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2013고합1427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A
이기영(기소, 공판), 장준희(공판)
법무법인(유한) B(담당변호사 C, D, E, F)
2014. 6. 13.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의 직책과 업무
피고인은 2007. 2.경부터 2008. 6.경까지 관세청 인천공항세관 G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하여 출입국 하는 승객들의 휴대품 검사 및 통관, 수출입 귀금속 등의 관리, 여행자정보 분석 등 업무를 총괄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 바 있고, 이후 관세청 H과장, I을 거쳐 J으로 근무하다가 2012. 5.경 명예퇴직을 하였다.
나. 피고인의 뇌물수수금괴 밀수출입업자 K은 2006. 말경 L에게 금괴 밀수출입을 도와줄 인천공항세관 직원을 자신의 조직원인 M에게 소개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L는 2007. 초경 그 전부터 금괴 밀수출입 등을 해 오면서 친하게 지내던 인천공항세관 G국 N실 소속 7급 직원 이에게 'K, M의 금괴 밀수출입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의사를 타진하였다.
한편, 이는 지속적으로 금괴 밀수출입업자를 도와주려면 상급자의 묵인 내지 비호는 물론, 자신이 계속 G국에 머물러야 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서를 옮길 경우 근무성적 평정이 나빠져서 2006년에 이어 또 다시 승진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상급자인 피고인에게 인사 청탁 등을 할 마음을 먹고, L에게 "K, M을 도와줄 수는 있는데, 이런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상급자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계속 N실에 근무해야 하고 승진도 필요한 상황이므로 M 측에 목돈을 준비하도록 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L로부터 위와 같은 0의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M은 K의 지원 아래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을 준비한 다음, 2007. 2. 8. L의 주선으로 서울 강서구 P에 있는 'Q' 일식집에서 0를 만나 앞으로 금괴 밀수출입 범행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0에게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을 건네주었고, 0는 M에게 추후 인천공항세관 G국장으로 자신의 직속상관인 피고인을 함께 만나 피고인에게 위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을 전달하자고 이야기를 하였고, 그 후 피고인을 찾아가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고 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승낙을 받았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위 2007. 2. 8.로부터 1~2주가 경과한 2007. 2. 중순경 내지 하순경 인천국제공항 내 한식당에서, 0, M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O, M으로부터 금괴 밀수출과 금괴 및 달러(금괴 판매대금) 밀수입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고, 이를 위해 0의 N실 잔류 및 승진 등 인사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00만원과 면세가 295,422원 상당의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7.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M으로부터 총 4회에 걸쳐 현금 합계 5,000만원과 면세가 도합 929,000원 상당의 양주 3병 및 시가 불상의 스카프 1점을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과 같이 0, M으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현금 합계 5,000만원과 양주 3병 및 스카프 등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
3. 판단
가. 금품 공여자의 진술 등 증거관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1)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 2) 0의 검찰 진술, 3) L, R, S, T의 각 검찰 진술, 4) 피고인의 일부 검찰 진술, 5) U이 작성한 비자금 수첩 및 U, M의 각 계좌거래내역 등이 있다.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들 가운데 위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0의 검찰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정황증거 내지 간접증거에 불과하므로,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인 뇌물공여자 측 M, 0의 각 진술에 관하여 살펴보고, 이어서 나머지 증거들에 대하여 따져 보기로 한다.
다. 금품공여자 측 진술의 신빙성 판단
한편, 이 사건과 같이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시종일관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야 한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판단기준에 의하여 금품공여자 측 M 및 이의 각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본다.
