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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1두46971 판결

[계고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않고 토지의 형질변경 등 개발행위를 한 경우, 같은 법 제30조 제1항 에 따른 위반행위자 등에 대한 행정청의 시정명령이 재량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완 외 5인)

피고,상고인

구리시장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1. 7. 8. 선고 2020누6506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발제한구역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 은 “시장·군수·구청장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적발한 경우에는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으며, 해당 행위자(위반행위에 이용된 건축물·공작물·토지의 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를 포함한다. 이하 ‘위반행위자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공사의 중지 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건축물·공작물 등의 철거·폐쇄·개축 또는 이전,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이하 ‘시정명령’이라 한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중 제1호 는 “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허가의 내용을 위반하여 건축물의 건축 또는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죽목(죽목) 벌채 또는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이하 통틀어 ‘개발행위’라 한다)을 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에 비추어 보면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토지의 형질변경 등 개발행위를 한 경우 그 위반행위자 등에 대한 행정청의 시정명령은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

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의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형질을 변경할 무렵에 시행되던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 제2항 , 같은 법 시행령(2000. 7. 1. 대통령령 제168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호 , 제2항 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 내에서는 그 구역 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토지의 형질변경을 할 수 없고, 다만 다량의 토석채취, 입목의 벌채를 수반하지 아니하거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도시계획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의 경우에는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위임에 따른 구 도시계획법 시행규칙(2000. 7. 4. 건설교통부령 제2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2호 에서는 주택의 진입로의 설치를 위한 토지형질변경을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는 토지의 형질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행정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허용하는 체계는 현행 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 제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9호 (가)목 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96년경 이 사건 토지 위에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면서 이 사건 도로 부분에 콘크리트나 잡석을 타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고 현재까지 이를 위 건물의 진입로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위와 같이 토지의 형질을 변경할 당시 이 사건 토지는 이미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었으므로 원칙적으로 형질변경이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피고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형질변경이 가능하였다. 그럼에도 원고가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 피고로부터 형질변경허가를 받았거나 그 허가를 신청하였다는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2)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너비 4m로 예정된 이 사건 도로를 너비 5.5m가 되도록 포장하였고, 그와 같이 포장된 부분의 길이가 94m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다른 부분에도 콘크리트나 잡석을 타설하는 방법으로 형질변경을 하였는데, 그 전체 면적은 이 사건 도로 부분을 포함하여 약 1,216㎡로 확인된다. 이와 같이 원고는 무단으로 형질변경한 이 사건 토지 부분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개인적으로 이용하여 왔고, 위와 같은 위법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무단 형질변경 행위의 위법성은 상당히 무거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 사건 토지가 원고의 사유지로서 원고가 오랜 기간 사실상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하여 왔다고 해서 달리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중 포장된 부분을 철거하여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하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로의 통행에 불편이 야기되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즉 개발제한구역 지정과 그 유지·관리를 통해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이 현저히 크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개발제한구역법 제30조 제1항 의 시정명령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