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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

[유해인도]〈망인의 유해에 대한 권리의 귀속주체가 문제된 사건〉[공2023하,1028]

판시사항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제사주재자를 결정하는 방법

판결요지

[다수의견]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은 제사주재자는 우선적으로 망인의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에 의해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망인의 장남(장남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장손자)이 제사주재자가 되고, 공동상속인들 중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는 더 이상 조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유지될 수 없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조리에 부합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법적 안정성과 판례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불가피하게 기존의 판례를 바꾸는 경우에도 그 범위를 되도록 제한적으로 하여야 한다. 특히 제사와 같이 관습에 바탕을 둔 제도에 있어서는 기존의 생활양식,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 등을 고려할 때 종래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새롭게 채택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조리에 부합한다고 본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이 현재의 법질서와 조화되지 않는다면 기존 법규범의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법질서에 부합하도록 이를 조금씩 수정·변형함으로써 명확하고 합당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민법 제1008조의3 은 제사용 재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제사용 재산을 유지·보존하고 그 승계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일반 상속재산과 별도로 특별승계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면서도 사회통념상 제사주재자로서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특정한 1인을 제사주재자로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동상속인들이 장례방법이나 장지 등을 둘러싸고 서로 망인의 유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 공동의 제사주재자를 인정하는 것은 분쟁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③ 제사는 기본적으로 후손이 조상에 대하여 행하는 추모의식의 성격을 가지므로,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피상속인과 그 직계비속 사이의 근친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만 직계비속 중 최근친인 사람들이 여러 명 있을 경우에 그들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한데, 연령은 이처럼 같은 순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특정인을 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객관적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같은 지위와 조건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실제 장례나 제사에서도 직계비속 중 연장자가 상주나 제사주재자를 맡는 것이 우리의 문화와 사회 일반의 인식에 합치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가족공동체 내에서 어떤 법적 지위를 부여받을 때에 같은 순위자들 사이에서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은 이미 우리 법질서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6호 는 연고자의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순서에 관하여 순위가 같은 자녀 또는 직계비속이 2명 이상이면 최근친의 연장자가 우선순위를 갖는다고 정한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3항 같은 조 제1항 제2호 제2항 에 따라 장기 등의 기증에 관한 동의를 하거나 뇌사자 또는 사망한 자의 장기 등의 적출에 관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유족으로서 선순위자 1명을 확정할 때 이에 포함되는 사람이 2명 이상이면 그중 촌수, 연장자순(촌수가 우선한다)에 따른 1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 등에도 유사한 취지의 규정이 있다. 민법 제877조 가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를 입양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취지도 가족관계 내 나이에 따른 기본 질서를 반영한 것이고, 종중의 종장 또는 문장 선임에 관한 종중규약이나 관례가 없으면 생존하는 종중원 중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가 많은 연고항존자가 종장 또는 문장이 되는 것이 우리의 일반 관습인 것도 종족집단 내에서 연장자를 우선하는 전통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제사주재자는 금양임야, 묘토 등 제사용 재산에 관한 권리를 가짐과 동시에 유체·유해의 처리 또는 분묘의 관리 등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거나, 제사 관련 비용 등을 현실적으로 부담하게 되는데, 향후에는 제사에 대한 의식이 점차 약해짐에 따라 제사주재자의 일처리나 의무부담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같은 근친관계에 있는 직계비속 사이에서는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이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를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는 것은 현행 법질서 및 사회 일반의 보편적 법인식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④ 한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라고 하더라도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는,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장기간의 외국 거주, 평소 부모를 학대하거나 모욕 또는 위해를 가하는 행위, 조상의 분묘에 대한 수호·관리를 하지 않거나 제사를 거부하는 행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모의 유지 또는 유훈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제사를 주재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 공동상속인들 다수의 의사, 피상속인과의 생전 생활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 사람이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이흥구의 별개의견]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의무의 귀속에는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3 이 적용된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의무의 귀속이 다투어지는 경우, 법원은 망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 망인이 생전에 공동상속인들과 형성한 동거·부양·왕래·소통 등 생활관계, 장례 경위 및 장례 이후 유체·유해나 분묘에 대한 관리상태, 공동상속인들의 의사 및 협의가 불성립된 경위, 향후 유체·유해나 분묘에 대한 관리 의지와 능력 및 지속가능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누가 유체·유해의 귀속자로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다수의견과 달리, 여기에는 배우자가 포함된다.

참조판례

대법원 1984. 5. 29. 선고 83다119, 83다카341 판결 (공1984, 1181)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0722 판결 (공1999상, 864)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공2008하, 1727)(변경)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공2013상, 599)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산 외 6인)

피고,피상고인

재단법인 ○○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6. 20. 선고 2018나20064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가.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들은 소외 1의 배우자, 장녀(1994년생), 차녀(2000년생)이다. 소외 1은 원고 1과 혼인관계에 있던 중 2006. 11.경 피고 2와 사이에 장남 소외 2(2006년생)를 두었다.

2) 소외 1이 2017. 4. 16. 사망하자 피고 2는 소외 1의 유체를 화장한 후 그 유해를 피고 재단법인 ○○이 운영하는 추모공원 내 봉안당에 봉안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소외 1의 유해를 원고들에게 인도할 것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3) 원심은 장남 소외 2가 제사주재자로서 소외 1의 유해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고 피고 2는 소외 2의 법정대리인(친권자 모)으로서 그 유해를 점유·관리하고 있다고 보아, 유해에 대한 권리가 원고들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장례 후 유골함에 담겨 봉안된 소외 1의 유해에 대한 권리가 공동상속인들 중 누구에게 있는가이다. 이는, 피상속인의 유체·유해를 민법 제1008조의3 소정의 제사용 재산에 준해서 보아 제사주재자가 이를 승계하되 제사주재자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이라고 판시한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을 유지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제사주재자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의 문제이다.

2. 제사주재자 결정방법

가. 민법 제1008조의3 은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 족보와 제구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이를 승계한다.”라고 정하는데,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하고 있지 않다. 민법 제1조 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라고 정한다. 과거 대법원은 적장자가 우선적으로 제사상속인이 되는 관습에 기초하여, 공동상속인 중 종손이 있다면 그가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649 판결 , 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51182 판결 등 참조). 이후 대법원은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종래의 관습은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한 변화된 가족제도에 원칙적으로 부합하지 않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확신 역시 상당 부분 약화되어 더 이상 관습법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은 민법의 일반원리와 제사용 재산의 성격, 민법 제1008조의3 의 입법 목적, 제사가 가지는 역사적·사회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리에 의해 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사주재자는 우선적으로 망인의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에 의해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망인의 장남(장남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장손자)이 제사주재자가 되고, 공동상속인들 중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시하였다 .

나. 그러나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는 더 이상 조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유지될 수 없다 .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조리는 일반적으로 사물의 이치, 본질적 법칙 등으로 이해되거나, 사회적 의미를 중시하여 사람의 이성이나 양식에 기하여 생각되는 사회공동생활의 규범, 법의 일반원칙, 사회적 타당성, 형평, 정의 등으로 해석된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조리에 근거한 법규범은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면서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승인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회관념과 법의식의 변화가 법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이, 조리에 근거한 법규범 역시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사회관념과 법의식의 변화에 따라 현재의 시대상황에 적합하게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조리에 부합하였던 법규범이라도 사회관념과 법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면, 대법원은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을 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러한 법규범이 현재의 법질서에 합치하도록 하여야 한다.

2)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을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는 것은 아래와 같이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 헌법 제11조 제1항 및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성립과 유지를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의 정신에 합치하지 않는다.

가) 헌법 제11조 제1항 에서 말하는 평등의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 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헌법 제36조 제1항 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양성의 평등대우를 선언하고 있으므로 남녀의 성을 근거로 하여 차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성질상 오로지 남성 또는 여성에게만 특유하게 나타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성별에 따른 차별적 규율이 정당화된다. 과거 전통적으로 남녀의 생활관계가 일정한 형태로 형성되어 왔다는 사실이나 관념에 기인하는 차별, 즉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05. 2. 3. 선고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면, 여성 상속인은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의 동의 없이는 제사주재자가 될 수 없으므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대등한 지위에서 실질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또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여성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아들, 손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서 배제된다. 이처럼 여성 상속인은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성별로 인해 남성 상속인에 비해 열위에 있게 된다.

