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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 27.자 2010마1491 결정

[약정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1개의 소로써 주장하는 수 개의 청구가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되는 경우 적용되는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20조 의 흡수법칙이, 위와 같은 병합청구에서 패소하여 하나의 항소장으로 공동 명의의 항소를 제기한 피고들 사이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원고가 피고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되는 수 개의 청구를 1개의 소로써 구하여 승소하고, 이에 불복하는 어느 피고가 먼저 단독 명의의 항소장에 인지를 붙여 항소를 제기한 후에 다른 피고가 위 피고를 포함한 공동 명의의 항소를 제기하는 경우, 먼저 제출된 항소장의 인지첩부 효력을 원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원고가 피고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되는 수 개의 청구를 1개의 소로써 구하여 승소하고, 이에 불복하는 어느 피고가 인지를 붙이지 않은 채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한 후 다시 항소기간 내에 다른 피고와 함께 공동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이에 대한 인지를 붙인 경우, 경제적 이익이 동일·중복되는 불복범위 내에서도 먼저 제출한 단독 명의의 항소장에 별도로 인지를 붙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4] 갑 회사가 을 회사, 병 회사 및 정을 상대로 약정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전부 승소판결을 받자, 병 회사가 인지를 모두 붙여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고, 정은 인지를 일부만 붙여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였는데, 그 후 항소기간 내에 을 회사, 병 회사 및 정이 공동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인지를 일부만 붙인 채 그들 사이에 경제적 이익이 중복되는 불복범위에 관한 나머지 인지액은 병 회사가 이미 제출한 항소장에 붙인 인지액으로 갈음한다고 주장하였다가 보정명령을 받고 부족한 인지액을 보정한 사안에서, 병 회사에 이어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한 정은 그 후 병 회사가 포함된 공동 명의의 항소장을 다시 제출하더라도 병 회사가 제출한 항소장에 붙인 인지첩부의 효력을 원용할 수는 없고, 다만 공동 명의의 항소장도 항소기간 내에 제출되었고, 정은 그 불복범위 전체에 대하여 을 회사와 경제적 이익이 중복되므로,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불복범위가 가장 다액인 을 회사를 기준으로 인지를 붙인 이상, 정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20조 에 따라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따른 인지납부의무를 다한 셈이어서, 정 단독 명의의 항소장이 각하되더라도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의한 정의 항소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한 사례

재항고인

재항고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노경래 외 2인)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 이유를 판단한다.

1. 재항고인에 대한 항소장각하명령의 경위와 대상

가.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현대중공업 주식회사(이하 ‘원고’라 한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가합110224호 로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증권 주식회사, 재항고인(이하 ‘피고’라 한다)을 상대로 하여 약정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09. 10. 22. ‘원고에게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는 50,302,838,04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현대증권 주식회사 및 피고는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와 연대하여 위 금액 중 40,242,270,429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원고 전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09. 10. 29. 모두 송달되었다.

(2) 현대증권 주식회사는 2009. 10. 30. 자신의 패소 부분에 대해 전부 불복하면서 항소심 인지액을 모두 붙인 항소장을 제출하였고, 피고 또한 2009. 11. 9. 자신의 패소 부분에 대해 전부 불복하면서 별도의 항소장을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첩부할 항소심 인지액 212,104,350원 중 10,000원의 인지만을 붙였다.

(3) 이에 제1심 재판장은 2009. 11. 10. 피고에게 보정명령 송달일로부터 5일 안에 부족한 인지액 212,094,350원을 보정하라는 보정명령을 발하였고, 그 보정명령은 2009. 11. 13.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4) 한편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증권 주식회사, 피고(이하 합쳐서 ‘피고등’이라 한다)는 항소기간 내인 2009. 11. 11. 공동 명의로 위 판결에 대해 전부 불복하는 하나의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의 불복범위인 50,302,838,040원에 대한 항소심 인지액 264,922,300원 중 피고등에게 경제적 이익이 중복된 불복범위에 관한 인지액 212,104,300원은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이미 제출한 항소장에 붙인 인지액으로 갈음한다고 주장하고, 나머지 인지액 52,818,000원 중 10,000원의 인지를 붙였다.

(5) 피고는 2009. 11. 17. 제1심법원에 보정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인 현대증권 주식회사와 연대채무의 관계에 있어 인지를 중복하여 첩부할 필요가 없으므로, 인지보정에 갈음하여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이미 붙인 인지를 원용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보정서와 함께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작성한 인지원용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6) 제1심 재판장은 2009. 11. 20. 피고등에게 대법원 1998. 7. 27.자 98마938 결정 을 부기하여 보정명령 송달일로부터 5일 안에 부족한 인지액 264,912,300원을 보정하라는 보정명령을 발하였고, 피고등의 소송대리인은 2009. 11. 26. 위 보정명령을 송달받은 후 2009. 12. 1. 부족한 인지액 264,912,300원을 보정하였다.

