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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938 판결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변조공문서행사][공2001.5.1.(129),909]

판시사항

공무원 아닌 자가 관공서에 허위내용의 증명원을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공무원으로부터 그 증명원 내용과 같은 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공문서위조죄의 간접정범이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어느 문서의 작성권한을 갖는 공무원이 그 문서의 기재 사항을 인식하고 그 문서를 작성할 의사로써 이에 서명날인하였다면, 설령 그 서명날인이 타인의 기망으로 착오에 빠진 결과 그 문서의 기재사항이 진실에 반함을 알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하여도, 그 문서의 성립은 진정하며 여기에 하등 작성명의를 모용한 사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무원 아닌 자가 관공서에 허위 내용의 증명원을 제출하여 그 내용이 허위인 정을 모르는 담당공무원으로부터 그 증명원 내용과 같은 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공문서위조죄의 간접정범으로 의율할 수는 없다.

피고인

피고인 1외 1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어느 문서의 작성권한을 갖는 공무원이 그 문서의 기재 사항을 인식하고 그 문서를 작성할 의사로써 이에 서명날인하였다면, 설령 그 서명날인이 타인의 기망으로 착오에 빠진 결과 그 문서의 기재사항이 진실에 반함을 알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하여도, 그 문서의 성립은 진정하며 여기에 하등 작성명의를 모용한 사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 1970. 7. 28. 선고 70도1044 판결 참조), 공무원 아닌 자가 관공서에 허위 내용의 증명원을 제출하여 그 내용이 허위인 정을 모르는 담당공무원으로부터 그 증명원 내용과 같은 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공문서위조죄의 간접정범으로 의율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 피고인 1, 2는 각기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바, 1998. 6. 25. 제1시 종합건설본부에서 발주하는 연구단지 진입도로 확장공사에 위 각 회사가 공동으로 입찰하여 적격심사 1순위자로 선정되었으나, 위 건설본부에서 요구하는 공사실적이 부족하여 최종 낙찰에 탈락될 위기에 처하자, 관공서 등에서 발급하는 공사실적증명서를 위조하여 위 건설본부에 제출하기로 마음먹고,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1998. 6. 30. 제2시 구청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위 구에서 발주한 공원내 지하주차장 공사의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만을 수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보수공사 전체를 수주한 것처럼 실적증명서의 사업명을 ' 공원내 지하주차장 보수공사'라고 허위기재한 다음, 그 정을 모르는 위 구청의 담당직원에게 제출하여 동인으로부터 위의 사실을 증명한다는 취지로 위 구청장의 직인을 날인받아 위 구청장 명의의 공사실적증명서 1장을 위조한 것을 비롯하여, 제1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총 12회에 걸쳐 공문서인 공사실적증명서 18장을 각 위조하고, 1998. 7. 초순 일자 미상경 제1시 종합건설본부에서, 그 정을 모르는 담당직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공사실적증명서 18장을 일괄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각 관할관청에 사업마다 약 10부씩의 공사실적증명원을 제출하면서 그 가운데 1부씩의 증명원에는 사실과 다른 허위의 내용을 기재하였고, 각 관할관청의 담당공무원들은 제출된 약 10부의 증명원 전부가 사실에 맞게 기재된 것으로 생각하고(즉 그 중 1부가 사실과 다르게 허위로 기재된 사실을 모른 채) 증명원 기재와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는 취지로 각 관할관청의 직인을 찍어 공사실적증명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허위 공사실적증명서는 공무원 아닌 자가 공무원에게 허위사실을 기재한 증명원을 제출하여 그것을 알지 못한 공무원으로부터 증명서를 받아낸 경우로서, 그 내용이 허위이기는 하지만 그 작성행위는 작성권한이 있는 공무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며, 이를 행사하더라도 위조공문서임을 전제로 하는 위조공문서행사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각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간접정범에 의한 공문서위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