이는 남성 위주의 가계계승에 바탕을 둔 제사에 대한 관념적인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이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서 남성 상속인과 여성 상속인을 차별하는 것은 이를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오로지 남성 또는 여성에게만 특유하게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특히 오늘날 전통적인 매장 대신 화장 등 장례방법이 다양해짐에 따라 피상속인의 유체·유해의 귀속 또는 관리가 더 문제 될 수 있는데, 이러한 피상속인의 유체·유해까지 남성 상속인에게 우선적으로 귀속된다는 것은 더더욱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성 상속인보다 남성 상속인을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제1항 , 제36조 제1항 에서 정한 남녀평등의 이념과 조화되지 않는다.

다) 여성 상속인 대신 남성 상속인이 제사주재자의 지위에 따르는 의무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금양임야, 묘토 등 제사용 재산의 범위는 실질적으로 제사 봉행에 사용되는 부분으로 제한되는데, 현대사회에서 종교상의 신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고 제사가 가지는 비중도 점차 축소되면서 기존의 제사용 재산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제사주재자는 제사에 드는 비용 등을 현실적으로 부담할 뿐만 아니라,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 등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는데, 남성 상속인이라고 하여 그러한 부담이나 의무를 우선적으로 지도록 하는 것도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3)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하는 제사주재자란 ‘제사를 주재함에 정당한 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제사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종래 제사제도에서는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이라는 의미가 중시되었다. 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구 민법 제996조 가 제사용 재산을 호주상속인이 승계하는 것으로 정한 것도 그러한 취지이다. 그러나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민법이 개정되면서 ‘호주상속인’ 대신 현행 민법 제1008조의3 과 같이 ‘제사를 주재하는 자’로 변경되었고, 이는 제사용 재산의 승계를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과 분리하려는 입법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은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가)의 구성 및 계승에 바탕을 둔 호주제도를 폐지하였고, 자녀의 성과 본도 부성(부성)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부모가 혼인신고 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게 하였다( 제781조 제1항 단서).

오늘날 조상에 대한 추모나 부모에 대한 부양에서 아들과 딸의 역할에 차이가 없다. 장례방법도 종래의 매장 및 분묘 조성 대신 화장 후 봉안이나 자연장의 비율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고조부모까지 지내는 ‘4대 봉사’ 대신 생활을 같이하였거나 얼굴을 기억하는 조상으로 제사의 대상을 축소하기도 하고 둘 이상의 조상을 함께 모시고 제사를 지냄으로써 제사의 횟수를 줄이는 등 제사의 형식과 절차도 점차 간소화되고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의 제사에서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의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하고, 망인에 대한 경애와 추모의 의미가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재의 법질서, 국민들의 변화된 의식 및 정서와 생활양식 등을 고려하면,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이 여성 상속인에 비해 제사주재자로 더 정당하다거나 그 지위를 우선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볼 수 없다.

4) 제사주재자로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을 우선하는 것이 보존해야 할 전통이라거나 헌법 제9조 등에 의하여 정당화된다고 볼 수도 없다. 헌법 전문과 제9조 에서 말하는 ‘전통’, ‘전통문화’란 역사성과 시대성을 띤 개념으로서 현대적 의미로 포착하여야 하고, 전래의 어떤 가족제도가 헌법 제36조 제1항 이 요구하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에 반한다면 헌법 제9조 를 근거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 위 헌법재판소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제사 및 제사용 재산의 승계제도는 조상숭배라는 전통에 근거하는 것이면서도 헌법상 개인의 존엄 및 양성평등의 이념과 조화되도록 운영하여야 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여성 상속인을 열위에 두는 것은 이러한 현대적 의미의 전통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사주재자로 남성 상속인을 우위에 두지 않는다고 하여 제사제도에 내포된 숭조사상, 경로효친과 같은 전통문화나 미풍양속이 무너진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은 이미 전통 및 관습과 관련되는 종중제도에서 남녀평등에 반하는 부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취지로 판결하여 왔다. 즉, 성년 남자만을 종중의 구성원으로 하는 종래의 관습법이 더 이상 우리 법질서가 지향하는 남녀평등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고 보아 그 법적 효력을 부정하면서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성년 후손은 남녀를 불문하고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보았다(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후 여성 종중원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고 개최된 종중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무효라고 판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4982 판결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3650 판결 등 참조), 종중재산을 분배하면서 단순히 남녀 성별의 구분에 따라 분배비율, 방법, 내용에 차이를 두는 결의는 무효라고 하거나(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74775 판결 참조), 종중총회의 소집권을 가지는 연고항존자를 확정할 때 여성 종중원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26596 판결 참조). 또한 대법원은 모의 성과 본을 따르는 성년의 자녀 역시 모가 속한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60940 판결 참조). 이처럼 전통과 관습에서 남녀평등 이념과의 조화를 지향해 온 대법원판결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적장자 중심의 종법(종법) 사상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계속 고수할 수는 없다.

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조리에 부합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1) 법적 안정성과 판례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불가피하게 기존의 판례를 바꾸는 경우에도 그 범위를 되도록 제한적으로 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의 별개의견 참조). 특히 제사와 같이 관습에 바탕을 둔 제도에 있어서는 기존의 생활양식,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 등을 고려할 때 종래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새롭게 채택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조리에 부합한다고 본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이 현재의 법질서와 조화되지 않는다면 기존 법규범의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법질서에 부합하도록 이를 조금씩 수정·변형함으로써 명확하고 합당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

2) 민법 제1008조의3 은 제사용 재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제사용 재산을 유지·보존하고 그 승계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일반 상속재산과 별도로 특별승계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면서도 사회통념상 제사주재자로서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특정한 1인을 제사주재자로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동상속인들이 장례방법이나 장지 등을 둘러싸고 서로 망인의 유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 공동의 제사주재자를 인정하는 것은 분쟁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3) 제사는 기본적으로 후손이 조상에 대하여 행하는 추모의식의 성격을 가지므로,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피상속인과 그 직계비속 사이의 근친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만 직계비속 중 최근친인 사람들이 여러 명 있을 경우에 그들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한데, 연령은 이처럼 같은 순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특정인을 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객관적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같은 지위와 조건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실제 장례나 제사에서도 직계비속 중 연장자가 상주나 제사주재자를 맡는 것이 우리의 문화와 사회 일반의 인식에 합치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

가족공동체 내에서 어떤 법적 지위를 부여받을 때에 같은 순위자들 사이에서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은 이미 우리 법질서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6호 는 연고자의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순서에 관하여 순위가 같은 자녀 또는 직계비속이 2명 이상이면 최근친의 연장자가 우선순위를 갖는다고 정한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하 ‘장기이식법’이라 한다) 제12조 제3항 같은 조 제1항 제2호 제2항 에 따라 장기 등의 기증에 관한 동의를 하거나 뇌사자 또는 사망한 자의 장기 등의 적출에 관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유족으로서 선순위자 1명을 확정할 때 이에 포함되는 사람이 2명 이상이면 그중 촌수, 연장자순(촌수가 우선한다)에 따른 1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 등에도 유사한 취지의 규정이 있다. 민법 제877조 가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를 입양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취지도 가족관계 내 나이에 따른 기본 질서를 반영한 것이고, 종중의 종장 또는 문장 선임에 관한 종중규약이나 관례가 없으면 생존하는 종중원 중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가 많은 연고항존자가 종장 또는 문장이 되는 것이 우리의 일반 관습 ( 대법원 1984. 5. 29. 선고 83다119, 83다카341 판결 ,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0722 판결 등 참조) 인 것도 종족집단 내에서 연장자를 우선하는 전통이 반영된 것이다 .

또한 제사주재자는 금양임야, 묘토 등 제사용 재산에 관한 권리를 가짐과 동시에 유체·유해의 처리 또는 분묘의 관리 등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거나, 제사 관련 비용 등을 현실적으로 부담하게 되는데, 향후에는 제사에 대한 의식이 점차 약해짐에 따라 제사주재자의 일처리나 의무부담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같은 근친관계에 있는 직계비속 사이에서는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이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

결국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를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는 것은 현행 법질서 및 사회 일반의 보편적 법인식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

4) 한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라고 하더라도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는,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장기간의 외국 거주, 평소 부모를 학대하거나 모욕 또는 위해를 가하는 행위, 조상의 분묘에 대한 수호·관리를 하지 않거나 제사를 거부하는 행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모의 유지 또는 유훈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제사를 주재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 공동상속인들 다수의 의사, 피상속인과의 생전 생활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 사람이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

라. 이와 달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이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본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마. 이와 같이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대법원의 견해 변경은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에 중점을 두었던 관습상 제사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새로운 법리를 소급하여 적용하면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을 신뢰하여 형성된 제사용 재산 승계의 효력에 바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당사자의 신뢰 보호에 반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법리는 이 판결 선고 이후에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새로운 법리는 그 판결 선고 이후에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았으므로, 그 판결의 선고일인 2008. 11. 20. 이후부터 이 판결 선고 이전에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진 사안에서는 여전히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된다).