1)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
가) 구체적인 진술 내용
(1) 2007. 2.경 뇌물수수 범행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관련
가) M은 2007. 2. 8.경 금괴 밀수출입 조직의 일원인 L로부터 금괴 밀수출입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인천공항세관 G국 N실 소속 공무원 0, V을 소개받고, 그 무렵 서울 강서구에 있는 'Q' 일식집에서 M의 사실혼관계의 처 W와 L, 0, V,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세관공무원 1명 등 6명이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이에게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내 이에 O는 M에게 "조만간 A 국장님을 한번 소개시켜줄 테니 눈도장을 한 번 찍도록 하자. 이 돈을 내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A 국장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전달하도록 하자."고 하면서 위 쇼핑백을 가지고 가 이를 인천국제공항 내 자신의 개인 사물함 캐비닛 안에 보관해 두었다가, 그로부터 1~2주가 경과한 뒤 피고인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어, 피고인, 0 및 M이 인천국제공항 내 상호 불상의 한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다 그 자리에서 이는 피고인에게 M에 대하여 "금 수출입 사업을 하는 후배이고, 와이프가 현직 경찰이며, 친한 형님이 검찰에 계십니다. 사업도 잘 하는 후배입니다."라고 소개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M에게 "나의 처도 생물 과목을 담당하는 현직 교사이다. 남편이 외조를 잘 해줘야 한다. 과거 외환 관련된 조사나 일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잘 아는데, 해외로 나가서 달러를 벌어오는 일이니 국가경제적인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0의 승진에 대하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식사를 마치고 M과 이는 공항 밖 게이트에서 피고인을 배웅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가 가져온 위 쇼핑백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
(2) 2007. 3.경 뇌물수수 범행(같은 순번 2) 관련
M은 2007. 3. 20.경 가짜 금괴 30kg을 태국으로 밀수출하면서 출국 전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내 상호 불상의 면세점에서 로얄살루트 38년산 한정판 1병을 구입하여 미리 준비한 현금 500만원과 위 양주 1병을 면세점 쇼핑백에 넣은 후, 면세구역 내 호텔 커피숍에서 이와 함께 피고인을 만나 위 쇼핑백을 피고인에게 주었다.
(3) 2007. 7. 말경 내지 8. 초경 뇌물수수 범행(같은 순번 3) 관련
M은 2007. 7. 말경에서 8. 초경 사이에 0 및 이름을 알 수 없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 1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X의 Y호텔 근처 일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0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하여 공항 2층 또는 3층에 있는 한식당에서 피고인을 만나 피고인에게 "여름 휴가비와 0의 승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조금 준비했습니다. 일은 열심히 잘 하고 있고 배려해주신 덕분에 잘 되고 있습니다. 사모님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는 말과 함께 현금 1000만원 및 에르메스 스카프 1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4) 2007. 10.경 뇌물수수 범행(같은 순번 4) 관련
M은 2007. 10. 5. 이후 10. 초순경 피고인에게 교부할 현금 500만원과 조니워커블루 양주 1병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가서 O를 만나 피고인에게 연락을 취하려던 순간, 우연히 피고인과 마주치게 되어 함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근처의 'Z' 커피숍으로 가서 0의 승진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위 쇼핑백을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나) 신빙성 판단
위와 같은 M의 진술은 검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피고인이 과거 외환 관련 업무를 하였다거나, 피고인의 처가 고등학교 교사이고 생물 과목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등 직접 피고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내용까지 언급하는 등 대단히 구체적이며, 특히 제6회 공판기일에서 실시된 이와의 대질신문 과정에서도, 이는 종전 검찰 진술을 번복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기억이 없다는 등의 소극적인 태도로 답변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데 반하여, M은 검찰 조사과정에서는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도 거침없이 답변하는 등 그 진술의 전체적인 일관성 및 구체성, 진술태도만을 놓고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M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이하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M의 진술은 이 법정에서 나름대로 본인이 해명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과 어긋나거나 경험칙에 반하여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다수 존재하므로 그 진술의 객관적인 상당성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별건으로 수사 또는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M의 처지나 그와 같은 상황이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마저 엿보이고 있어서, 선뜻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1) 즉, M은 피고인과 최초로 만나 금품을 제공한 시기와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2007. 