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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20.02.13 2019노1959

명예훼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이유

1. 항소이유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가 평소 피고인에게 말을 하면서 몸에 손을 대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한 발언은 허위가 아니며, 피해자와 일체라고 할 수 있는 노조원들만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발언이기 때문에 공연성도 없다.

또한 피고인이 한 발언에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의 사실이 적시되어 있지 않으며, 명예훼손의 고의도 없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서울 종로구 B건물 C호에 있는 라벨과 견출지 등을 제조판매하는 영업을 하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은 2018. 3. 15. 09:00경 D 본사 사무실의 포장부 소속 조합원 21명과 본사 사무직 직원 4명이 있는 자리에서 조회를 하던 중 피해자 E을 지칭하여 “이 중에 저를 만지면서 말하는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게 E씨이다. 그 때 엄청 불쾌했다.”라고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가 마치 피고인의 몸을 함부로 만진 사람인 것처럼 발언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원심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말하면서 피고인의 몸을 만진 적이 없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즉, 피해자가 속한 G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D 대표이사인 피고인 사이에 노사문제와 관련하여 극심한 대립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치가 계속되는 현장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날 수는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말을 하면서 그의 몸을 만진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실제 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고인도 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