다만 대법원이 새로운 법리를 선언하는 것은 이 사건의 재판규범으로 삼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에는 새로운 법리를 소급하여 적용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원심은 소외 1의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 사건에서, 소외 1의 장남이 제사주재자로서 그 유해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보아 자녀들 중 연장자인 장녀를 비롯한 원고들의 유해인도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으로서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제사주재자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소외 1의 직계비속 중 남녀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를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되 다만 그 사람이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누가 소외 1에 대한 제사주재자인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원심의 판단에는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이흥구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과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 대법관 김선수의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이흥구의 별개의견

가. 별개의견의 요지

다수의견 중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변경하면서 그 판례변경의 원칙적 장래효를 인정하는 것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를 제사주재자로 우선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의무의 귀속에는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3 이 적용된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의무의 귀속이 다투어지는 경우, 법원은 망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 망인이 생전에 공동상속인들과 형성한 동거·부양·왕래·소통 등 생활관계, 장례 경위 및 장례 이후 유체·유해나 분묘에 대한 관리상태, 공동상속인들의 의사 및 협의가 불성립된 경위, 향후 유체·유해나 분묘에 대한 관리 의지와 능력 및 지속가능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누가 유체·유해의 귀속자로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다수의견과 달리, 여기에는 배우자가 포함된다 .

나. 법원이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유체·유해의 귀속자를 판단하는 방안의 타당성

1) 민법 제1008조의3 의 입법 연혁에 부합한다.

가) 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민법은 재산상속에서는 공동상속제도를 채택하면서도( 제1000조 제2항 ), 제사용 재산은 관습상 호주상속인의 특권으로 되어 있었던 점을 반영하여 호주상속인에게 단독 승계된다고 정하였다( 제996조 ).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민법은 호주제도를 유지하되, 호주상속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호주상속을 호주승계로 변경하였다. 또한 호주상속인의 제사용 재산 단독 승계를 규정한 제996조 를 폐지하고 ‘호주상속인’을 ‘제사를 주재하는 자’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변경하여 상속의 일반적 효력에 관한 제1008조의3 에서 규정하게 되었다. 위 개정 민법이 ‘호주상속인’을 제사용 재산의 승계인으로 정하던 종전의 규정체계를 버리고 ‘제사주재자’에게 제사용 재산의 승계를 인정한 것은, 특정인이 그의 지위에 기하여 자동적으로 승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사를 주재하는 자 또는 제사를 주재할 자’에게 승계를 인정한다는 개념의 전환을 전제로 한 것이다.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은 호주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면서 호주승계의 순위에 관한 제984조 , 제985조 등도 삭제하였다. 이로써 위 개정 민법의 시행일 이후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종래의 1순위 호주상속·승계인에 해당하는 종손(장남 또는 장손자)에게 승계인으로서 지위를 부여하는 민법 제1008조의3 에 대한 해석론은 더 이상 법규상 근거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나) 그러나 대법원은 민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사용 재산의 승계인을 ‘종손’으로 해석하였고( 위 대법원 95다51182 판결 등 참조),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장남 또는 장손자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부여하였는데, 이는 이미 폐지된 1순위 호주상속·승계인을 그대로 옮겨놓은 해석이다.

제정 민법이 재산상속에서 공동상속제도를 채택하면서도 제사용 재산에서만 호주상속인에게 그 승계를 허용한 것은 호주의 특권이었고, 이 특권적인 지위를 없애고자 하는 것이 호주제 폐지의 근본적인 취지이다. 그렇다면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민법 개정 경위와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 이에 맞게 해석하였어야 했다. 따라서 특정인이 어떤 지위의 사람인지를 논하기 전에, 특정인에게 자동적으로 승계인의 지위를 부여한다는 해석 자체부터 변경되어야 한다. 생래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특정인이 아니라 실제로 제사를 주재하는 역할을 하였거나 그 역할에 부합하는 사람을 확인하여 승계인으로 인정함이 민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타당하다.

2) 사회·경제·문화적 발전과 변화를 반영하여야 한다.

가) 민법 제1008조의3 은 제사용 재산의 유지·보존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는데, 종래 우리 사회는 매장문화를 기본으로 유체를 매장하고 분묘를 설치하여 수호·관리하며 이를 제사와 추념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분묘는 그것이 소재하는 토지를 필요로 하므로 분묘 및 금양임야, 묘토가 중요한 승계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매장문화가 쇠퇴함에 따라 화장, 자연장 등의 장례방법을 선택하는 경우 분묘 및 이를 전제로 하는 토지에 대한 권리는 더 이상 문제 되지 않게 된다.

이에 비하여 망인의 유체·유해는 장례의식의 대상이자 결과이고 유족들의 추념, 추모의 대상으로서 점점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에서도 유족들 사이에서 유체·유해의 귀속 및 관리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그 귀속을 정하는 기준은 필요하고 법원은 이에 관한 법적 분쟁에서 그 귀속자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역시 장례 후 유골함에 담겨 봉안된 소외 1의 유해에 대한 권리귀속이 쟁점이다. 유해가 모셔진 유골함은 이동성을 가지므로 정착된 토지에 대한 권리를 필요로 하지 않고, 대신 유골함을 보관·관리하는 장사시설의 설치·관리자와 사이에 체결된 장사시설 이용계약이 중요하게 된다. 또한 장례방법으로 매장을 택할지 다른 방법을 택할지는 한 가정 내에서도 세월과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종래와 같이 신분관계상 우위에 있는 특정인이 대(대)를 이어 금양임야, 묘토를 승계하는 것과 달리, 유체·유해의 귀속에서는 보다 유연한 판단이 요구된다.

나) 제사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생략하는 가정이 늘면서 제사가 가지는 비중은 점차 축소되고 제사에 관한 종래의 예법이나 격식, 순위의 중요성 역시 줄어들어 종래 ‘제사’를 둘러싼 관습과 전통은 약화 또는 변용될 수밖에 없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에서 종래의 제사를 대체하는 의식이나 행사는 각 가정의 종교적, 문화적 배경과 여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제사절차와 형식에 관한 종래의 관념에서 벗어나서 현대사회에서 각 가정마다 다양한 형태의 제사에 관한 관행, 관념 등이 발생한 사회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

3) 다양한 분쟁 양상을 고려하여야 한다.

유체·유해의 귀속을 둘러싼 분쟁은 다양한 유형과 모습이 있다. 분쟁 대상이 종래와 같은 분묘나 금양임야, 묘토인지, 아니면 유체·유해나 봉안시설인지, 장례절차를 두고 일어난 분쟁인지, 아니면 그 이후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처분을 두고 일어난 분쟁인지, 제사절차와 순위 및 주체가 분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아니면 제사를 대체할 새로운 추모의식을 갖는 가정에서의 분쟁인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유체·유해의 귀속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분쟁인지, 아니면 제3자와의 관계에서 공동상속인들 중 제사주재자의 지위에 따른 의무(예컨대, 관리비용 지급의무, 유체 인수의무, 분묘 굴이의무 또는 지료지급의무 등)를 부담할 사람에 관한 분쟁인지 등에 따라 이를 적합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분관계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진 특정인 대신, 법원이 개별 분쟁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체·유해를 관리하며 제사 기타 추모의식을 주재하기에 적합한 사람을 판단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에 부합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다. ‘종합적 고려·판단’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

1) ‘제사주재자’는 ‘실제로 제사를 주재하거나 주재할 사람’을 의미한다.

민법 제1008조의3 의 ‘제사를 주재하는 자’는 ‘공동상속인들 중 제사용 재산을 승계받아 제사를 주재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의미하므로, 공동상속인들 중 누가 이러한 사람에 해당하는가는 결국 다양한 관련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은 사인(사인) 간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법원의 당연한 역할이다.

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 사정을 심리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협의에 따라 ‘제사주재자인 사람’, 협의를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로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앞서 본 고려 요소들의 존부에 관한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당사자가 자신이 제사주재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그 권한에 근거한 청구를 할 경우 법원이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는 재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재판은 당해 소송에서 법원이 제사주재자가 누구라는 것을 판단하고 그 판결에 따른 효력으로서 기판력, 집행력 등이 발생하지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형성하는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제사용 재산의 승계나 유체·유해의 귀속을 둘러싼 분쟁을 다루는 법원으로서는 개별 사건에서 분쟁해결을 위한 전제로서 누가 제사를 주재하거나 향후 주재하는 데 적합한 사람인지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그 판단의 준거로서 제반 사정을 종합해서 고려하는 것은 조리나 정의, 형평의 원칙 등에 비추어 정당화된다.

