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 이유의 요지
가. 2020 고합 30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B( 여, 20세) 과 이른바 ‘ 조건만 남 ’으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을 뿐, 폭행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를 간음하지 않았다.
나. 2020 고합 121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E( 가명, 여, 26세) 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 자체가 없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한편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 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1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