2. 8.경 O를 소개받은 후 1~2주가 경과한 2007. 2. 15.경 내지 2, 22.경 이의 주선으로 피고인을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금괴 밀수출입 및 달러 밀수입에 대한 편의 제공과 0의 부서 잔류나 승진 관련 청탁의 명목으로 현금 3,000만원과 고급양주 1병을 교부하였다고 하나, 피고인은 2007. 2. 7.자 인사발령에 의하여 2007. 2. 12. 인천공항세관 G국의 국장으로 부임하였는데, 그로부터 채 3일에서 길어야 10일 남짓 되는 시점에,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는 부하 직원인 0의 제안에 따라 금 수출입업을 하는 후배라고 소개하는 초면의 M과 같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구체적인 청탁을 받고, 그 직후 M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0가 건네주는 거액의 현금과 고급양주가 든 쇼핑백을 교부받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G국의 4급 국장이고, G국은 AA과, AB과, AC실 내지 AD실까지 총 8개의 부서에 약 36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반장급의 7급 직원은 150~160명 정도나 된다는 것이며, 피고인이 G국에 부임하기 전까지 이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였다거나 하는 특별한 인연은커녕, 일면식도 없었다는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해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2) 또한, M은, 2007. 2.경 피고인과 처음 만나 나눈 대화내용에 관하여, 당초 검찰에서는 "피고인에게 대놓고 금괴 밀수출입을 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골드바 수출과 수입을 한다는 이야기는 하였습니다."라고 하였고, 피고인에게 0의 부서 이동이나 승진 문제와 관련하여 부탁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도 "노골적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고 제가 피고인에게 '국장님께서 이 부장님 아껴주고 챙겨주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고 이야기 하였더니 피고인이 '나야 늘 하는 일이고, 뭐 0 계장이 일을 잘 하니'라면서 말끝을 흐렸습니다."라고 답변하는 등 명시적인 청탁 관련 대화가 오갔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당시에는 O의 승진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피고인은 이미 이가 자리를 보존하는 문제에는 손을 써놨고, 이가 승진하려면 보통 2배수, 3배수로 경쟁자들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0를 강력하게 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또한, 저희가 금괴를 밀수출하면 달러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과거 외환과 관련된 조사나 일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면서 증인이 해외로 나가서 달러를 벌어오는 것이니 국가경제 입장에서는 무조건 좋은 일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라고 진술하는 등 종전 검찰 진술과 달리 피고인과의 최초 만남 당시부터 금괴 밀수출입 범행이나 0의 인사문제에 관하여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으며, 심지어 피고인은 금괴 밀수출입 범행을 옹호하더라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그 진술에 간과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하기도 한다.
(3) 더욱이 M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당시 M과 O는 피고인과의 첫 식사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금괴 밀수출입 범행의 묵인 내지 비호와 이를 위한 0의 N실 잔류 등을 청탁하면서 거액의 금품을 교부하였다는 것이 되는데, 이조차도 이전까지 피고인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인천국제공항의 BQ 업무를 총괄하는 피고인이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협조하리라는 확신이나 근거를 가질 수 없었던 상황에서, M이 자신들의 금괴 밀수출입 범행사실이 발각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처음대면하는 피고인에게 설불리 자신들의 범행계획을 모두 털어 놓으며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고자 하였다는 것 역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4) 한편,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에 의하면, M은 L를 통하여 이를 소개받은 자리에서 0에게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준바 있고, 이는 피고인과의 자리를 마련할 테니 그때 위 현금과 양주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자고 하면서 이를 가지고 가 인천국제공항 내 자신의 캐비닛에 보관하였다가 그로부터 1~2주가 지난 후 피고인과의 저녁식사 자리에 위 쇼핑백을 가지고 나왔으며, 당시 쇼핑백 위쪽에 있던 발렌타인 30년산 양주로 현금 다발이 다 가려지지 않아, 쇼핑백 아래쪽에 1만원권이 다발로 묶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M으로서는 이가 위 쇼핑백을 처음 전달받은 상태 그대로 가지고 나왔다고 생각하였다는 것인데, 만일 M과 O가 처음부터 위 현금 및 양주를 피고인에게 뇌물로 교부할 계획이었다면 M이 위 쇼핑백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피고인과 만나는 자리에 가지고 나오면 그만인 것을, 굳이 이가 3,0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이 들어있는, 그것도 양주병 사이로 돈 다발이 들여다보이는 쇼핑백을 자신의 근무지인 인천국제공항 내 직원 라커룸 캐비닛 안에 상당 기간 보관해 두었다가, 이를 다시 피고인과의 저녁식사 자리에 가지고 나오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어 보인다.
