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
가. 사실오인 이 사건 사고 장소는 왕복 4차로의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로 중앙분리시설과 보행자들을 위한 육교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중앙분리시설을 넘어 무단으로 횡단할 것까지 예견하고 이에 대한 방어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교통사고에 있어 적용되는 신뢰의 원칙이란 교통사고 발생시 피해자나 제3자에 의한 교통법규 위반 등의 이상 행동이 개재되었을 때에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와 같은 이상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는 가해자측에 사고 원인이 된 교통법규 위반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해차량의 운행공용자 내지 운전자의 책임이 부정된다는 법리인바(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다12068 판결 등 참조), 이는 상대방 교통관여자가 도로교통의 제반 법규를 지켜 도로교통에 임하리라고 신뢰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배제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3다3607, 3614 판결, 대법원 1984. 4. 10. 선고 84도79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도로의 왼쪽에는 홍천문화예술회관이, 오른편에는 청소년수련관이 각 있었고 이 사건 사고일시는 금요일 18:45경 이었으므로 위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