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갈아엎은 사실은 있으나, 당시 위 토지는 피해자 E이 씨앗을 뿌리지 않은 상태였고, 피고인은 E이 땅을 갈아엎으라고 하여 그와 같이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벌금 2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E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를 파헤치고 있어, 피해자가 거름도 뿌리고 씨앗도 뿌렸으니 올해까지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였으나, 피고인이 땅을 갈아엎었다,

당시 상추, 쑥갓, 아욱, 당귀 등의 씨앗을 뿌렸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란 상태였다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원심에서는 공소사실을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락 없이 피해자가 채소를 경작하고 있는 이 사건 토지를 갈아엎어 재물을 손괴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점, 피고인이 원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이와 같은 사정은 원심에서 양형을 하는데 이미 반영되었고, 당심에서 변경된 사정도 없는 점,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한 사건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