규가 일어나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같은 해 12.경 폐업상태에 이르게 되자, 피고가 1986.1.20.경 우영기업을 창업하고 위 주식회사 대양공무의 업무 및 종업원들을 일괄인수하며 위 회사가 보관하는 이력서 등의 취업관계서류도 그대로 인수하면서 원고에게 다시 이력서제출을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그 이력서에 중학교졸업 및 한국플라스틱, (주)대농, 현대건설(주), 대림산업(주), 성원설비(주)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기재, 제출하여 같은 달 22.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역시 배관공으로 취업한 사실, 그런데 피고와의 근로계약체결 당시 서명날인하여 합의작성한 1986.1.22.자 고용계약서에는 "피고용인은 입사시 제출한 이력서 및 구비서류 등의 사실과 상위없음을 재확인하며 만일 그 기재사항이 불실하였을 경우에는 고의의 유무에 관계없이 본인의 귀책사항으로서 이로 인한 회사의 행정조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제8조)"라고 규정되어 있고 또한 같은 날 원고 등 근로자들과 피고가 합의하여 작성한 취업규칙에는 "징계의 종류는 해고, 정직, 전직, 감봉 등으로 구분하고(제36조),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자에 대하여는 면직하며(제37조 제1호), 징계절차는 별도로 구성된 상벌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한다(제41조)"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한편 위 주식회사 및 우영기업은 전기, 용접, 목공, 선로, 비계업무 내지는 고압의 산업배관정비, 수리, 보수 등을 도급받는 하청업체로서 산업배관업무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기술보유자라야만 되는 반면 노무의 성격상 단순하고 고된 작업이므로 고등학교졸업 이상의 학력자는 작업감당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아 관리직 외에는 채용을 억제하기로 기업운영방침을 정하고 있었는데, 산업배관공이 필요하여

그 기능공을 채

용하면서 배관경력이 오래되었다는 원고의 일방적인 진술과 그의 해외 및 국내경력, 중졸로 기재된 원고의 이력서를 믿고 원고를 배관공으로 채용하였으나, 입사후 배관작업현장에서 원고에게 배관설계도면에 다른 배관작업지시를 한 결과 배관의 공구이름도 잘 모르는 등 기초지식이 부족하고 근무기간중에도 배관작업능력이 향상되지 않는 등 배관공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정되어 원고로 하여금 굴착, 비계, 파이프청소, 목수, 도장, 보온공보조 등의 잡역에만 종사하도록 한 사실, 그후 원고의 학력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드러나자 위 우영기업에서는 1986.5.27. 위과 같은 기능수준미달과 학력 경력사칭, 15일간의 무단 결근 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취업규칙상의 상벌위원회)에 회부하여 변명의 기회를 준 다음, 취업규칙 제37조 제1호에 의하여 1986.5.28.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원심증인 정인근, 박 준흥의 각 일부증언은 앞에서 본 증거들에 비추어 이를 믿지 아니하고, 을 제9호증의19(진술조서)의 일부기재는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기재하여 작성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그런데,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 학력, 경력, 기능의 수준을 중시하는 이유가 근로자에 대한 노동력의 평가, 근로조건의 결정, 노무의 적정한 관리, 배치 등에 필요한 판단자료와 근로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에 대한 적응성, 기타 협조성 등의 인격조사자료로 함으로써 노사간의 신뢰관계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함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고, 근로자가 취업당시 경력이나 학력을 사칭한 내용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그 전력사칭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사유가 된다고 할 것인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주식회사 대양공무 및 우영기업의 학력에 관한 내부적 채용방침, 고압산업배관의 설비, 보수등을 주업무로 하는 위 업체의 취급업종형태, 고압용 산업배관과 가정용 위생배관 내지 전기배관은 그 배관업무내용과 기술수준 등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취업당시 학력과 타회사의 근무경력 및 근무업종, 배관업무능력 등을 사실대로 정확히 기재, 진술하였더라면 위 주식회사 대양공무 내지는 피고가 원고를 배관공으로 채용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 채용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므로, 학력 및 경력을 사칭하고 기능수준이 미달됨을 이유로 한 피고의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할 것이니,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다.

또한, 원고는 소외 주식회사 대양공무에 근무할 당시 원고가 주동이 되어 근로자복지처우개선종합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경영진에 대하여 열악한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관계기관에 진정하고 아울러 법정투쟁을 하던 중, 이에 동참한 근로자들과 위 소외회사를 대리한 피고 사이에 근로조건의 개선에 대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에 가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어떠한 보복조치도 취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는데도, 피고가 우영기업을 창업하여 새삼스럽게 원고의 위와 같은 전력을 이유로 앞서 본 해고사유를 들어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보복조치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각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9호증(합의서), 갑 제10호증(각 합의서)와 앞서 본 을 제9호증의 2, 3, 4, 19, 20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주장과 같이 그가 주동이 되어 노사투쟁을 벌여 근로조건이 개선되고 사용자측과 사이에 근로자들에게 보복조치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반증이 없으나, 나아가 피고가 원고의 위와 같은 전력을 이유로 앞서 본 해고사유를 빙자하여 단순히 보복조치로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는지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원심증인 정인근, 박 준홍의 각 일부증언은 앞에서 인정한 해고사유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다.

나아가, 원고는 1985.5.10. 소외 주식회사 대양공무에 입사당시에는 취업규칙이 없었는데 피고는 1986.1.22. 취업규칙을 새로 만들어 위 소외회사에 입사당시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 및 경력을 사칭하였다는 이유로 뒤늦게 만든 취업규칙 제37조 제1호를 소급적용하였으니 위 소급적용된 징계해고조치는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1986.1.22. 피고가 창업한 우영기업에 배관공으로 취업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취업규칙, 고용계약서에 서명날인함으로써 그 각 기재와 같은 합의를 한 사실과 원고가 우영기업에 다시 낸 이력서에도 중졸학력 및 경력을 소외회사 입사당시와 유사하게 기재하여 다시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취업규칙 제8조 및 징계의 사유와 절차에 관한 고용계약내용은 원고가 1986.1.22. 우영기업에 취업할 당시에 작성제출한 이력서뿐만 아니라 소외회사에 취업할 당시에 제출한 이력서 등을 우영기업이 그대로 인수하여 우영기업의 문서로서 보관한 취업관계서류에 관하여도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 단순히 1985.5.10. 소외회사 입사시에 제출한 이력서에 우영기업창업시에 협의한 취업규칙을 소급적용하였다는 원고의 위 주장도 그 이유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위 징계해고무효확인 및 이를 전제로 해고일로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상당의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한 원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그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재헌(재판장) 박용수 김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