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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두58779 판결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한국전력공사가 납품계약을 체결한 갑 주식회사에 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공여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 등에 따라 2년간의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하였는데, 뇌물공여 행위에 대하여 감경을 인정하지 않도록 한 한국전력공사 계약규정 제4조의2 제3항이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6조 제4항 에서 정하는 임의적 감경의 범위를 근거 없이 축소한 것으로서 법령에 위반되는지가 문제 된 사안에서, 위 계약규정 조항은 법규적 효력이 없는 행정기관 내부의 재량준칙으로서 임의적 감경 재량을 스스로 제한한다는 내부적 원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 합리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현대중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홍 외 6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우스 담당변호사 이병주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재량권 일탈·남용 인정 여부에 관하여(상고이유 제1, 2점)

가. 원심은, ① 중대한 형사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뇌물공여 행위가 있었음을 원인으로 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납품계약과 관련하여 담당자인 소외인에게 공여한 뇌물액 합계가 약 17억 원을 초과하는 거액인 점, ③ 이 사건 처분이 정한 제재 기간이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6. 9. 12. 기획재정부령 제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2항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76조 제4항 에서 정한 처분기준 범위 내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1) 원고는 상고심에 이르러, ‘뇌물공여 행위’에 대해서는 감경을 인정하지 않도록 한 한국전력공사 계약규정 제4조의2 제3항(이하 ‘이 사건 계약규정 조항’이라 한다)은,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4항 에서 정하는 임의적 감경의 범위를 근거 없이 축소한 것으로서 법령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감경사유에 관한 형량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러한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계약규정 조항은 법규적 효력이 없는 행정기관 내부의 재량준칙으로서,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4항 에서 정한 처분기준을 배제하거나 가중하는 것이 아니라 비난가능성이 큰 일부 부정당행위에 한정하여 그 임의적 감경 재량을 스스로 제한한다는 내부적 원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

② 뇌물공여 행위는 입찰 등의 공정한 경쟁이나 적정한 이행을 해치는 가장 중대한 행위 중의 하나이므로, 이러한 임의적 감경 불인정 원칙을 사전에 처분기준으로 세워둔다고 하여 그 자체로 합리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③ 나아가 피고가 제반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고려 없이 이 사건 계약규정 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고,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예외적으로 감경을 인정해야만 할 사정이 인정된다고 볼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2.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지’에 관하여(상고이유 제3점)

원심은, ① 입찰이나 계약 체결 등과 관련하여 담당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은 입찰 등의 공정한 경쟁이나 적정한 이행을 해치는 전형적인 행위인 점, ② 원고 소속 임직원들은, ‘이 사건 납품계약과 관련하여 기술평가서 검토 등의 업무를 총괄한 소외인에게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점, ③ 이러한 뇌물제공 행위는 입찰에서 원고에게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임직원들의 사적인 비위로 치부할 수 없는 점, ④ 피고 감사실 조사 결과서에는 ‘뇌물을 수수한 소외인이 원고에 대하여 편의를 봐주지 않았다면 원고가 이 사건 납품계약의 낙찰자가 될 수 없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 이 정하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법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박상옥 박정화(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