다만 민법 제1008조의3 은 법원이 제사주재자를 판단하는 절차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궁극적으로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절차를 법이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2) 구체적 판단 시 고려하여야 할 요소에 관하여 본다.

가) 제사주재자 결정이라는 가족 내부 문제에서 공동상속인들의 자율적인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필요가 있으므로,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가장 우선되고, 여기에는 묵시적 협의가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망인의 장례절차를 누가 주도하여 처리하였는지, 장례 이후 유체·유해를 관리하거나 망인에 대한 제사 또는 추모의식을 위하여 얼마나 기여하고 노력하였는지, 누가 장사시설 설치·관리자와 사이에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비용을 부담하였는지, 이에 대하여 공동상속인들은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등의 사정을 가지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묵시적 협의가 성립하였음을 추단할 수 있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도, 법원은 판단 시 이들의 의사 및 협의가 불성립된 경위를 고려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공동상속인 중 1인 명의로 장사시설 설치·관리자와 사이에서 장사시설 이용계약이 체결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묵시적인 동의조차 존재하지 않고 때로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이용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그 경위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향후 유체·유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거나, 제사 기타 추모의식을 계속적으로 봉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 법원은 망인이 생전에 제사주재자 또는 자신의 유체·유해의 귀속자를 지정한 경우에는 그 명시적 의사를, 그러한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추정적 의사를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망인의 추정적 의사를 판단할 때 망인이 생전에 형성해 온 생활관계 등의 정황을 고려할 수 있다.

망인이 자신의 사후 유체·유해의 귀속자를 지정하는 것은 법정 유언사항이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사람은 생전에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사람이 사후 자신의 유체에 대하여 갖는 자기결정권은 위 인격권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망인의 유체·유해의 귀속자 지정에 관한 의사 역시 사자(사자)의 인격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사자의 생전 의사에 따라 유체의 처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외국의 법령 또는 판례가 있다는 점도 참고할 수 있다. 제사의 주된 의미가 망인에 대한 추모에 있다면 망인의 유체·유해의 귀속자를 판단할 때 망인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다) 제3자가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처분권자를 상대로 유체·유해의 인수나 분묘 굴이 등을 청구하려는 경우 공동상속인들 중 누가 그 의무를 부담할 사람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장사법은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즉 설치기간이 만료된 분묘의 처리, 묘지 설치 절차나 설치 지역 또는 분묘의 점유 면적에 관한 제한 및 이를 위반한 묘지에 대한 이전명령 등 주로 관할관청이나 묘지 설치자와의 관계에서 유체·유해나 분묘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장사법 제2조 제16호 는 유체·유해나 분묘에 관하여 위에서 본 관할관청 등과의 관계에서 일정한 처리 등을 할 수 있는 연고자의 순서를 정하는 규정으로서, 사인(사인)들 사이에서 유체·유해나 분묘에 관한 사법상 권리의무의 귀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제3자가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처분권자를 상대로 유체·유해의 인수나 분묘 굴이 등을 청구하는 경우, 이는 장사법 제27조 에서 정한 바와 같이 토지 소유자가 그 승낙 없이 해당 토지에 설치된 분묘에 대하여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고 해당 분묘의 연고자에게 알린 후 그 분묘에 매장된 시신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는 것과 구조가 유사하다. 따라서 법원은 장사법 제2조 제16호 에 규정된 연고자의 순서를 고려하여 제3자에 대한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제3자로서는 공동상속인들 내부의 협의가 존재함을 증명하는 것은 극히 어렵기 때문에, 장사시설 이용계약의 명의인이나 분묘를 실제로 관리하고 있는 사람을 제사주재자로 사실상 추정할 수 있고, 이를 다투는 측에서 반증의 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따라 법률관계의 예측가능성도 어느 정도 확보되므로 제3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라. 다수의견에 대한 반박

1) 특정인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견해는 법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가)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우선한 것은 특정인(장남 또는 장손자 등)을 제사주재자로 인정함에 따른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인식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서 법리적 모순이 발생하게 되었다.

나)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에 효력을 부여하는 법리는, 공동상속인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가 귀속됨을 전제로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공동상속인들이 유체·유해의 귀속에 관하여 협의할 권리조차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무권리자들이 협의에 의하여 적법한 승계인을 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법률과 관습법에 근거가 없음에도 특정인에게 그 권리가 귀속될 수는 없다. 공동상속인들이 협의하여 승계인을 정할 권리를 갖고 있는데, 협의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하여 특정인 이외 나머지 상속인들이 권리를 박탈당한다거나 승계에서 배제된다는 해석은 논리적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

다) 이러한 문제점은 유사한 법률관계에 관한 민법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민법은 당사자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협의에 법적 효과를 부여하지만,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특정인에게 법적 지위를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동등하게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하고 법원이 그 청구에 따라 재판하도록 규정한다.

공동상속인들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는데, 공유물분할의 경우와 같이 그 분할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1013조 , 제269조 제1항 ). 즉, 분할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여 특정한 공동상속인이나 공유지분권자에게 분할에 관한 권리가 전속되거나 우선하지 않는다. 부부의 동거장소나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한 친권행사도, 먼저 부부 또는 부모의 협의에 따라 정하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정하도록 한다( 민법 제826조 제2항 , 제909조 제2항 ). 이는 모두 당사자들 사이의 협의가 우선하되, 협의가 없을 때에는 일률적, 획일적으로 부(부)의 주소지나 거소지가 동거장소로 고정되거나 부(부)가 친권을 행사하도록 정하였던 종래의 규율방식 대신, 법원이 구체적인 사건별로 적합한 동거장소 및 친권행사방법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에만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정인에게 그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민법의 체계와 맞지 않는 해석이다.

2) 생래적인 지위에 따라 특정인을 승계인으로 정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도 타당한 방법이 아니다.

가) 누가 제사용 재산의 승계인으로서 적합한지 정할 때 고려될 사항은 개별 사건에서 개개 가정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다수의견과 같이 일률적, 획일적으로 특정인을 우선하는 기준은 개별 사안에서 구체적 타당성에 반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제사용 재산을 둘러싼 자녀들 사이의 실제 분쟁 형태를 보면 장남과 차남 등 동성의 형제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다수의견과 같이 특정인을 우선하는 기준을 고수하고 그 기준이 연령이라면, 형제들 간의 분쟁에서는 장남을 우선하는 종래 기준에 의할 경우와 차이가 없다.

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사전에 획일적으로 정해진 특정인에게 승계인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협의를 우선함으로써 각 가정이 자율적으로 승계인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되게 된다. ‘어차피 승계인은 첫째가 될 것’이라는 답이 정해진 문제에 불과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진심으로 협의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나아가 피상속인에 대한 생전 부양 여부나 피상속인의 의사보다 특정한 지위가 우선하게 되므로 굳이 피상속인을 생전에 성심성의껏 부양할 유인도 없게 된다.

다) 헌법 제36조 제1항 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는 가운데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혼인과 가족생활은 인간생활의 가장 본원적이고 사적인 영역으로서, 이러한 영역에서 개인의 존엄을 보장하라는 것은 혼인·가족생활에서 개인이 독립적 인격체로서 존중되어야 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관한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을 존중하라는 의미이다( 위 헌법재판소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런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연장자라는 생래적인 지위로 인하여 법률상 당연히 제사주재자가 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제사주재자라는 신분법상 지위를 강제로 부여받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3) 다수의견이 전통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해석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전통수호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어차피 장남이나 장손자가 아닌 이상 부계혈족 중심의 가계계승에 어긋나는 외손봉사라는 이유로 다수의견을 비판할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이 종래의 남성 위주이었던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이 헌법상 평등원칙과 조화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변경하면서, 전통과의 조화를 명목으로 연장자 기준에 따르는 것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전통은 헌법이념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따라 오늘날의 의미로 재해석된 것을 의미한다. 연장자가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 역시 부계혈족 중심의 가계계승의 잔재에 불과하다. 망인에 대한 추모 감정에 있어서 직계비속 중 연장자가 더 강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형제자매 사이에서는 제사를 주재할 의사와 능력을 달리 볼 정도로 나이 차이가 현저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직업이나 보유재산의 정도에 따라 연장자가 더 열악한 지위에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오늘날 사회 일반에서 직계비속 중 연장자라고 하여 항상 실제로 제사나 추모의식을 주재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직계비속 중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은 그들 사이에서 생래적 요소인 연령에 따른 차별로서 다수의견이 변경하고자 하는 성별에 의한 차별과 마찬가지로 헌법정신에 위배될 수 있음에도 이를 조리에 부합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특히 생존 배우자를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

가) 우리 법제도상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산적 이익을 민법의 공동상속 원칙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상속시키지 않고 특정인에게만 귀속시키는 경우가 있는데(이러한 법률효과는 입법자의 재량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입법형성에 의하여만 가능하다), 개별 법률에서 유족의 수급권과 관련하여 상속의 원칙에 따르지 않고 그 법률의 입법 목적에 따라 특정인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경우 유족 중 배우자를 최선순위로 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유족급여 등과 국민연금법상 유족연금의 수급권자,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을 받을 유족의 순위에서 모두 배우자를 가장 우선한다. 심지어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 제3항 은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등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 사람의 경우 그의 배우자는 안장 대상자와 합장될 자격을 인정받고 있으며, 폐지 논의가 분분한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인 건전가정의례준칙 제15조 제2항 조차도 ‘상례의 의식절차를 주관하는 사람은 배우자나 장자가 된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입법은 모두 배우자가 통상 망인과 생전에 가장 밀접한 생활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음을 법제도가 반영한 것이다.

