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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21. 2. 5. 선고 2019가합573683 판결

[판매금지청구의소] 확정[각공2021상,357]

판시사항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인 갑 외국회사가 이른바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한 대학생들에 한정하여 학습 목적으로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매품용 제품키를 제공하고 있는데, 통신판매업을 하는 을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위 비매품용 제품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사안에서, 구매자의 저작물 이용행위는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에 관한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의 침해행위에 해당하고, 을의 제품키 판매행위는 저작재산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인 갑 외국회사가 이른바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한 대학생들에 한정하여 학습 목적으로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매품용 제품키를 제공하고 있는데, 통신판매업을 하는 을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위 비매품용 제품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사안이다.

을이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이 아닌 그 프로그램의 제품키를 판매하는 것 자체는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에 관한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지만, 을은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된 대학생으로 이용허락의 대상자가 한정된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 제품키를 이용허락의 대상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였고, 구매자가 위 제품키를 이용하여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정품인증을 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적법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자에 의한 저작물 이용이므로, 결국 구매자의 저작물 이용행위는 갑 회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에 관한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의 침해행위에 해당하고, 을의 위와 같은 제품키 판매행위는 구매자에 의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서 저작재산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므로, 을은 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에 따라 위 프로그램의 제품키 및 제품키가 기재된 정품인증라벨을 판매, 배포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판매, 배포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원고

마이크로소프트 코퍼레이션(Microsoft Corporation)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텍 담당변호사 김교문)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하나)

2020. 11. 18.

주문

1. 피고는 Windows 프로그램의 제품키 및 제품키가 기재된 정품인증라벨을 판매, 배포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판매, 배포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컴퓨터프로그램 및 각종 주변기기 등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회사로서, 컴퓨터 운영체제인 Windows 10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저작재산권자이다.

나. 원고는 이른바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한 대학생들에 한정하여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매품용 제품키를 제공하여, 위 대학생들에게 이 사건 프로그램의 이용을 허락하고 있다.

다. 피고는 ‘○○○○’ 등의 상호로 통신판매업을 하는 사람으로 티켓몬스터, 쿠팡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고가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한 대학생들에게 제공한 제품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라. 이 사건 프로그램 패키지의 정상가격은 170,000원이다. 한편 피고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품키를 3,300원~27,000원 등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마. 피고는 소비자가 제품키를 구매하게 되면, 소비자의 이메일 계정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제품키, 설치방법, 유의사항 등을 전송한다.

제품코드 *****-*****-*****-*****-*****
설치는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내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동시에 2개 이상의 PC에 인증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입니다.
동시 인증 시 키가 블락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어떤 환불조치도 어려우니 주의해 주세요.
또한 잦은 인증해제(최소 3개월 정도는 유지해 주세요)는 키 블락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컴퓨터 변경 시에만 이용해 주세요.
#등록 시 가끔 다른 디바이스에서 이미 등록됐다는 문구가 나오십니다~ 실제로 등록된 것이 아니라 서버에서 락이 걸린 겁니다.
만약 위 오류문구가 설치 후 나오신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1. 창을 닫아주시고
2. 시작 버튼 옆 돋보기 모양 아이콘 클릭한 다음 SLUI 4 입력하시고요 국가에 한국 선택하시고 다음 버튼 클릭하셔서 설치 ID 화면이 나오시면,
3. 전화는 걸지 마시고, 설치 ID를 캡처하여 (이메일 생략)으로 회신해주세요(한국마소에서 직접 구매한 것이 아니므로 구매처인 저희 회사에서 일차적으로 문의 및 인증받으셔야 합니다).
4. 답변으로 받으신 확인 ID를 입력하여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5. 해당 과정은 마이크로소프트 정품서버상에서 제품사용을 할 수 있게끔 수정하는 것으로 파트너사만 가능합니다.

