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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다69053 판결

[마일리지제공][미간행]

판시사항

[1] 법원이 약관에 대하여 하는 구체적 내용통제의 내용과 기준

[2]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에 따라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의 의미와 판단 기준

[3] 갑 은행이 항공사와 제휴하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던 중 약관을 변경하여 ‘신용카드에 부가된 제휴서비스의 제공 및 이용조건은 은행이나 제휴기관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두었고, 그 후 을 등이 갑 은행과 기존 마일리지 제공 기준에 따른 신용카드 회원가입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나중에 갑 은행이 마일리지 제공 기준을 변경한 사안에서, 위 약관 조항의 내용은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4] 사업자가 인터넷을 통하여 약관을 게시하고 그 약관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고객과 재화나 용역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관한 설명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5] 신용카드 회원가입계약을 체결한 고객이 납부하는 연회비의 법적 성격 및 납부기간 안에 연회비를 납부한 사정만으로 고객이 신용카드 회원가입계약 체결 후 새로 변경된 약관이 적용됨을 전제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존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0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호 담당변호사 장진영)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5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법원이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사업자가 미리 마련한 약관에 대하여 행하는 구체적 내용통제는 개별 계약관계에서 당사자의 권리·의무를 확정하기 위한 선결문제로서 약관조항의 효력 유무를 심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은 약관에 대한 단계적 통제과정, 즉 약관이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편입되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편입통제와 편입된 약관의 객관적 의미를 확정하는 해석통제 및 이러한 약관의 내용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불공정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불공정성통제의 과정에서, 개별사안에 따른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사업자는 약관을 사용하여 고객과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명시함으로써 그 약관 내용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고( 약관규제법 제3조 제2항 ),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 ). 여기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고객이 계약체결의 여부나 대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말하고, 약관조항 중에서 무엇이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12. 16.자 2007마1328 결정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의 신용카드 개인회원약관은 2006. 3. 20. 변경되었는데, 변경 후 약관 제26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약관 규정’이라 한다)은 “신용카드에 부가된 제휴서비스의 제공 및 이용조건은 은행이나 해당 제휴기관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그 변경 내용은 사전에 고지하여 드립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② 원고들은 위 신용카드약관이 변경된 후인 2006. 3.경부터 같은 해 10월경까지 사이에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발행하는 아시아나클럽 마스터카드(이하 ‘이 사건 신용카드’라 한다) 회원 가입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신용카드는 피고가 아시아나 항공과 제휴하여 발급하는 카드로서 신용카드 본래의 기능에 따른 서비스 외에 위 제휴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그 명칭도 위와 같이 아시아나클럽 마스터카드로 되어 있으며, 이 사건 신용카드 광고 시 “아시아나-씨티은행 마일리지 대축제, 타사 카드보다 2배 더 많은 사용금액 1,000원당 2마일을 적립해 드립니다.”라고 하여 마일리지 제공 기준을 중요한 내용으로 홍보하였고 그 내용대로 약정이 이루어졌으며, 또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기본적인 연회비 외에 제휴서비스 비용을 반영하여 연회비가 다른 신용카드에 비하여 높은 금액으로 책정된 사실, ③ 위 마일리지 제공 기준은 신용카드 본래의 기능에 관한 부분은 아니지만 원고들을 비롯하여 고객이 수많은 신용카드 중에서 이 사건 카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 사실, ④ 위 신용카드약관이 변경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2006. 3.경부터 같은 해 10월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카드회원들이 제휴서비스 이용조건에 대한 유예기간 없는 일방적 변경을 허용하는 이 사건 약관 규정이 적용된다는 사정을 쉽게 알기 어려웠을 것이며, 또한 위 마일리지 제공 기준을 믿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카드회원들로서는 이 사건 변경 약관 규정을 설명받지 못하더라도 이 사건 약관 규정에 의하여 위 마일리지 제공 기준이 쉽게 변경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1) 신용카드에 부가된 제휴서비스의 제공 및 이용조건은 비록 부가서비스에 관한 사항이기는 하지만 신용카드 회원이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특히 이 사건 계약에서 제공하기로 약정된 마일리지 제공 기준은 피고가 카드회원을 유치하려는 목적에서 다른 신용카드와 달리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하여 제공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원고들이 다른 신용카드보다 더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이 사건 신용카드를 선택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마일리지 제공 기준에 관한 약정은 단순한 부수적인 서비스를 넘어서서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을 이룬다고 해석되고, (2) 따라서 이와 같이 중요한 마일리지 제공 기준에 관한 약정이 이 사건 약관 규정에서 정한 “신용카드에 부가된 제휴서비스의 제공 및 이용조건”으로 취급되고 나아가 원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고 은행이나 해당 제휴기관의 사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이 사건 약관 규정의 내용은 원고들이 이 사건 계약 체결의 여부를 정할 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으로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3) 또한 원고들이 이 사건 약관 규정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거나 이 사건 계약에서의 마일리지 제공 기준 약정과 관련된 위와 같은 사정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카드회원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그 변경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 이유의 설시에 부족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원심이 이 사건 약관 규정이 특히 마일리지 제공 기준과 관련하여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에 부합되며, 이러한 원심의 결론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약관규제법 제3조 제2항 에서 규정한 설명의무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약관규제법 제3조 제3항 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다만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는 방법에 관하여는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지만, 당해 계약의 체결 경위 및 방법, 약관에 대한 고객의 이해가능성, 당해 약관이 고객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 등에 비추어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설명방법을 취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업자가 인터넷을 통하여 약관을 게시하고 그 약관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고객과 사이에서 재화나 용역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법령에서 특별히 설명의무를 면제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비대면 거래라는 사정만으로 약관규제법 제3조 제3항 단서가 적용되어 다른 통상의 경우와 달리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관하여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3342, 43359 판결 참조).