다수의견은 2. 다. 3)에서 여러 법률을 거론하며 연장자 우선원칙이 실정법에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다수의견이 제시한 장사법 제2조 제16호 는 연고자의 순서를 정하면서, 장기이식법 제4조 제6호 는 장기 등의 기증에 대한 동의나 적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유족의 순서를 정하면서 모두 최우선 순위자로 배우자를 명시하고 있다. 다수의견이 위 각 법률을 논거로 하면서도 배우자를 배제하는 해석은 오히려 위와 같은 현행 법률 규정에 반한다. 그 밖에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민법 제877조 는 이 사건 쟁점과 관련이 없으므로, 결국 다수의견의 근거는 종중에서 연고항존자에게 종장 지위를 부여하는 종래 관습만이 남게 된다.

나) 대법원은 최근 우리 민법상 배우자가 제외되는 혈족상속제도가 인정되지 않음을 명시하였다. 우리 민법은 제정 당시부터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구분되는 특별한 상속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상속에 관한 구 관습도 배우자가 일정한 경우에 단독상속인이 되었을 뿐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구 관습이 적용될 때는 물론이고 제정 민법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배우자는 상속인 중 한 사람이고 다른 혈족 상속인과 법률상 지위에서 차이가 없다( 대법원 2023. 3. 23. 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민법 제1008조의3 에 의한 승계는 본질적으로 상속에 속하는 것으로서 일가의 제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상속에서의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대법원 2006. 7. 4. 선고 2005다45452 판결 등 참조). 민법상 배우자는 공동상속인 중 1인일 뿐만 아니라 다른 공동상속인들에 비해 상속분의 5할이 가산된다는 입법 취지는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서도 반영되어야 한다.

다) 현대사회는 핵가족 중심의 가족형태가 대세일 뿐만 아니라, 부부 중심으로 가족관계가 형성되고 자녀 수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 제사의 의미로 종래의 가계계승 대신 추모의 의미가 강해지면서 제사를 반드시 다음 대(대)에서 맡아야 한다는 의식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매장문화의 쇠퇴와 함께 금양임야, 묘토를 혈족에게 승계시킬 필요성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생존 배우자는 망인과의 촌수, 생전 생활관계 등에 비추어 망인에 대한 추모 감정을 가장 강하게 가지고 있을 것으로 경험칙상 추단할 수 있다. 전통적인 효 사상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자녀가 생존 배우자의 의사에 반하여 망인의 유체·유해의 처리방법을 임의로 정한다는 것은 사회통념과 부합하지 않는다.

5)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예외를 두는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

다수의견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서 현저히 부당하다면 예외적으로 그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특별한 사정에 의한 예외는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 및 그 이전의 대법원 판례들에서 이미 인정되었던 법리이다. 대법원은 외국 영주권자로서 장기간 외국에서 거주하였다고 하더라도 향후 제사주재자로서 역할을 하기에 부적합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거나(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6누18069 판결 참조), 미혼이고 아직 미흡한 경제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14006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종전 선례는 특별한 사정의 범위를 제사주재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로 엄격하게 한정하였다. 이는 제사주재자로서 우선적 지위를 부여받은 사람으로부터 이를 박탈한다면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엄격한 요건하에 인정되어야 한다는 법원칙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속인의 결격사유에 관한 민법 제1004조 와 같은 취지이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더 나아가 피상속인 및 공동상속인들의 의사나 생활관계 등 귀책사유와 무관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제사주재자로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을 가려낸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고려 요소를 많이 열거하더라도 핵심은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가’의 판단이다. ‘현저성’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종래 선례나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인정한 특별한 사정의 범위와 별다른 차이가 없게 된다. 반면 이를 넓게 해석하면,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엄격하게 해석하였던 선례와의 모순·저촉은 물론, ‘기득권 박탈’은 엄격해야 한다는 법의 일반원칙에 반할 수 있다. 예외사유가 지나치게 넓게 완화되는 결과 제사주재자로서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게 된다.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로 특정인을 우선함에 따라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장점을 갖는 견해인데, 이 장점이 상쇄되게 된다.

6) 핵심은 재판의 모습과 심리의 대상이다.

근원적으로, 다수의견의 해석방법은 재판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장으로 격하시킨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선순위 승계인이 제사주재자로 부적격인 사유를 주장·증명하는 것이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된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소송에서 서로 상대방이 부적격임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상대방을 헐뜯는 데에 심리가 집중된다.

그러나 제사주재자에 관한 재판은 서로 상대방이 부적격임을 다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재판은 ‘누가 망인의 유체·유해를 관리하면서 유족들 사이에서 제사 기타 추모의식을 주재하기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가리는 것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자신이 적합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측이 망인의 의사, 망인 생전에 망인과의 관계, 향후 계속적인 관리에 대한 의지와 능력 등을 적극적으로 증명하여 법원에 호소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에 의할 때 제사주재자에 관한 재판이 혈육 간 상처를 입히고 원수로 만드는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전진하며 개선하자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마.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하여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소외 1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 생전의 생활관계, 공동상속인들이 유해 관리를 위하여 노력한 정도, 장래의 관리에 관한 의지나 능력, 공동상속인들의 의사 등 여러 사정에 대하여 심리한 다음, 원고들과 피고 2 측 중 누가 소외 1의 유해에 대한 권리자로서 적합한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장남에게 우선적으로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소외 1의 유해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제사주재자의 판단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지만, 결론에 이르는 근거를 달리하여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으므로 별개의견을 밝힌다.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가. 다수의견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를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는 최소한의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였다. 이는 민법 제1008조의3 의 제사주재자에 대한 해석에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가족생활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승인될 수 있는 결론으로서 타당하다. 그 이유를 보충하면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모두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피상속인의 유체·유해는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한 제사용 재산에 준하여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된다.’고 보고 있다. 피상속인의 유체·유해를 금양임야, 묘토 등의 재산에서 분리하지 않고 민법 제1008조의3 의 해석을 통해 ‘제사용 재산’이라는 하나의 개념 안에서 다루는 입장을 취하는 이상,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것은 피상속인의 유체·유해의 귀속자를 정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한 제사용 재산, 즉 특정한 목적을 가진 부동산 등의 승계인을 정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제사주재자의 결정은 상속제도와 관련된 것으로서 법적 안정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고, 다수의견은 이를 위하여 조리에 따라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가) 민법 제1008조의3 에 의한 제사용 재산의 승계는 본질적으로 상속의 성격을 갖는다( 위 대법원 2005다45452 판결 ,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88699 판결 등 참조). 상속 관련 제도나 권리관계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법적 안정성을 도모해야 하므로, 제사용 재산도 그 승계의 원인이 발생하는 즉시 대내외적으로 승계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제사용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별개의견과 같이 법원이 개별 사건에서 그때그때 제사주재자를 결정해야 한다면, 관련 당사자로서는 장기간 불확정적인 법률관계에 놓인 채 법원의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누가 제사주재자인지 알 수 없어서 법적 안정성이 위협받게 된다.