(5) 또한, M이 피고인에게 금품을 교부하였다는 장소는 인천국제공항 내 한 식당(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 면세구역 안에 있는 환승호텔 커피숍(같은 순번 2), 입국장 근처 Z 커피숍(같은 순번 4) 등인데, 당시 인천공항세관의 고위간부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공항 외부의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은밀한 장소를 놔두고 굳이 자신의 근무지 내의 노출된 장소에서 부하 직원인 0 및 M과 만나 그들로부터 현금과 고급양주 및 스카프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교부받았다는 것도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고, 심지어 2007. 3.경 뇌물수수 범행(같은 순번 2)의 경우, M은 2007. 3. 20.경 금괴를 태국으로 밀수출하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내 환승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나 현금 500만원과 로얄살루트 30년산 한정판 1병이 담긴 면세점 쇼핑백을 건네주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당시 인천국제공항의 입·출국장과 면세구역을 연결하는 직원전용통로에는 외부 경비업체인 건은의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원칙적으로 모든 휴대 물품에 대한 보안검색을 실시함으로써 면세품의 불법 반출을 통제하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피고인이 인천공항세관 G국장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과연 현금 다발과 고급 양주가 담긴 면세점 쇼핑백을 별다른 제지 없이 면세구역 밖으로 가지고 나오는 것이 가능하였을지 의문이고,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입장에서 자칫 보안 검색 과정에 금품수수 사실이 발각되거나 공연한 의심을 살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굳이 면세구역 내에서 쇼핑백을 교부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6) 나아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M이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는 현금의 자금출처에 관한 U의 비자금 수첩 또는 U, M의 각 계좌거래내역은 단순히 M이 소속된 금괴 밀수출입 조직이 보유하던 자금의 입출금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일 뿐, 그 어디에도 위 돈이 피고인에게 전달되는 것이라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M이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현금의 액수와 위 비자금 수첩 및 각 계좌거래내역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인출액이 서로 일치하지도 않는데다가, M이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발렌타인 30년산 1병(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로얄살루트 38년산 한정판 1병(같은 순번 2), 에르메스 스카프 1점(같은 순번 3), 조니워커블루 1병(같은 순번 4) 등의 경우에는 그 구입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7) 한편, M의 경우, 현재 그 자신의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에 더하여 위 금괴 밀수출입 범행의 공범관계에 있는 K, AE 등으로부터 사건 무마 명목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변호사법위반 등 공소사실로 이 법원 2012고합1603, 2013고합61(병합) 변호사법위반 등 사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M 스스로도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위 금괴 밀수출 범행 관련 수사에서 선처를 받고 싶다거나, 위 형사재판에서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기 위하여 피고인의 뇌물수수 범행까지 소상히 밝히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어서, 현재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 M의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특히 금괴 밀수출입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죄는 수입 또는 수출한 물건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인 떄에는 그 법정형만 해도 최고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이르는 중대범죄로, M의 입장에서는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한 뇌물공여죄로 추가 기소되는 것을 감수하는 대신,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대하여 선처를 받고자 허위 진술을 선택할 유혹도 훨씬 강하다고 보아야 한다.
