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89. 1. 31. 선고 87다카2410 판결

[해고무효확인][공1989.3.15.(844),340]

판시사항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함에 학력이나 경력 등을 기재하는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이유

나. 근로자가 취업시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것이 징계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 학력이나 경력 등을 기재한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그 기재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근로자의 지능, 경험등에 의한 노동력을 적정하게 평가하고 근로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 등에 대한 적응성등 근로자의 전인격과 신뢰성에 대한 평가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다.

나. 근로자가 입사시에 제출한 이력서에 공업고등학교 및 공업전문대학 2학년 중퇴의 학력을 은폐하고 중학교만을 졸업한 것처럼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것이 취업규칙에 정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대우중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면, 원고가 1983.9.1. 피고 회사의 직업훈련생으로 입소하여 6개월간의 연수교육을 마친 후 1984.3.5. 피고 회사의 기능사원(용접공)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85.6.17. 해고되었는 바 그 해고이유는 원고가 실제로는 인덕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공업전문대학을 2학년까지 다니다가 중퇴한 학력보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업훈련생으로 입소할 때 그 이력서를 작성제출 함에 있어 학력을 중학교 졸업으로 기재하여 그 이상의 학력을 은폐하였을 뿐만 아니라 1980.10.21. 포고령 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은폐하였으며 또 원고는 1985.6.13. 가사를 이유로 월차 휴가를 얻어 피고 회사에 대한 비판내용이 담긴 유인물 1장을 소지하고 그날 피고 회사 직업훈련원에서 열리는 피고 노동조합연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참관하려다가 적발된 사실 등이 있어 피고 취업규칙 11, 2, 3의 제1,15,26호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학력은폐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의 직업훈련생으로 입소할 때에는 부득이 그 이력서에 중학교 졸업으로만 기재하였으나 직업훈련을 마치고 기능사원으로 정식입사할 당시에는 인덕공업고등학교 졸업사실을 기재하였고 피고 회사도 그 학력을 인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중학교졸업학력자나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높은 호봉을 부여하기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결국 원고가 피고 회사에 채용됨에 있어 그 학력을 은폐하였다면 그것은 다만 위 전문대학 2학년 중퇴의 학력 뿐이라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함에 있어 그 제출이력서에 위 중퇴한 전문대학의 학력을 기재하지 아니하였다하여 그것이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피고 회사가 그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고용계약을 체결하지아니 하였거나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사유로서의 취업규칙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수형사실은폐에 관하여서는 원고가 받은 포고령위반죄의 형은 1983.3.3.자로 사면법 제7조 소정의 특별사면을 받음으로써 그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해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또 대의원대회참관 시도에 관하여서는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해고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을 지지하였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 학력이나 경력등을 기재한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한 것은 그 기재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근로자의 기능, 경험 등에 의한 노동력을 적정하게 평가하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 등에 대한 적응성 등 근로자의 전인격과 신뢰성에 대한 평가자료로 삼기 위한 것 이며 취업규칙에서 그 허위사실의 기재에 의하여 채용된 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사용자에 대한 그러한 기만행위가 노사간의 신뢰관계설정과 기업전반의 질서유지와 안정에 장애가 되는 까닭이라 할 것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 부설 직업훈련원에 입소하면서 그 제출이력서에 공업고등학교졸업 및 공업전문대학 2학년 중퇴의 학력을 은폐하고 중학교만을 졸업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함으로써 본래 원고와 같은 공업고등학교 졸업자에게는 입소자격이 주어지지 아니하는 직업훈련원에 입소하게 되었고 그후 6개월간의 훈련을 마치고 정식기능공으로 입사하게 되면서 다시 제출한 이력서에는 전문대학 수학사실을 은폐하고 공업고등학교 졸업학력만을 기재하였다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 회사가 원고를 기능공으로 채용할 당시 공업고등학교 졸업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전문대학을 2학년까지 수학한 사실에 관하여서는 여전히 은폐한 것이며 다른말로 표현한다면 원고로서 두번씩이나 진실을 감춘셈이 된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피고 회사가 원고의 최종학력 은폐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원심판시처럼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가능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원래 중학교 졸업정도의 학력을 가진 근로자가 채용될 수 있는 직종에 그보다 훨씬 높은 공업전문대학 2학년을 중퇴한 고학력자가 단순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직종에 취업하고자 하는 만큼 적어도 그 목적이나 동기가 무엇인지, 다시 말하자면 그 취업목적이 진실로 생활의 영위를 위한 것이었느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인지를 조사 판별하여 그 채용여부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 고용계약체결의 실상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학력의 허위기재는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인격조사와 기업질서에 지장을 가져오게 하여 그 채용여부의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소위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정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반대의 견해에 서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징계해고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하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거칠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7.8.19.선고 87나85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