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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다카1024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공1985.1.1.(743),25]

판시사항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고 하여 표현대리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소외 (갑)이 원고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만을 소지하였을 뿐 대리인으로서는 의당 제시될 것이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원고 명의의 등기권리증을 소지하지 않았고 또 피고는 원고가 같은 시내의 국민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을 알고있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위 소외인의 대리권에 대하여 의심을 가지고 직접 원고 본인에게 상대방의 대리권의 존부를 확인하는 등으로 좀더 적절한 조사를 하였어야 할 것이니 피고가 이 경우에 막연히 위 소외인 등의 말만 믿고 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면 피고는 대리인을 상대로 저당권을 설정함에 있어 마땅히 하여야 할 주의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최재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삼

피고, 피상고인

안곤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정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81.9.28경 원고에게 원고의 아들인 소외 최종영이 마을금고에서 돈을 대부받는데 필요하다면서 원고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받아 달라는 부탁을 하더라고 거짓말을 하여 원고로부터 그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은 후 피고로부터 돈을 차용하는데 마치 원고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라는 위임을 받은 양 가장하여 동년 10.16 피고로부터 금 5,000,000원을 이자 월 4푼5리, 변제기 1982.1.16로 정하여 차용하면서 그 원리금채무를 위한 담보로서 위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사용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명의로 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원고가 비록 그 아들인 소외 최종영에게 전해달라고 한 것이지만 그 용도가 대부용인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인감도장과 함께 그의 수양딸인 소외 1에게 주었고 동녀는 이를 제시하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금 5,000,000원을 빌려 오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하였으며 피고는 위 대부용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확인하고 또한 사법서사인 소외 조광건으로부터 원고가 담보제공한 것이 틀림없다는 내용의 확인서까지 받은 다음 소외 1에게 금 5,000,000원을 대여하고 그 담보로 위와 같은 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확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그 당시 원고가 소외 1에게 정당하게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금원차용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여 그와 같은 금원을 차용하게 하는 것으로 믿었다 할 것이고 그와 같이 믿음에 있어서 과실이 없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적어도 대리권 수여의 의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소외 1의 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저당권설정등기 말소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저당권설정계약체결 당시 소외 1이 원고의 인감증명과 인감도장만을 소지하였을 뿐 대리인으로서는 의당 제시될 것이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원고 명의의 등기필권리증을 소지하지 아니하였고 또 피고는 원고가 경주시내에 있는 국민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엿보이므로 피고로서는 의당 상대방의 대리권에 대하여 의심을 가지고 직접 원고 본인에게 소외 1의 대리권의 존부를 확인하는 등으로 좀더 적절한 조사를 하여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막연히 소외 1과 조광건의 말만 믿고 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으니 피고는 대리인을 상대로 저당권을 설정함에 있어 마땅히 하여야 할 주의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저당권을 설정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음에 있어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다른 상고논지에 대한 판단은 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정우(재판장) 정태균 신정철 김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