2) 0의 검찰 진술
가) 먼저 0의 검찰 진술은, 피고인이 이로부터 M을 소개받아 M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게 된 경위나 뇌물 전달의 장소 및 방법 등 주요 부분에 있어서 M의 진술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앞서 본 바와 같이 M의 해당 부분 진술에서 그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과 똑같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나) 나아가 이는 1회 검찰 조사 당시, 피고인이 2007. 2.경 M, O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M으로부터 발렌타인 30년산 양주와 그 아래 포장지 같은 것으로 쌓여 있는 선물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은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쇼핑백 안의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진술하였다가, 피고인이 2013. 12. 7.자 구속 전 피의 자심문에서 뇌물수수 사실을 모두 부인함과 동시에 이른바 '배달사고'를 주장하면서 0가 중간에서 금품을 가로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는 것을 알게 되자, 2~3회 검찰 조사에서는 위 저녁식사 후 M과 함께 피고인을 배웅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피고인에게 위 쇼핑백을 전달하였고, 위 쇼핑백에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과 그 아래 돈 다발이 들어 있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였다고 진술을 바꾸었으며, 이후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다시 자신과 피고인 및 M이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한 사실조차 없고, M으로부터 고급 양주를 건네받은 후 피고인의 사무실로 찾아가 피고인에게 이를 선물로 교부한 사실이 있을 뿐, 피고인에게 현금을 건네 준 사실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종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일관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게 되었다.
다) 또한, 이는 검찰에서, 피고인의 부임 직후 G국의 과장 및 계장들을 따라 피고인에게 인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만일 자신이 다른 부서로 전보되면 승진 서열과 근무성적 평정에서 좋지 않기 때문에 N실에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고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였고, 그로부터 며칠 후 다시 홀로 피고인을 찾아가 같은 취지의 부탁을 하면서 "굴비 판매사업을 하는 후배가 한명 있는데 세관에 도움을 주고, 와이프가 현직 경찰관이며, 형이 검사다. 같이 식사를 한 번 하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자 피고인이 이를 승낙함에 따라, M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 0, M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7급 직원에 불과한 이가 새로 부임한 4급 국장인 피고인과의 첫 대면에서 자신의 거취나 승진 문제를 거론하면서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제의를 하였다는 것이나, 한 차례 거절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후 또 다시 피고인을 찾아가 이번에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외부 인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할 것을 제의하여 승낙을 받아냈다는 것 역시 당시 승진이 절박하였다는 0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다.
라) 특히, 이는 2007. 2.경부터 2008. 6.경까지 M의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협조한 대가로 M으로부터 합계 1억 6,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된 후, 1심에서는 2013. 5. 30. 그 중 6,500만원 수수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5년 및 추징금 65,229,000원의 선고(인천지방법원 2012고합1378)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어 2013. 11. 29. 1심보다 무거운 징역 7년 및 추징금 168,549,000원의 선고(서울고등법원 2013노1921)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14. 3. 13. 그 상고가 기각(대법원 2013도15894)됨에 따라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바 있는데, 0의 검찰 진술은 위 항소심 판결 직전인 2013. 11. 25.경부터 상고심 계속 중이던 2013. 12. 19.경까지 이루어진 것이어서, 당시 0의 입장에서는 막연하게나마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검찰에 적극 협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자신의 기억과 무관하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은 물론, 피고인이 2013. 12. 7.자 구속 전 피의자심문 과정에 배달사고를 주장하면서 이가 중간에서 금품을 가로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상황에서, O로서는 M의 진술에 맞추어 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한 것이 확실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한 나머지 허위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마) 비록 이가 2014. 1. 4. 자신을 면회 온 처 AF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수용자 무인접견 녹취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가 위 AF에게 "M이가 다 불은 건데.", "다 밝혀진거 나는 어쩔 수 없이 확인해 준 것 밖에 없는데 뭘.", "드러난 증거가 다 있는데. 내가 발뺌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데 그건."이라고 이야기하는 등 피고인이 M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사실이라는 듯한 표현을 사용한 바는 있으나, 이는 AF으로부터 자신의 밀고로 인하여 피고인이 구속 수감된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가 단순히 그에 대한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항소심에서 1심보다 불리한 판결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는 상고심에서의 유리한 결과를 얻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자신의 처에게조차 종전 검찰 진술에 부합하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므로, 위 녹취서의 기재만으로 0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다. 그 밖의 증거들에 대한 증명력 판단