나) 특히 공동상속인들과 제3자 사이의 대외적 관계에서 볼 때, 피상속인이 사망하였을 당시 제사주재자가 결정되지 않은 채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법원의 판단에 의해 비로소 정해진다고 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 제사용 재산 중 금양임야, 묘토와 같은 부동산의 처분으로 새롭게 법률관계를 형성한 제3자로서는 사후적인 법원의 판단에 의해 해당 부동산을 승계한 제사주재자가 정해짐으로써 자신의 법률상 이해관계가 소급적으로 침해되는 결과를 수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대외적 관계에서 장사시설 이용계약 등이 체결되어 있다면 해당 계약관계에 따르면 되지만, 아무런 계약관계 없이 안치된 유체·유해의 인수의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의 지급의무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다투어질 수 있고, 이미 설치된 분묘의 굴이나 대지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무 등이 문제 될 때는 계약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분쟁 해결을 위한 교섭의 일차적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장사법 제2조 제16호 에서 연고자에 관한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어 이를 참고할 수 있기는 하나, 이를 곧바로 제3자와의 대외적 관계에서 민법 제1008조의3 의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위와 같은 계약명의자, 장사법상 연고자 규정을 중심으로 제3자와의 대외적 관계를 규율하게 되면, 대외적 관계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대내적 관계가 자칫 분리되어 법률관계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

다) 다수의견에 따를 때, 제사주재자에 관한 소송에서 절차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쉽다.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기준이 없다면 분묘의 굴이 등을 구하고자 하는 제3자로서는 공동상속인들 중 누가 해당 분묘를 수호·관리하는 제사주재자인지 알기 어려워 피고의 확정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별개의견과 같이 법원이 개별 사건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해서 제사주재자가 누구인지를 결정한다면 제사주재자 확정을 둘러싼 불명확성과 혼란으로 제3자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공동상속인들 내부 사정에 어두운 제3자로서는 특정인을 피고로 삼아 그가 제사주재자라고 주장하여 소를 제기하더라도, 공동상속인들 중 제사를 주재하기에 적합한 사람이 피고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법원으로서도 소송구조상 절차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의사나 상황 등을 적절히 심리할 방법을 강구하기 쉽지 않다. 결국 개별 가정 상황에 알맞은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별개의견의 애초 의도와 달리, 제3자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분쟁에서 신속한 권리구제와 구체적 타당성이라는 목적 모두를 달성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또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또는 공동상속인들과 제3자 사이에 여러 개의 소송이 제기될 경우 개별 소송마다 당사자들의 주장 내용이나 증명의 정도가 달라 제사주재자에 대한 판단이 서로 모순될 수도 있다.

2)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문제는 가족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가족 구성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국가기관은 가급적 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협의가 성립되지 않은 모든 사안에 법원이 바로 개입하는 것보다 우선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하여 이를 기준으로 분쟁의 자율적 해결을 도모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

가) 가족들 중 제사주재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부동산인 제사용 재산의 승계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례 등 유체 처리, 제사 봉행, 분묘 관리 등을 둘러싼 가풍이나 습속의 측면이 두드러지는 것이어서 개별 가정 내에서 스스로 정해야 할 문제이므로 가급적 법원의 개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여 바로 법원이 개입해서 제사주재자를 결정하는 것은 가족생활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

나) 다수의견이 채택한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쉽게 성립되지 않을 경우 등에서 일정한 행위규범의 역할을 한다.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원칙적인 기준 등을 바탕으로 제사주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촉진하고 분쟁이 자율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별개의견에 의하면,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 법원의 재판이 있어야만 누가 제사주재자인지 결정할 수 있으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당사자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하고 법적 분쟁을 촉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유체의 귀속에 관한 다툼으로 장례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을 신청하더라도 절차의 지연은 불가피하다. 주장과 증명의 정도에 따라 가처분의 결론과 이후 본안소송에서 내려진 결론이 서로 모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특히 유체의 귀속과 관련하여 이러한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다.

다)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에 따를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제사주재자에 관한 재판에서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심리가 집중되어 재판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장으로 격하시킨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다수의견의 취지와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우선, 공동상속인들이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에 원만히 이르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수의견이 제시한 특정인을 우선하는 기준에 따라 분쟁이 사전에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런데 제사주재자를 결정할 최소한의 기준조차 없다면 공동상속인들은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모두 법원으로 올 수밖에 없다. 결국 별개의견을 취할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분쟁이 법원에 더 자주, 더 많이 오게 될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어느 입장에 서더라도,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소송 과정에서 자신이 제사주재자로 적합하고 상대방은 부적합하다는 주장과 증명이 현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의한다면 특정인에 대한 제사주재자로서의 부당성이 다투어지겠지만, 별개의견을 따를 경우 공동상속인 모두와 관련하여 그 적합성과 부적합성을 두고 광범위하고 치열하게 다투어져 가족 간 상처를 주는 재판의 모습이 될 가능성이 오히려 크고 소송은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라) 별개의견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사전에 정해진 특정인에게 승계인의 지위를 부여하면, 공동상속인들로서는 진심으로 협의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피상속인의 생전에 굳이 피상속인을 성심성의껏 부양할 유인도 없게 된다고 다수의견을 비판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특정인에게 승계인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개별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자율적인 해결에 왜곡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가정은 구성원 사이의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피상속인의 생전 부양 문제와 사후 장례 또는 제사 봉행의 문제를 법원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해결하여 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에는 종손이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하였고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우선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장남 또는 장손자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하여 사전에 정해진 특정인에게 승계인의 지위를 부여하였는데, 이러한 법리가 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문제 해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3)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함에 있어 일률적인 기준만을 적용하면 그 경직성으로 인해 개별 사안에서 적합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법원은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심리·판단을 통해서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다.

가)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의 지위에 관하여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각 가정 내 개별 상황의 변화 등을 반영하여 그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의 범위를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개별 사안에서 종래보다 유연하게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에게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음 순위자가 제사주재자가 될 수 있다(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다28865 판결 참조).

나)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때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개별 사건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주요 요소의 평가를 통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여야 한다. 금양임야나 묘토 등 부동산인 제사용 재산의 승계 부분과 피상속인의 유체·유해 등의 귀속 부분은 문제 되는 상황이 다르고, 제사주재자의 결정과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범위도 다르다. 특히 후자의 상황에서는 피상속인의 의사나 개별 가정의 가풍, 습속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므로, 개별 사건의 유형에 따라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판단하기 위한 여러 요소 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평가할 것인지 살필 필요가 있다.

