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74. 6. 11. 선고 73다1632 판결

[계약금반환등][공1974.9.15.(496),7981]

판시사항

매매계약이 있은 후에 등기부상 목적물이 매도인의 소유가 아닌 것이 발견된 경우 매수인은 선행의무인 중도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가 여부

판결요지

매매계약을 맺은 후에야 등기부상 매매목적물이 매도인의 소유가 아닌 것이 발견되었다면 매수인은 경우에 따라서는 민법 588조 에 의하여 중도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계약에 있어서의 형평의 원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선행의무에 해당하는 중도금지급의무라 하더라도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순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두순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먼저 그 제1점에 관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즉 원고가 매수인이 되어 이 사건 가, 대(가, 대)에 관하여 피고와 매매계약을 맺은후 등기부를 열람하여 보니 그 소유명의가 피고 아닌 소외 1로 등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중도금지급기일에 위 소외 1에게 위 건물의 소유자는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기라고 하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매매계약에 기한 중도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는데 그후 위 소외인이 원고를 상대로 위 건물의 명도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73.2.5 위 소외인이 승소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가, 대에 관한 피고의 위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행불능 아니면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솟장의 송달로써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및 위약금의 지급을 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다. 즉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가, 대에 관한 소유명의가 등기부상 위 소외 1로 되어 있는 점까지 알리고 매매계약을 맺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시도 함이 없이, 원심은 그냥 막바로 위 가, 대에 관한 등기부상 소유명의가 위 소외 1로 되어있는 이유는 집장사를 하는 피고가 편의상 자기친구인 위 소외인 명의로 융자를 받은 관계상 그렇게 되었을 뿐이지 위 가, 대의 처분권은 사실상의 소유권자인 피고에게 있다는 사실만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하고 나서, 원고가 약정대로 중도금과 잔대금을 피고에게 제공하고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는데도 피고가 그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에 관하여는 입증이 없으니, 이 원고의 주장을 이유없다고 배척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고 중도금과 잔대금의 지급을 최고한 사실을 엿볼 수 있으니 이 사건 매매계약은 도리어 피고에 의하여 1973.6.21 자로 적법하게 해제되고 위 소외인이 원고를 상대로 한 위 건물명도 청구소송의 승소판결이 1973.2.5 자로 선고된 일이 있다 하여도 위 설시사실을 좌우할 수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매도인인 피고가 매수인인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목적물인 가, 대에 관하여 등기부상 제3자 소유로 등재되어 있다는 점까지 알리고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혹 모르되 (원심이 취신하고 있는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건물명의자가 위 소외 1로 되어있는 점을 알리지 아니한 것처럼 되어있다. 기록 92장 참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매매 계약을 맺은 후에야 피고 아닌 제3자 소유명의로 이 사건 가, 대가 등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등기명의인에게 알아본 결과 그 사람이 이 사건 가, 대는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매수인인 원고로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민법 제588조 에 의하여 중도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계약에 있어서의 형평의 원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위와같은 경우에는 매도인인 피고가 그 매매목적물이 제3자 소유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사유를 설명하고, 사실은 자기가 적법한 처분권자임을 인정할만한 자료를 제시하는 등 원고로 하여금 장차의 소유권취득에 대하여는 불안감(불안감)을 가짐이 없이 나머지 대금의 지급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하지 아니하고서는, 비록 선행의무에 해당하는 중도금지급의무라 하더라도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 하니 (참고판례: 대법원 1973.10.23 선고 73다292호 판결 ) ( 민법 제536조 제2항 의 규정취지 또한 그러하다)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중도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입장에 없었는지의 여부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하나로 가추고 있었다는 위 소외 1 명의의 을 제2호증의3 인감증명원은 원고가 중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일자인 1972.8.10 또는 잔대금을 지급하여야 할 일자인 1972.9.30 보다 후인 1972.12.26 자에야 발급된 것으로 되어 있으며, 원심은 피고가 이를 원고에게 제시한 사실의 유무에 대하여는 설시한 바 없다)와 원고가 정당하게 대금의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데 위 소외 1이 원고를 상대로 건물명도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는지의 여부등을 따져봄이 마땅할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였음은 계약해제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이유불비 내지는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다고 볼 것이다. 이점을 논난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상고이유중 다른 논지부분에 대한 판단을 할 것도 없이, 원심으로 하여금 더 심리를 하게 하기 위하여 원판결을 파기하기로 하여 사건을 원심에 환송하기로 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다.

대법관 이병호(재판장) 주재황 김영세 이일규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73.9.27.선고 73나725
참조조문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