1) L, R, S, T의 각 검찰 진술
가) 피고인과 0를 소개하여 준 L의 검찰 진술은, 그가 2007년 초경 K로부터 M에게 금괴 밀수출입을 도와줄 세관직원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에게 연락하여 금괴 밀수출입을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당시 이가 자신에게 "현재 근무하는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여야만 범행을 도와줄 수 있고, 일을 잘하려면 윗사람에게 인사가 필요하다. 목돈이 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2,000만원 내지 3,000만원 정도의 금품을 요구하기에, 0의 요구조건을 K, M에게 그대로 전달하였더니, K, M이 이를 흔쾌히 승낙함에 따라, 2007. 2. 8.경 자신의 주선으로 M, O 등과 함께 서울 강서구에 있는 'Q' 일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M이 식사를 마치고 헤어 지면서 0에게 쇼핑백 1개를 건네주었다는 내용이고, 당시 M의 개인비서이자 운전기사이었던 R의 검찰 진술은, 그가 2007. 2.경 M과 W를 M의 포드500 승용차 뒷좌석에 태우고 서울 강서구 발산역 사거리 인근 일식집으로 데려다 준 사실이 있는데, 당시 M은 인천공항세관 공무원들에게 줄 뇌물이라면서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이 담긴 쇼핑백을 가지고 갔고, R는 M과 W가 위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근처 골목에 차량을 주차한 뒤 차량 안에서 대기 하다가 2시간가량이 경과한 뒤 M의 연락을 받고 위 일식집 앞으로 차량을 이동시킨 다음, M의 지시에 따라 일식집에 초밥도시락 1분씩 3개를 주문하여 초밥도시락이 담긴 종이봉투 3개를 M에게 건네주었으며, M은 이를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갔다가 곧바로 L, W 및 세관공무원 3명(초밥도시락이 담긴 종이봉투를 1개씩 들고 있었다고 한다)과 함께 다시 1층으로 내려와 R로부터 위 차량에 있던 쇼핑백을 건네받아 이를 세관공무원 중 1명에게 교부하였다는 내용이다.
위와 같이 L, R의 각 검찰 진술은 M이 금괴 밀수출입 범행을 위하여 L를 통해 이를 소개받아 처음 만나게 된 경위라든가, 그 자리에서 이에게 현금 3,000만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가 담긴 쇼핑백을 건네준 경위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이고, 정작 M이 0의 주선으로 피고인을 만나게 된 경위라든지, 그 만남을 계기로 피고인에게 총 4차례에 걸쳐 금품을 교부한 부분에 대한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는 이상, 그 자체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들로 삼기에는 부족한 것들이다.
나) 또한, M의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가담한 바 있는 S의 검찰 진술은, 위 범행 당시 M으로부터 "이런 일을 뒤에서 봐주는 윗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또 다른 공범인 AG로부터는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겁낼 것 없다. 세관은 다 한통속이니 걱정마라. 이 부장(0), A 국장(피고인)이 뒤를 봐 주고 있고,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며, M의 매제로서 위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가담한 T의 검찰 진술도, 2007년 말경 내지 2008년 초경 M, O와 몇 차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가 "아래부터 위까지 다 우리를 봐주고 있다. A 국장도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는 것인데, S, T는 모두 M과 금괴 밀수출입 범행의 공범관계에 있는 자들로서 M과 마찬가지로 그 수사과정에 선처를 받고자 하는 의도로 이 사건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차원에서 M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다가, 그 각 진술의 내용도 M, AG, 0 등으로부터 막연히 피고인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일 뿐,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M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S, T의 위 각 검찰 진술 또한, 이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2) 피고인의 일부 검찰 진술
한편, 피고인은 검찰에서 당초 M과 O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가, 이후 "M, O와 안면은 있다.", "M, O와 1~2차례 만난 사실이 있는 것 같다.", M을 일반 무역업을 하는 사람으로 소개받았을 수도 있다.", "M의 처가 현직 경찰관이었다는 사실이 기억난다.", "M으로부터 2007년 추석 무렵 굴비선물세트를 받은 일이 있다", "M으로부터 고급 양주나 스카프 정도를 받았을 수는 있으나, 현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부터는 다시 "M으로부터 현금, 양주, 스카프 등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고, 굴비세트는 명절 선물로 받았을 수도 있다."고 진술하는 등 수시로 그 진술을 번복하고 있으나,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면 적어도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되기 전에 어떤 경위로든 M을 만난 사실이 있다는 점만은 틀림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M과 만난 사실이나 M과 알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미심쩍거나 거짓말로 보이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이 M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합계 50,929,000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인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0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 진술에 근기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3) U의 비자금 수첩 및 U, M의 계좌거래내역 등