또한 피상속인의 유체·유해의 귀속 문제와 그 외 조상들과 관련된 제사용 재산의 승계 문제를 분리하여 판단할 수도 있다. 위 대법원 2013다28865 판결 은 모친 사망 당시 서자인 장남이 제사주재자가 되었으나, 자신의 조상들 분묘만을 타에 이장해 가고 모친의 분묘에 대한 관리는 중단한 채 그 분묘에 대한 굴이 소송에서 분묘 관리처분권자로서의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모친에 대한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고, 모친의 분묘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사주재자인 장녀가 그 관리처분권을 가진다는 취지로 판시하여, 조상들의 분묘에 대한 제사주재자와 모친의 분묘에 대한 제사주재자가 서로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다)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의 결정에서 생존 배우자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공동상속인 중 1인으로서 공동상속인들의 협의가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제사주재자가 될 수 있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모두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배우자가 제사주재자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제사주재자인 배우자가 재혼하였을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그 지위를 상실한다고 평가할 여지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배우자는 일반적으로 망인의 생존 시 가장 밀접한 생활관계를 맺어 온 사람으로서 장례절차의 진행이나 제사 봉행, 분묘 수호에 가장 큰 애정과 관심을 갖기 마련이므로,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판단할 때 생존 배우자의 의사가 적절하게 반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라) 한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인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생래적인 지위로 당연히 제사주재자가 된다면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강제로 부여받을 수도 있어 부당하다.’는 별개의견의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분묘 굴이 소송 등 제3자에 대한 의무부담이 문제 되는 상황에서 공동상속인들 모두가 제사주재자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공동상속인들 내부적으로 의무부담에 차별성을 둘 만한 사정도 없는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과 제3자의 권리실현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부득이하게 그 의사에 반하여 의무이행자로서 제사주재자의 지위가 부여될 수 있기는 하나, 이를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마) 다수의견은 피상속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도 고려하여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별개의견 또한 망인이 생전에 제사주재자를 지정한 경우에는 그 명시적 의사를, 그러한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추정적 의사를 제사주재자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현재의 법률 체계 아래에서 망인이 사후에 남겨질 자신의 유체·유해의 처리 방식이나 분묘의 개설 등에 관하여 남긴 의사에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더라도, 제사의 주된 의미와 목적이 망인에 대한 경애와 추모에 있는 이상 망인에 대한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망인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함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망인 사후에 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에 부합하게 유체·유해의 처리나 분묘의 개설 등이 평온하게 이루어졌다면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후 처리 행위를 한 사람이 비록 제사주재자가 아니더라도 그 후에 우선순위자가 자신이 정당한 제사주재자임을 내세워 망인의 의사에 따라 적절히 처리되어 관리되고 있는 분묘를 파헤쳐 그 유체·유해의 인도를 구하거나 화장되어 봉안된 유해의 관리방식을 현저히 변경하는 것을 쉽게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하여 둔다. 정당한 제사주재자로서 망인에 대한 경애와 추모를 드러내는 제사 등의 의식은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게 이미 장사 지낸 상태를 그대로 두고도 행할 수 있고, 상대방이 이를 방해할 경우 그러한 방해행위를 금지하는 소송 등을 통해서 자신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망인에 대한 장례 기타 유체·유해의 처리 등에서 제사주재자가 배제되는 등의 상황이 있었다면 이러한 문제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의 영역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제사주재자를 정할 때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가장 우선한다는 점은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다르지 않다. 이러한 협의는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묵시적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먼저 피상속인의 사망 후에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루어진 장례나 분묘 개설 등의 유체 처리 및 제사 봉행의 경과, 공동상속인들 중 특정인이 사실상 유체·유해나 분묘 관리 등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행위의 내용 및 기간, 그 특정인이 친족관계 내에서 갖는 지위,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태도 등과 함께, 묵시적 협의가 없었더라면 제사주재자가 되었을 사람(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이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그 사람이 특정인의 관리행위 등으로 불이익을 입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상속인의 사망 후 장례 등 유체 처리, 제사 봉행, 분묘 관리 등은 공동상속인들이 가풍 및 습속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는 대부분 그 과정에서 묵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기 쉽다. 또한 피상속인의 사망 후 상당한 기간 동안 평온하게 이루어져 온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 형태는 공동상속인들의 의사에 부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는 점에서 존중될 가치가 있고, 제사주재자의 역할인 유체·유해나 분묘의 관리가 실제로 수행되어 온 실질을 제사주재자 결정에 어느 정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묵시적 협의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인정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해석이, 제사주재자 결정에서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가장 우선하고 가능한 한 법원의 개입을 줄이려는 취지에도 부합한다. 예컨대, 공동상속인 중 특정인이 상당히 오랜 기간 평온하게 분묘를 수호·관리하면서 제사를 실제로 봉행하였거나, 분묘 개설과 관련된 분묘기지권을 주장하거나 수용보상금 등을 수령하였는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가 이를 알면서도 상당한 기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다른 공동상속인들도 마찬가지였던 경우 등에는 최근친의 연장자를 포함한 공동상속인들로서는 그 특정인이 제사주재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용인하였다고 보아 묵시적 협의의 성립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오늘날 망인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찾아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장례문화와 습속의 변화 양상을 고려할 때, 사람의 유체·유해의 귀속을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한 제사용 재산의 귀속과 분리하여 그에 맞게 별도로 처리하는 타당한 기준을 법령으로 정비할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음을 언급하여 두고자 한다. 현재 장사법에서 연고자가 관할관청에 대한 관계에서 이행하여야 하는 유체·유해나 분묘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과 함께 그러한 연고자의 순서를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러한 규정들만으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나 제3자와의 관계에서 유체·유해나 분묘에 관한 사법상 권리의무에 관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유형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사람이 사망하면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사망 직후의 장례절차, 화장 또는 분묘 개설 등 유체·유해의 처리에 이어 제사 봉행 등의 행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이후 유체·유해 또는 분묘의 관리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각 단계마다 주요 분쟁의 양상과 관계된 당사자가 달라서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할 요소도 같지 않다. 유체·유해의 귀속 문제는 사회의 습속 또는 개별 가정의 가풍과 자율성이 중요시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한 협의의 제사용 재산인 금양임야, 묘토 등의 승계 문제와 다른 특성이 있으므로 두 영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였을 때 구체적 타당성 있는 결론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같이 민법 제1008조의3 에서 정한 제사주재자의 해석과 적용만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데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사망 후 남게 될 자신의 유체·유해에 관하여서도 자신의 생전에 이러한 자기결정권을 구체적으로 행사하고자 의욕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관련 법령을 정비할 때 망인이 자신의 장례방식이나 유체의 처리에 관하여 생전에 명확히 표명한 종국적 의사에 법적 효력을 인정하거나 이를 충분히 반영할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부연하여 둔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7.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이하 ‘다수보충의견’이라 한다) 중 아래의 쟁점에 대하여 반박함으로써 별개의견을 보충한다.

가. 다수보충의견은 6. 가. 3) 다)에서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의 결정에서 생존 배우자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모두에게 제사주재자를 인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생존 배우자가 제사주재자가 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제사주재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견해는 다수의견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다수의견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이미 별개의견에서 밝혔듯이 다수의견에 따르면 배우자는 제사주재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위 견해는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으로 표명할 범위를 벗어난다. 다만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로 배우자가 제사주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므로 아래의 논의는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법원이 제사주재자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1) 먼저 일반적으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으로 표명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본다.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본문은 “대법원의 심판권은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의 합의체에서 행사하며,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된다.”라고 정하여 이른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심판하는 경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제66조 제1항 은 “합의심판은 헌법 및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과반수로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경우에도 과반수가 찬성하는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판권을 행사한 결과 결정된 이른바 ‘법정의견’이 된다. 한편 법원조직법 제15조 는 “대법원 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의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심판하는 경우의 의사표시 방법에 관하여 더 이상 자세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종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관용적으로 해당 사건의 법정의견에 해당하지 않는 의견 중 법정의견과 결론과 이유를 달리하는 의견을 ‘반대의견’으로, 법정의견과 결론을 같이하지만 이유를 달리하는 의견을 ‘별개의견’으로 기재하여 왔다. 한편 법정의견에 해당하는 다수의견이나 반대의견, 별개의견에 대하여 각각 그 이유의 내용과 논거를 보완, 추가하는 의견을 ‘보충의견’으로 표시하여 왔다.

이와 같이 다수의견이나 반대의견 또는 별개의견에 대한 각 보충의견은 그 보충의견을 표시하는 대법관이 해당 다수의견이나 반대의견 또는 별개의견에 속해있고 그 의견에 동의함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법정의견으로서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한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의견”이자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호 , 제4호 에서 정한 “대법원 판례”,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에서 정한 “대법원의 판례”에 해당하며, 대법원 판례는 유사한 사건을 재판하는 하급심 법원에 대하여 법령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보나 기능적으로 보나 법정의견인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추가하는 이유나 논거는 다수의견이 표시한 이유의 내용과 논리, 특히 다수의견이 바로 그 사건에서 쟁점이 된 사항에 관하여 제시하는 법령의 해석 적용에 관한 판단 기준과 다른 내용이거나 핵심적인 논리와 모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명한 한계가 도출된다.

2) 이 사건에서 본다.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시한 법리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장남(장남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장손자)이 1순위로, 차남 이하 아들들이 2순위로, 장녀가 3순위로 제사주재자가 된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에서 이미 지적하였듯이,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협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지만, 협의가 불성립된 경우 제사주재자의 순위는 민법상 공동상속인과 무관한 범위와 순위에 따라 결정하였고, 특히 그 순위는 폐지된 호적제도와 호주상속제도가 존치될 당시의 구 민법상 호주상속인과 유사하였다.

즉,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민법 시행 당시 호주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남자 중 최근친, 연장자 순서로 인정되었으므로( 제984조 제1호 , 제985조 제1항 , 제2항 ) 장남이 1순위의 호주상속인이었고, 장남이 먼저 사망한 경우 장손자가 대습상속으로 호주상속인이 되었다( 제990조 제1항 , 제985조 ).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2순위 및 3순위의 제사주재자로 인정하는 ‘차남 이하 아들들, 장녀’ 역시 공동상속인의 범위와 다른 독자적인 분류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선고(2008. 11. 20.) 당시 민법상 선순위 재산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었던 점과 뚜렷이 구분된다.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전제적 법리를 수용하여 유지함을 전제로, 제사주재자의 순위에 관한 판시만 변경하였다. 다수의견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하므로 다수의견이 밝힌 제사주재자로 인정될 사람의 범위와 제사주재자의 순위는 이 부분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직계혈족인 비속(직계존속은 제외)’ 중에서 인정하되, 순위는 촌수와 나이에 따르는 것이다. ‘직계비속’은 자녀 및 손(증손 포함)자녀를 말하므로, 그들 중 최근친, 연장자 순서로 제사주재자가 된다는 의미이다.

결국 다수의견은 제사주재자를 공동상속인 중에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혈족’의 범위 내에서 별도로 범위와 순위를 정하였고, 여기에 배우자는 포함될 여지가 없다. 위와 같이 다수의견에 의하면 배우자가 전적으로 배제되기 때문에 별개의견이 이를 다투는 것이다.