(7) 제1심 재판장이 2010. 1. 7. 피고등에게 ‘공동으로 인지를 납부함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 위 2009. 12. 1.자 인지보정이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의 항소장에 대한 인지보정인지, 아니면 피고의 항소장에 대한 인지보정인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발하자, 피고등은 2010. 1. 14. 제1심법원에 ‘공동으로 인지를 납부함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 위 2009. 12. 1.자 인지보정은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의 항소장에 대한 인지보정으로 인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8) 제1심 재판장은 2010. 1. 25. 피고가 부족한 인지액을 납부하라는 보정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항소장을 각하한다.”는 내용으로 항소장각하명령(이하 ‘이 사건 항소장각하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이 사건 항소장각하명령의 대상

앞서 본 각 항소장의 제출관계, 제1심 재판장의 각 인지보정명령과 그 후의 인지보정 과정, 제1심 재판장의 석명준비명령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항소장각하명령에서 제1심 재판장이 각하한 피고의 항소장은 2009. 11. 10.자 인지보정명령의 대상이었던 피고 단독 명의의 2009. 11. 9.자 항소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원심결정 역시 이에 관한 판단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2. 이 사건 항소장각하명령의 적법 여부

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하 ‘인지규칙’이라 한다) 제20조 는 “1개의 소로써 주장하는 수 개의 청구의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되는 때에는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흡수되고, 그 중 가장 다액인 청구의 가액을 소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흡수법칙은 위와 같은 병합청구에서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고 이에 불복하여 하나의 항소장으로써 공동 명의로 항소를 제기한 피고들 사이에서도 적용된다.

그러나 피고들 사이에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인지는 원칙적으로 해당 소송행위에 대한 사법수수료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서 항소장에 붙인 인지는 당해 항소장의 적식성(적식성) 판단에 참작될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들이 수 개의 항소장으로 나누어 항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인지규칙 제24조 가 적용되어 각각 별도로 자신이 불복하는 범위의 소가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인지를 항소장에 붙여야 한다. 따라서 어느 피고가 먼저 단독 명의의 항소장에 인지를 붙여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다른 피고가 항소장을 먼저 제출한 피고의 동의를 받아 그를 포함하는 공동 명의의 항소장으로 항소를 제기하더라도 먼저 제출된 항소장의 인지첩부의 효력을 원용할 수는 없고 자신의 항소에 대한 별도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

다만 어느 피고가 인지를 붙이지 않은 채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한 후 다시 항소기간 내에 다른 피고와 함께 공동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이에 대한 인지를 붙인 경우에는(당초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인지를 붙이지 않았다가 인지보정명령에 따라 붙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 실질이 당초부터 공동 명의로 하나의 항소장을 제출한 경우와 차이가 없으므로,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거나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는 단독 명의로 먼저 제출한 항소장에 별도로 인지를 붙일 필요가 없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단독 명의의 항소장에 소정의 인지를 모두 붙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어 역시 단독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하여 항소를 제기한 피고는 그 후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항소인 명의에 포함된 피고등 공동 명의의 2009. 11. 11.자 항소장을 다시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현대증권 주식회사가 자신 명의의 항소장에 붙인 인지첩부의 효력을 원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제1심 재판장이 피고 단독 명의의 2009. 11. 9.자 항소장에 대하여 발한 2009. 11. 10.자 인지보정명령 자체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위 항소장을 각하한 제1심 재판장의 조치는 적법하고, 같은 취지에서 이를 유지한 원심결정에는 민사소송법민사소송 등 인지법의 해석·적용에 관한 잘못이 없다. 이에 관한 재항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다만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까지 항소인 명의에 포함된 피고등 공동 명의의 2009. 11. 11.자 항소장도 피고의 항소기간 내에 제출된 것이고, 피고등에 대한 제1심판결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는 그 불복범위 전체에 대하여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와 경제적 이익이 중복되므로, 위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대하여 피고등의 소송대리인이 불복범위가 가장 다액인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를 기준으로 인지를 붙인 이상, 피고는 인지규칙 제20조 에 따라 위 공동 명의의 항소장에 따른 인지납부의무를 다한 셈이다. 따라서 피고 단독 명의의 2009. 11. 9.자 항소장이 각하되더라도 피고등 공동 명의의 2009. 11. 11.자 항소장에 의한 피고의 항소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제1심법원으로서는 다른 사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재항고가 기각되어 종결되더라도 피고의 항소제기가 적법함을 전제로 그에 따른 사무처리 절차를 진행하여야 할 것임을 밝혀 둔다.

원심이 참조한 대법원 1998. 7. 27.자 98마938 결정 은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상고인이 상고기간을 경과한 후에 이미 인지를 붙여 상고한 다른 상고인과 함께 공동 명의의 상고장을 다시 제출하면서 다른 상고인의 상고장에 붙인 인지로써 자신도 인지첩부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할 것이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