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2019노3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A
피고인
최우혁(기소), 김미경(공판)
변호사 홍기범(국선)
2019. 12. 19.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운전하던 승용차로 후진하다가 D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손괴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이 D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손괴하고도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였다고 인정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 D은 수사기관, 원심 법정,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주차된 내 차 좌측으로 피고인 차량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고 불안하여 내 차 앞으로 가서 상황
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후진하다가 내 차를 부딪치고 순간적으로 섰다. 피고인 차량 우측 뒷범퍼와 내 차량 좌측 뒷범퍼가 접촉되었고, 내 차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상대방 차가 빠진 후 접촉된 곳을 보니 접촉 흔적이 있었고 상대방차량도 확인했는데 같은 위치에 흔적이 있었다. 손으로 문질러보니 꺼끌꺼끌한 느낌이 있었고 손에 묻는 것이 있었다. 피고인에게 가서 그냥 가면 어떻게 하냐고 말하자 피고인이 차에서 내렸는데, 비틀거리고 말도 잘 못 알아들을 정도였고 차량에 기대면서 내렸고 대화할 때 술 냄새가 많이 났다. 내가 접촉된 곳을 가리키며 사고에 대해 말해주었다. 피의 차량 우측에 접촉되었는데 (피고인이) 좌측을 보고 내 차에는 이상이 없어 안 부딪쳤다고 말했다. (피고인이) 경찰 부르라고 해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피고인이 못 가게 봐 달라고 부탁한 후 집에서 핸드폰을 가져와서 경찰에 신고하고 상대방 차량번호와 접촉부분을 사진으로 찍었다. 경찰이 오기 전에 피고인이 차에 올라타는 걸 보고 처음에는 차를 한쪽으로 해놓으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계속 진행하기에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달려갔고, 차 뒷부분을 손으로 두드리면서 차 세우라고 말했는데 더 빨리 진행하여 쫓아가지 못했다."
나. CCTV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의 차량이 후진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행인 2명이 피고인의 차량 쪽을 계속 바라보며 멈칫거리는 장면 (29:00경), 피해자가 집에서 나와 자신의 차량 쪽으로 가는 장면(31:15경), 피고인의 차량이 후진을 하고 지켜보던 피해자가 깜짝 놀라서 자신의 차량을 확인하러 가는 장면(31:26경),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로간 후 피고인을 데리고 함께 피해자의 차량을 확인하러 가는 장면(31:38경), 피해자가 집으로 가면서 행인에게 뭔가 부탁하는 장면(33:25경), 피고인이 좌우로 비틀거리며 건는 장면(33:56경), 피해자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장면(35:05경), 피고인이 차량에 탑승하여 도주하고, 피해자가 이를 쫓아가는 장면(41:17경), 도주하는 피고인을 쫓아갔던 피해자가 다시 사고 현장으로 돌아온 장면(45:00경),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장면(47:00경)을 확인할 수 있다.
다. 피해자의 위 진술이 일관되고 CCTV영상과 일치하므로, 피해자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라. 각 사진(증거기록 제22쪽, 제25쪽, 제50쪽, 제51쪽)과 영상자료(증거기록 제37쪽 CD 중 1510059005407-1.jpg 파일의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차량의 손상 부위와 피해자 차량의 손상 부위의 높이가 서로 일치한다.
마.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에 차에서 내려서 확인한 결과 D의 차량에 피해가 없었고, D이 돌아가라고 하여 귀가하였으며, 보험처리를 하면 되는데 도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CCTV영상과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으므로 음주운전이 적발될 것을 예상하고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에 도주할 동기가 충분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돌아가라고 말하였다면 그 후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을 뒤쫓아 갈 이유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믿을 수 없다.
바. 한편, 피고인은 당심에서 기술사의 감정을 받고 '피고인의 차량에 피해자의 차량과 접촉한 흔적이 없고 피고인의 차량 뒷범퍼를 수리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1년 8개월가량이 지난 시점에 위 감정이 이루어졌고, 피해자의 차량에 대해서는 실물이 아닌 사진만으로 감정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위 감정서의 기재만으로 피고인의 차량과 피해자의 차량이 접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위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손괴하고도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이내주
판사장철웅
판사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