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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47079 판결

[구상금][공1992.7.1.(923),1845]

판시사항

업무관계로 늦게까지 회사에 남은 직원을 데려다 주려고 동료직원이 회사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차량의 평소 관리상태, 사고 당시의 운행목적과 운행경위, 회사와 운전자와의 관계, 차량반환의사의 유무 등을 종합하여 위 운행에 있어서 회사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회사 직원이 담당업무인 제품출고가 지연된 관계로 그 작업을 완료하고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마시느라 늦게까지 회사에 남게 되어 야간근무 중이던 친구 갑에게 회사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여 집에 데려다 줄 것을 몇 번이나 간곡히 부탁하여 갑이 위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위 차량은 회사 직원들의 출·퇴근용 차량이지만 출·퇴근시 외에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늦게 퇴근하는 직원들을 귀가시킬 때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위 차량을 평소 회사 사무실 앞에 주차해 두면서 운전기사 외에 다른 직원들도 회사에서 필요할 때에는 운전을 하여 왔고, 갑도 위 차량을 10여 회 운전한 적이 있었다면, 이와 같은 사고차량의 평소 관리상태, 사고 당시의 사고차량의 운행목적과 운행경위, 자동차 소유자인 회사와 갑과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의 유무 및 사고차량의 무단운행에 대한 회사의 승낙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비록 갑이 사고 당시 차량 관리자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사고차량을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서 차량 보유자인 회사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한국자동차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승계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우성사료 소송대리인 변호사 여동영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차량등록번호 생략) 봉고차량은 피고 회사 야간근무자들의 출·퇴근용 차량으로서 피고 회사에서는 소외 1을 그 운전기사로 고용하여 운전 및 관리를 전담케 하고 무단운행을 엄격히 통제하여 왔는데 피해자 소외 2가 사고 전날인 1988.7.11. 밤 회사 사무실과 경산군 진량면 선화리 소재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 회사로 들어와 잠을 자다가 위 차량으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회사 숙직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위 소외 1 몰래 위 차량의 열쇠를 빼내어 처음에는 자신이 직접 운전하려다 주취로 포기하고 때마침 야간 근무 중이던 친구인 소외 3에게 위 차량을 운전하여 집에 데려다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위 소외 3이 자신은 운전기사도 아니고 그러한 운행은 회사에서 금지된 것이었으므로 처음에는 위 소외 2의 부탁을 거절하였으나 동인이 몇 번이나 간곡히 부탁하는 바람에 일단 위 차량에 동인을 태우고 회사를 나왔다가 무단운행이 마음에 걸려 회사로 되돌아와 동인을 잠재웠으나 잠시 후 다시 깨어난 동인이 집요하게 집에 데려다 줄 것을 간청하므로 인정상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위 차량을 운전하여 다시 회사를 나왔다가 위 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차량의 운행은 무단운행이고 그 무단운행은 위 소외 2에 의하여 유발된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위 소외 2에 대한 관계에서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한 자 또는 위 소외 3의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원심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판매부 직원인 위 소외 2는 사고 전날인 1988.7.11. 자신의 담당업무인 제품출고가 지연된 관계로 그 작업을 완료하고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화해를 하느라고 늦게까지 회사에 남게 되었으며 피고 회사 소유의 위 봉고차량은 피고회사 직원들의 출·퇴근용 차량이지만 출·퇴근시외에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늦게 퇴근하는 직원들을 귀가시킬 때에도 사용되고 있고 위 차량을 평소 회사 사무실 앞에 주차해 두면서(위 을제2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사고당일 차량의 운전키는 차량 안에 꽃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운전기사 외에 운전을 할 줄 아는 다른 회사 직원들도 회사에서 필요할 때에는 운전을 하여 왔으며 피고 회사의 생산부직원인위 소외 3도 위 봉고차량을 10여 회 운전한 적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이와 같은 사고차량의 평소 관리상태,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사고차량의 운행목적과 운행경위, 자동차 소유자인 피고 회사와 운전자인 위 소외 3과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의 유무 및 사고차량의 무단운행에 대한 피고 회사의 승낙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위 소외 3이 사고 당시 차량관리자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사고차량을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서 차량보유자인 피고 회사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만연히 사고차량에 대한 피고 회사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부정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로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배만운 김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