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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28 판결

[업무상횡령,절도][공1989.8.1.(853),1102]

판시사항

절도죄의 성립요건과 그 설시방법

판결요지

절도죄는 범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으로 성립되므로 절도의 객체가 현금인 경우 이를 누가 보관하고 있었는가를 밝히고 범인이 그 보관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지배하에 옮기는 과정을 통상인이 알아 볼 수 있도록 설시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치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설시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 1984.7.26.부터 같은 달 31.까지 사이에 전북 신태인읍 신태인리 197에 있는 신태인주조공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김이갑이 점유하고 있던 주류판매대금 중 1,194,323원을 동업자들의 승낙없이 가져가 이를 절취하고, (2) 1985.8.1. 전항기재 장소에서 동업자들의 승낙없이 주류판매대금 170,000원을 가져가 이를 절취하고, (3) 같은 달 2일 전항기재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주류판매 수입금 중 130,000원을 가져가 이를 절취한 것이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이 형법 제329조 소정의 절도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절도죄는 범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으로 성립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절도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려면 절도의 객체가 된 현금을 누가 보관하고 있었는가를 밝히고 피고인이 그 보관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현금을 자기지배하에 옮기는 과정을 통상인이 알아 볼수 있도록 설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을 보면, 1항기재의 범죄사실에서만 현금보관자가 명시되어 있고 2항, 3항 기재의 범죄사실에서는 보관자의 명시가 없고1, 2, 3항 기재 모두 피고인이 현금보관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하에 있는 현금을 어떠한 방법으로 자기 지배하에 옮겼는지를 알아 볼 수 있는 설시가 없다.

그리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한 증거자료로 적시한 1심증인 이영순, 동 이주홍, 동 김이갑, 동 김남용의 각 진술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신태인주조공사에서 주류판매대금을 수금하여 보관하고 있는 이주홍으로부터 돈을 받아다가 쓴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이 현금보관자의의사에 반하여 그 돈을 임의로 가져다 썼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보이지아니한다. 오히려 위 원심적 시의 증거에 의하면 신태인주조공사에서는 경영주들이 수금된 돈을 가불이라고 해서 가져다 쓴 예가 있고(증인 이주홍의 진술기록 50정, 증인 김이갑의 진술기록 129정, 증인 김남용의 진술기록 159정)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장 적시 1항 기재의 금 1,194,323원을 가져간 것은 다른 공동경영주인 이영순, 동 김남용에 비하여 가불액수가 그만큼 적었기 때문에 그 돈을 가져갔는데 공동경영자 3인 사이에 분쟁이 있어 공동경영자의 1인인 이영순이가 그 점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절도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렇치 않으면 증거없이 절도죄를 인정한 허물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한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준(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윤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