3) 나아가 다수의견이 제사주재자로 배우자를 포함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배우자가 후순위로 제사주재자가 된다면 그 자체로 타당하지 않다.

다수의견은 특정인을 제사주재자로 정하는 일률적 규율방식을 택하면서 그 순위에서 배제하는 예외사유를 포괄적으로 넓게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구조는 재판을 선순위자의 부적합성을 밝히는 데 집중시킴으로써 일종의 ‘불효증명 재판’으로 격하시킨다. 그 문제점을 이미 별개의견에서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하여 배우자를 가장 후순위의 제사주재자로 포함시킨다면, 배우자는 제사주재자가 되기 위하여 선순위에 있는 피상속인의 모든 직계비속들이 제사주재자로 부적합하다는 점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그 직계비속들이 피상속인과 배우자 사이의 친생자 및 그 자녀들이라면 부당함이 더욱 크다. 배우자가 피상속인의 유체·유해를 관리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낳은 자녀들 및 손자녀들 전원의 잘못과 제사주재자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을 소송에서 드러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통념과 윤리의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나. 이상과 같은 이유로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8.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선수의 보충의견

이 사건의 원만하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에 관하여 생각해 본다.

가.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와 영겁의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지구라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인연이라 할 수 있다. 원고들과 피고 2 및 소외 2(이하 피고 2 및 소외 2를 통칭하여 ‘피고 2 등’이라 한다)는 소외 1을 매개로 맺어진 더욱 특별한 기적과 같은 관계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원고들과 피고 2 등 사이의 이러한 특별한 관계를 아픔과 상처를 주는 방향으로만 끌어가는 것은 비극이다. 이들의 관계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향으로 승화시키도록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 봉안당에 봉안된 소외 1의 유해는 ‘주검을 태우고 남은 뼛가루’ 형태로서 유골함에 보관되어 있다. 소외 1의 유해를 보관·관리하는 데 어떤 재산적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관리비용을 지출해야 함에도, 원고들은 그 유해의 인도를 구하고 피고 2 등은 원고들의 청구에 불응하고 있다. 원고들이나 피고 2 등은 이 소송에서 일관되게 소외 1을 배우자로서 또는 아버지로서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그 유해를 보관·관리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진심으로 소외 1을 기리고자 하는 진정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원고들과 피고 2 등이 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제사주재자로서 소외 1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법적·사회적 지위가 자신에게 있음을 확인받고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법적·사회적 지위가 반드시 어느 일방에게만 독점적·배타적으로 인정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소외 1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은 원고들이나 피고 2 등 어느 한쪽에 독점되어야만 할 당위나 필요가 없고, 양쪽이 모두 기리고 추모한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거나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원고들과 피고 2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소외 1의 유해를 보관·관리하고 각각의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기리고 추모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제사주재자는 특정한 1인으로 한정되어야만 하고 원고들과 피고 2 등 중 어느 한쪽에만 유해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경직된 도그마를 깨고 유연하게 접근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절한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봉안당에 봉안되어 있는 유해는 분할이 가능한 뼛가루 형태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2 등은 현재 보관되어 있는 소외 1의 유해를 절반씩 나누어 각각 보관·관리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소외 1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은 주검을 수습하여 기리면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망인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를 치유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의례를 통해 서로를 연결하고 유대를 두터이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망인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그 유골을 나누어 갖는 것은 그 사람들이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와의 관계 및 망인과의 관계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불교계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진신사리)를 세계 여러 곳에 분산하여 모셔 신자들이 봉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교의 전파에 기여하였다. 예수의 몸과 피를 내 몸으로 맞아들이는 천주교의 영성체(영성체) 의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망인의 유골은 그 양이 아니라 망인과의 관계를 이어준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중요하다. 망인과 좋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망인의 의사에 반하지 않으면서 자발적으로 망인의 유골을 나누어 가지고 추모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추념의 방식으로 못 볼 바 아니다.

원고들과 피고 2 등은 각자 소외 1의 유해를 보관·관리하면서 소외 1과의 실질적인 연계를 유지하고 추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소외 1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훼손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추모의 방법일 수 있다. 피고 2 등은 피고 재단법인 ○○과의 봉안당 사용계약에 따라 현재와 같이 소외 1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고, 원고들은 그 분할 받은 유해 일부를 원하는 방식으로 보관·관리하면서 소외 1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다. 이는 어느 한쪽이 유해를 독점하면서 상대편의 추모 기회를 박탈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라. 이 사건은 원고들과 피고 2 등이 소외 1을 매개로 맺어진 특별한 관계가 선한 인연으로 승화될 것인가 아니면 악한 인연으로 전락될 것인가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특히 원고 2, 원고 3과 장남 소외 2는 소외 1의 자녀로 태어난 점이나 태어난 시기 또는 성별에 대하여 스스로 어떠한 결정도 한 바 없다. 그럼에도 소외 1을 추모할 법적 지위를 어느 일방에만 인정하는 것과 같은 일도양단(일도양단)의 재판 결과는 패소한 당사자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결코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메리카 인디언 도덕률에 “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인류 전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고, 한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인류 전체를 존중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원고들과 피고 2 등 양측 모두를 존중하는 해결책이 있음에도 한쪽 당사자에게 상처를 주는 방안을 고집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법적 논리에 근거한 판결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법적 판단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 사안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법적 판단에 근거한 재판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공감과 배려에 근거한 화해에 의하여 도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경대상판결인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과 이 사건의 다수의견 및 별개의견은 모두 동일하게 제사주재자를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로 정하는 것을 가장 우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사건과 같이 망인의 유체·유해를 두고 가족들 간에 벌어지는 분쟁은 승패에 의해 판가름하는 게임과 같이 처리할 수 없고, 그 분쟁에서 패소하는 쪽 역시 망인에 대하여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추모 감정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음에도 망인의 유체·유해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박탈당하는 결론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소외 1의 자녀들인 원고 2, 원고 3과 장남 소외 2는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지, 서로에 대한 적대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대방을 원망하며 살아가게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고들과 피고 2 등의 의지에 따른 선택으로 양쪽의 관계를 선한 인연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길이 앞에 놓여 있다. 이 길은 어느 누구도 당사자들에게 강요할 수 없고 오로지 당사자들의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마. 이 사건에서 원고들과 피고 2 등이 모두 소외 1을 진정으로 추모할 수 있도록 원만하고 바람직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와 같이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조재연(주심)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노태악 이흥구 천대엽 오경미 오석준

평석

- 민법 제1008조의3에서 정하는 제사주재자의 결정방법 박동규 사법발전재단

- 2023년 가족법 중요판례평석 김명숙 大韓辯護士協會

- 제사주재자 결정 법리에 대한 헌법적 소고 @ 대법원 2023 5 11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의 평석 한유진 이화여자대학교 젠더법학연구소

관련문헌

- 배인구 가족법과 젠더 젠더와 법 / 박영사 2022

- 박동규 민법 제1008조의3에서 정하는 제사주재자의 결정방법 사법 65호 / 사법발전재단 2023

- 윤진수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판례에 대한 비판적 고찰 :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7다236749 전원합의체 판결 사법 65호 / 사법발전재단 2023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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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0722 판결

-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공2008하, 1727)(변경)

-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조문

- 민법 제1조

- 민법 제877조

- 민법 제1008조의3 />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6호

-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3항

-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 제2호

-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4항 제2호

본문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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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05. 2. 3. 선고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위 헌법재판소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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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74775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26596 판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60940 판결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4. 5. 29. 선고 83다119, 83다카341 판결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0722 판결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위 대법원 95다51182 판결

위 헌법재판소 2001헌가9 등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23. 3. 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06. 7. 4. 선고 2005다45452 판결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6누18069 판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14006 판결

위 대법원 2005다45452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88699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다28865 판결

위 대법원 2013다28865 판결

본문참조조문

- 민법 제1008조의3

- 민법 제1008조의3

- 민법 제1조

- 민법 제1008조의3

- 헌법 제11조 제1항

- 헌법 제36조 제1항

- 민법 제1008조의3

- 민법(구) 제99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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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제781조 제1항

- 헌법 제9조

- 민법 제1008조의3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6호

-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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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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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제1008조의3

- 민법 제1008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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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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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제826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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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 건전가정의례준칙 제15조 제2항

-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4조 제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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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 법원조직법 제66조 제1항

- 법원조직법 제15조

-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호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

-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 민법(구) 제984조 제1호

- 민법(구) 제985조 제1항

- 민법(구) 제985조 제2항

- 민법(구) 제990조 제1항

- 민법(구) 제985조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8. 6. 20. 선고 2018나200649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