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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46969 판결

[근로자지위확인등][미간행]

판시사항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에 관한 재량의 범위 및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원고, 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국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티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정한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 주식회사 케이티(이하 ‘피고 케이티’라고만 한다)가 20년 이상 근속한 원고들을 비롯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신청 및 피고 케이티가 출자하고 100번 콜센터 업무를 위탁한 주식회사 케이에스콜, 주식회사 코스앤씨, 주식회사 티엠월드(이하 이들 회사를 ‘콜법인’이라 통칭한다)로의 입사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피고 케이티가 존재하는 한 Customer Service 업무(고객 민원상담업무, 이하 ‘CS 업무’라고만 한다)는 필요하다고 하면서 콜법인에서의 고용보장기간 3년이 경과한 후에도 피고 케이티가 콜법인에 CS 업무위탁을 계속하여 원고들의 지속적인 근무가 가능한 것처럼 기망하였거나, 원고들이 이 사건 공모를 통하여 피고 케이티가 콜법인에 대한 CS 업무위탁을 회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오에 빠져 이 사건 명예퇴직 신청을 한 것이므로, 피고 케이티의 위 기망행위 또는 원고들의 착오를 이유로 위 명예퇴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 케이티가 위 명예퇴직 및 콜법인으로의 입사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이 이 사건 명예퇴직 당시 피고 케이티가 CS 업무를 콜법인에 계속 위탁할 것이라는 점을 이 사건 명예퇴직에 있어 그 내용으로 삼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이러한 점이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취소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2007. 1. 1. 개정된 콜법인의 보수규정 및 보수규정 시행세칙(이하 ‘콜법인 보수규정’이라고만 한다)은 콜법인의 직원들에 대하여 보수 지급기준을 정하고 직급급, 직무급별로 단계별 기준연봉표를 두되(이하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이라 한다), 2007. 1. 1.자 전적전환된 사원에 대한 보수는 직전회사(피고 케이티를 가리킨다)에서 지급한 보수(2006. 11. 30. 기준)의 70%를 3년 동안 지급하고, 그 이후의 연봉체계는 별도 기준을 정하여 시행한다는 내용의 단서규정(이하 ‘이 사건 단서규정’이라 한다)을 둔 사실, ② 피고 케이티는 2008. 10. 2.부터 2009. 7. 2.까지 피고 케이티의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콜법인에서 받게 될 연봉수준은 2007년 피고 케이티 연봉을 기준으로, 정년 잔여기간이 4년 이상인 경우에는 70%, 정년 잔여기간이 4년 미만인 경우에는 65%를 받고, 고용을 3년간 보장(단 1953년 출생자는 2년간)하며, 고용보장기간 이후의 급여는 해당 법인의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하고, 콜법인에서의 직위 및 업무 등은 콜법인의 사장이 결정한다.’는 조건(이하 ‘이 사건 공모조건’이라 한다)으로 명예퇴직 및 콜법인 입사 공모를 한 사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공모조건에 따라 그 무렵 피고 케이티에서 명예퇴직하고 콜법인에 입사하였으며, 그 입사 시에 급여를 피고 케이티에서 받던 기존 급여의 70% 상당으로 약정한 근로계약서 및 고용보장 이후의 고용조건 또는 계속고용 여부는 개인의 역량, 성과 등에 따라 별도로 정한다는 취지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입사 이후 콜법인의 기존 직원들과는 달리 직급급, 직무급에 의한 급여가 아니라 피고 케이티에서 받던 기존 급여의 70%를 지급받아 온 사실, ④ 피고 주식회사 케이티스(이하 ‘피고 케이티스’라고만 한다)는 2009. 11. 2. 주식회사 케이에스콜, 주식회사 코스앤씨를 흡수합병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케이티씨에스(이하 ‘피고 케이티씨에스’라고만 한다)는 같은 날 주식회사 티엠월드를 흡수합병하였는데, 원고들은 합병 후에도 이 사건 인사명령 시까지 피고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로부터 피고 케이티에서 받던 기존 급여의 70%를 그대로 지급받아 온 사실, ⑤ 피고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는 2011. 1. 1. 각 보수규정, 보수규정 시행세칙,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는데(이하 ‘현행 보수규정’이라 한다), 그 내용은 원고들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여 경영지원직군을 제외한 100 직군, CS 직군 등에 대하여 직급 및 호봉제를 폐지하고 인사평가 등에 따라 급여를 변동 지급하며, 원고들과 위 피고들에 근무하는 다른 직원 사이의 보수, 직위 및 업무에 관하여 근로조건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인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이 사건 단서규정은 콜법인이 피고 케이티에서 명예퇴직 후 전적전환하여 입사하는 직원들에 대하여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하고 별도의 보수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을 명시하기 위한 것으로서, 콜법인이 2007. 1. 1.자로 전적전환된 직원들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전적전환된 직원들에 대하여도 이 사건 단서규정에 따라 이원적으로 보수기준을 적용하여 온 점, 원고들 또한 입사로부터 3년 이후에는 해당 법인이 정한 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다는 이 사건 공모조건에 따라 입사하였고 유사한 취지의 이 사건 각서도 제출한 점 등 이 사건 단서규정의 취지와 개정 경위, 이 사건 공모조건 및 원고들과 콜법인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경위, 이 사건 단서규정의 실제 적용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단서규정은 2007. 1. 1. 또는 그 이후로 3년간의 고용보장하에 피고 케이티에서 콜법인으로 전적전환된 사원에 대하여 적용되고, 여기에는 2008. 10. 2. 이후 전적전환된 원고들도 포함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단서규정은 전적전환되어 콜법인에 입사한 직원들에 대하여 3년 보장기간 이후의 보수는 별도로 정한다고만 규정함으로써 구체적인 규정은 두고 있지 않은 한편, 3년 보장기간 이후 이들에 대한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3년 보장기간이 경과되었다고 하여 그때부터는 원고들에 대하여 당연히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3년 보장기간 경과 후 콜법인(또는 콜법인을 승계한 법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별도의 보수규정을 정하면 그 보수규정이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원고들에게 적용될 뿐이다.