나. 원심은, (1) 약관법이 약관의 중요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사업자가 신용카드 회원가입을 신청한 고객에게 전화통화를 이용하여 구두로 중요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거나, 적어도 상품설명 화면이나 계약신청 화면에 약관 게시와 별도로 고객이 쉽게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계약의 중요 내용을 명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보이며, 인터넷 외의 방법으로 가입한 고객에 대한 보호와 인터넷 가입 고객에 대한 보호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인터넷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의 성질상 약관의 설명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여 약관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다음, (2) 인터넷상으로 신용카드 회원가입신청을 하는 경우 약관을 읽고 이에 동의하여야 신청절차가 진행되도록 조치하고, 인터넷상으로 회원가입을 신청한 신청자들에게 카드를 배송할 때 카드회원가입신청서를 추가로 제시하고 ‘신용카드개인회원규약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합니다’라는 기재 아래에 서명 또는 날인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약관규제법이 약관의 ‘명시의무’ 외에 중요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할 때에, 위 사실만으로는 약관의 ‘명시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뿐 중요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이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설명의무를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아울러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을 이루는 이 사건 마일리지 제공 기준에 관한 약정 및 이와 관련된 이 사건 약관 규정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이 사건 약관의 중요 내용인 이 사건 약관 규정에 대한 설명의무가 면제되거나 이를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약관규제법 제3조 제3항 단서에서 정한 설명의무 면제 대상이나 설명의무 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의 마일리지 제공 기준 변경발표에 대하여 원고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들이 마일리지 제공 기준의 변경에 동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의 마일리지 제공 기준의 변경발표에 관하여 원고들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계속 카드를 사용하면서 카드 유효기간까지 기존 마일리지의 제공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묵시적 동의나 신의칙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신용카드 회사와 신용카드 회원가입 계약을 체결한 고객이 신용카드 회사에 대하여 납부하는 연회비는 신용카드 회사가 제공하는 용역이나 부가서비스 등에 대한 보수를 1년 단위로 정하여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고, 고객이 연회비 납부기간 안에 연회비를 납부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당초 신용카드 회원가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새로 변경된 약관이 적용됨을 전제로 신용카드 회사와 새로 신용카드 회원가입 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존의 신용카드 회원가입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은 피고가 2006. 11.경 마일리지 제공 기준의 변경에 관하여 발표를 하였다 하더라도, 적어도 마일리지 제공 기준 부분에 관하여는 이 사건 약관 규정이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위 발표 전에 이미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각 해당 신용카드의 유효기간까지 기존 마일리지 제공 기준에 따른 마일리지가 제공되어야 하고, 위 발표 시점 이후 새로이 연회비를 납부하는 시점까지만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부합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마일리지 제공 기한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6.28.선고 2010나37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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