바.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2017. 1. 20. 아래의 범죄사실을 저작권법 위반죄로 인정하고, 피고에게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위 약식명령은 2017. 3. 1.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로, 2016. 5. 27.~같은 해 7. 4. 원주시 (이하 생략)에서 ‘○○○○’라는 상호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 판매행위를 함에 있어 Microsoft의 Windows가 기재된 DVD, 포장, 로고, COA 라벨까지 정교하게 위조되어 불법 복제된 Windows 7 Pro 및 Windows 10 Pro 프로그램 제품을 수입하여 2016. 5. 27. 242,500원에 판매하고, 2016. 6. 10. 위조된 Windows 10 Pro 제품의 COA 라벨을 44,900원에 판매하고, 2016. 7. 4. 이미 제3자가 인증한 Microsoft Office 2016 제품을 150,000원에 판매함으로써 고소인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

가. 컴퓨터프로그램 시리얼번호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설치 또는 사용할 권한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수단인 기술적 보호조치로서, 컴퓨터프로그램에 특정한 포맷으로 된 시리얼번호가 입력되면 인스톨을 진행하도록 하는 등의 지시, 명령이 표현된 프로그램에서 받아 처리하는 데이터에 불과하여 시리얼번호의 복제 또는 배포행위 자체는 컴퓨터프로그램의 공표ㆍ복제ㆍ개작ㆍ번역ㆍ배포ㆍ발행 또는 전송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이 침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복제 또는 배포된 시리얼번호를 사용하여 누군가가 프로그램복제를 하고 그 행위가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처벌되는 행위라면 시리얼번호의 복제 또는 배포행위는 위와 같은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로서 프로그램저작권 침해행위의 방조범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도2900 판결 등 참조).

저작권법 제46조 는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다. 위 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위 허락에 의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이를 양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자로부터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받지 못한 제3자는 저작물을 복제할 수 없고,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만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며,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나.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이 아닌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품키만을 판매하는 것 자체는 이 사건 프로그램에 관한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의 침해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피고는 드림스파크 프로그램에 가입된 대학생으로 이용허락의 대상자가 한정된 이 사건 프로그램 제품키를 이용허락의 대상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였고, 구매자가 위 제품키를 이용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정품인증을 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적법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자에 의한 저작물 이용이다. 결국 구매자의 저작물 이용행위는 이 사건 프로그램에 관한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의 침해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제품키 판매행위는 구매자에 의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이므로 저작재산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한다.

다. 이에 대해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파일을 무료로 배포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제품키 입력 없이도 설치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이용허락이 있다고 주장한다.

을 제1,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홈페이지에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파일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링크가 게시되어 있고, 위 링크를 통해 누구나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할 수 있는 사실, 설치 과정에서 제품키 인증을 요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제품키 입력을 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 설치가 가능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프로그램 다운로드 제공 화면에는 “시작하려면 Windows 10 설치 라이선스를 우선 확보해야 합니다. 그 뒤에 미디어 생성 도구를 다운로드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라는 기재가 있고,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에서 제품키를 입력하지 않는 경우 설치 완료 후 설정 단계에서 제품키 입력을 통해 정품인증을 받도록 하는 단계를 두고 있는 사실 또한 인정된다.

이 사건 프로그램을 복제하고 이용하는 행위가 적법한지 여부는 그러한 행위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가 아니라 원고로부터 적법한 이용권한을 부여받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전에 정품인증을 요구하거나 이용허락(라이선스)의 존재를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 일반적인 이용을 허락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또한 설치파일을 원고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거나 제품키 입력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자유로운 이용허락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앞서 본 원고의 이 사건 프로그램 다운로드 제공 화면 문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와 같은 설치 과정은 이용허락(라이선스)이 있는 사용자 또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프로그램을 구매하기 전 시범사용을 원하는 사용자가 설치하는 것을 예정하고 그러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프로그램의 설치를 허용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달리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제품키를 양수받은 사람에게 이용허락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침해행위의 정지 의무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 제품키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행위는 이 사건 프로그램에 관한 원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에 따라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품키 및 제품키가 기재된 정품인증라벨을 판매, 배포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판매, 배포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오석(재판장) 정승연 정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