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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2. 9. 선고 95도1635 판결

[약사법위반][공1996.4.1.(7),1008]

판시사항

[1] 의약품인 한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2] 영농보혈초가 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약품인 한약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 물의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및 표시된 사용 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 일반인이 볼 때 농산물이나 식품 등으로 인식되는 것을 제외하고 그것이 한약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혹은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는 이를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2] 영농보혈초가 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 구성 성분, 형상, 명칭, 거기에 표현된 사용 목적, 효능, 효과, 용법,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또한 그에 따른 사회 일반인의 약품인지 식품인지에 대한 인식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영농보혈초는 일견하여 식품으로 인식된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위 영농보혈초를 의약품으로 판매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약사법 제2조 제4항 , 제5항 의 각 규정에 의하면 의약품이라 함은 약사법 제2조 제4항 제1호 의 대한약전에 수재된 것 외에는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사람 또는 동물의 구조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단, 기계, 기구, 화장품 제외)이고, 한약이라 함은 동물, 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서 주로 원형대로 건조, 단절 또는 정제된 생약을 말하는 것인바, 위와 같은 의약품인 한약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 물의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및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 일반인이 볼 때 농산물이나 식품 등으로 인식되는 것을 제외하고 그것이 위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혹은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는 이를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된다 고 할 것이다( 당원 1990. 10. 16. 선고 90도1236 판결 , 1995. 8. 25. 선고 95도717 판결 , 1995. 9. 15. 선고 95도587 판결 각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개개의 생약재를 혼합하지 않고 별개로 구분하여 포장한 다음 이것들을 모아 다시 상자에 담아 포장한 것은, 대한약전에 수록된 한약재를 그 포장물의 내용으로 일부 포함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포장품을 곧바로 의약품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영농보혈초는 상주 농어촌특산단지에서 인삼, 산사육, 결명차, 두충엽, 천궁, 산약, 갈근 등 20종의 특용작물을 아무런 가공이나 변형을 가하지 아니하고 적당량씩 비닐봉지에 넣어 종이상자에 한 봉지씩 분리하여 넣고 포장한 것으로 이를 혼합한 바 없어 의약품으로 제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대전 엑스포와 텔레비전에 경북지방의 특산품으로 출품 소개된 바 있고, 그 포장 설명서에도 약품적 효능, 효력에 대하여는 어떠한 표방도 되어 있지 않고 단지 건강효도선물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며 그 복용방법은 물에 달여 차와 유사하게 복용하는 것으로서, 재료인 한약재의 대부분이 대한약전에 수록되어 있으나, 대추, 영지버섯, 두충엽과 같이 그 자체로서 널리 식용 또는 음용으로 쓰이는 것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포장물 전체를 복용방법에 따라 달여 건강보조용으로 복용하고 있는 사회 일반인의 인식과 섭생 실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영농보혈초는 이를 의약품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건강식품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한의사 또는 약사면허, 의약품도매업이나 제조업 허가가 없이 의약품인 위 영농보혈초를 판매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등 이 사건 영농보혈초를 판매한 사람들은 광고지 등에 위 영농보혈초가 동의보감에 근거한 십전대보탕으로 기재하면서 동의보감에 의하면 십전대보탕은 신체강정, 보호약초로서 특히 동맥경화, 고혈압, 양기부족, 신경쇠약, 심장기능 저하, 강장 및 습관성 유산, 조혈기능, 저혈압, 당뇨, 복통, 월경 부조, 위장보호, 기가 허하여 식은 땀을 흘리는 데,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등에 매우 효과가 좋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그 각 약재의 효능 효과를 기재하고 있고, 약초재배 농민이 중간유통구조(약초집하총판, 약전도매상, 건재상, 한약방)를 거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물 10리터(5되)를 넣고 달여 6리터(3되)가 되도록 하여 1일 2-3회 커피잔 한 잔 정도를 식후에 복용하도록 사용법을 적시한 사실(수사기록 2-5 내지 2-7, 11, 12면), 위 영농보혈초의 구성 약재들인 인삼, 당귀, 천궁, 백출, 황기, 작약, 계피, 복령, 감초, 영지, 갈근, 대추, 산약, 산사, 구기자, 음양곽, 두충잎, 모과, 녹각은 모두 건조 절편 등의 가공공정을 거쳐 약재로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로 만들어져 있는 것(공판기록 214면)을 엿볼 수 있는바, 사실이 그렇다면, 그 구성 성분, 형상, 명칭, 거기에 표현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또한 그에 따른 사회 일반인의 약품인지 식품인지에 대한 인식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영농보혈초는 일견하여 식품으로 인식된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피고인은 위 영농보혈초를 의약품으로 판매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위에 판시한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이 아니면 의약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5.5.19.선고 94노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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