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원고는 ‘B’라는 상호로 디지털계량기기 및 원격검침시스템의 제조, 판매업을 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수도계량기를 제작하여 전국 각지의 관공서 등에 공급, 설치하는 영업을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1. 11. 21. 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15. 12. 31.까지로 정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수도계량기의 일부분을 구성하는 전자부(계약서에는 ‘전자파트’로 표현되어 있으나 재판에서 사용된 용어를 기재한다)를 공급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전자부의 개발은 원고가 자신의 비용부담 아래 담당하기로 되어 있고(계약서 제1조 제4호, 제7조), 원고는 전자부를 조립, 시험, 검사하여 피고가 공급하는 하부케이스에 장착하여 피고에게 공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서 공급받은 전자부를 적절한 공정을 거쳐 조립, 시험해야 한다

(계약서 제7조). 즉, 원고는 피고로부터 하부케이스(케이스의 재질은 플라스틱이다)를 공급받아 원고가 개발한 전자부를 넣어 고정시켜서 피고에게 납품하고, 피고는 그와 같이 납품받은 물품에 에폭시 몰딩을 하고 상부케이스를 씌운 다음 수도계량기 본체에 조립하여 테스트를 거친 후 전국 각지의 관공서에 납품, 설치하게 된다.

전자부의 개당 단가는 부착되는 수도계량기의 사양(소구경 관납용, 대구경 관납용, 소구경 민수용 등)에 따라 13,000원에서 65,000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대체로 피고가 생산하는 수도계량기 제조원가의 60~70%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다. 원고는 2011년경부터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자신이 설계, 제작한 약 10만개의 전자부를 피고에게 공급하였고, 피고는 그에 대한 물품대금을 결제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