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현행 보수규정이 종전 콜법인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별도의 동의가 없는 불이익변경으로서 무효인 경우 원고들에 대하여 당연히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이 적용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3년 보장기간 경과 후에도 피고 케이티에서의 종전 직급에 상응하는 콜법인의 직급을 그대로 보장받고 종전에 부여받은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며 급여도 위 직급 및 업무에 기하여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받아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인데, 현행 보수규정이 종전 콜법인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별도의 동의가 없어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이 사건 단서규정만이 적용될 뿐 콜법인 일반 보수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이는 3년 보장기간 경과 후에도 마찬가지인 이상,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는 피고 케이티와의 위탁계약에 따라 수행하던 VOC 업무가 종료되고, 플라자 1.5선 업무를 축소·폐지하는 등 사업내용이 변경됨에 따라 VOC 업무와 플라자 1.5선 업무를 담당하던 원고들에 대한 업무조정, 재배치 및 직무전환의 필요성이 생긴 점, ② 이 사건 인사명령은 원고들뿐 아니라 피고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 소속 VOC 업무 담당 직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이루어진 점, ③ 출퇴근 거리 등에 있어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들의 수인 범위를 초과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인사명령에 앞서 설명회 개최 등 해당 근로자들과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친 점, ⑤ 원고들은 업무내용 및 업무량 등에서 위 피고들의 다른 직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이 사건 공모에 응하여 전직하게 되면서 콜법인 입사 후 3년 동안 일시적으로 콜법인 또는 위 피고들의 다른 직원에 비하여 보수, 직위 및 업무내용에서 우대를 받아 왔으므로 위 피고들의 정상적인 경영 및 노무관리를 위해 이를 시정할 필요성도 있어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가 원고들에게 사직을 강요하기 위하여 이 사건 인사명령 중 전보처분을 하였다거나 위 전보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전보처분에 있어 재량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고영한(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