가) M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자신의 내연녀인 U의 비자금 수첩과 자신이 사용하던 M, U 명의의 각 계좌 거래내역을 토대로 자신이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현금의 자금출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1) 즉,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1 기재 3,000만원의 경우, U의 비자금 수첩에는 "2007. 2. 2. 인출, R, 전달 1,500만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U이 2007. 2. 2. M이 사용하던 자신의 우리은행 계좌(AH)에서 1,500만원이 인출한 후 이를 M의 운전기사였던 R에게 전달하였다는 의미이고, M은 위 1,500만원에다가 별도로 보관 중이던 현금 1,500만원을 더하여 마련한 합계 3,000만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한 것이다.
(2) 같은 순번 2 기재 500만원의 경우, U의 비자금 수첩에는 "2007. 3. 20.入, 400"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M이 U에게 400만원을 맡겨 두었다가 이를 U으로부터 되돌려 받은 것을 의미하고, M은 위 400만원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던 현금 100만원을 더하여 준비한 합계 500만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
(3) 같은 순번 3 기재 1,000만원의 경우, U의 비자금 수첩에는 "2007. 7. 30. M현금 700", "2007. 7. 31. M송금 300"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2007. 7. 30. U의 우리은행 계좌(AH)에서 7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된 것과 2007. 7. 31. U의 다른 우리 은행 계좌(AI)에서 또 다른 우리은행 계좌(AJ)로 300만원이 송금된 것을 의미하며(위, 300만원은 곧바로 현금으로 인출되었다), M은 위와 같이 인출된 현금 합계 1,000만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한 것이다.
(4) 같은 순번 4 기재 500만원의 경우, U의 비자금 수첩에는 "2007. 10. 5.지, 1000"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M이 2007. 10, 5. 자신의 국민은행 계좌(AK)에서 1,8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그 중 1,000만원을 U 명의 우리은행 계좌(AI)로 입금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M은 위 우리은행 계좌로 입금되지 아니한 800만원 중 300만원은 이에게, 500만원은 피고인에게 각각 뇌물로 교부하였다.
나) 그러나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3 기재 1,000만원을 제외하고는 위 비자금 수첩 및 각 계좌거래내역에 의하여 확인되는 현금 인출액과 실제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는 현금의 액수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데다가, 위 비자금 수첩에는 위와 같이 인출된 현금이 피고인에게 뇌물로 교부된 것이라는 취지의 어떠한 기재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위 비자금 수첩 및 각 계좌거래내역은 M의 진술에 의하여 그 내용이 보충되지 않는 한, 피고인이 M으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이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M의 진술은 그 내용 자체의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어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비자금 수첩 및 각 계좌거래내역 역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는 부족하다.
고 볼 수밖에 없다.
라. 소결론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피고인이 M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품을 수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매우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주된 증거인 M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0의 검찰 진술에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객관적인 상당성이 결여된 부분이 다수 발견되는데다가, 이들 모두 허위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정황마저 존재하는 이상, 그 각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밖에 L, R, S, T의 각 검찰 진술, 피고인의 일부 검찰 진술, U의 비자금 수첩 및 U, M의 각 계좌거래내역 등은 모두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기로는 부족한 것들이어서, 위 각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M으로부터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대한 편의 제공 및 0의 인사문제 도움 등 청탁의 대가로 합계 50,929,000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럽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는 이상,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이정석
판사손영언
판사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