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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다카1927 판결

[보증금][집32(3)민,69;공1984.8.15.(734)1269]

판시사항

가. 변론에서 계약서의 위조를 주장하는 피고가 동 계약서의 인부절차에서는 인영을 인정하나 권한을 넘어 사용한 것이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된 서증목록기재의 해석

나. 타인간의 민사사건에서의 증인이 자기부죄에 관하여 한 증언의 신빙성

판결요지

가. 피고가 증거로 제출된 계약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제1, 2차 변론에서 계속하여 주장하면서 제2차 변론기일에서 실시된 서증의 인부절차에서는 동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한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므로 서증목록기재 중 계약서의 인영을 인정하나 소외 (갑)이 권한을 넘어 사용한 것이다라고 기재된 서증인부 부분은 피고가 동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인영은 시인하나 동 문서는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의 인부로 봄이 상당하다.

나. 타인간의 민사사건에서 증인이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시인하는 증언을 한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믿는 것이 우리의 경험칙에 합당하다.

원고, 피상고인

엄석오

피고, 상고인

조규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장락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원고는 1981.7.30 소외 1 간에 출판물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와 소외 1 사이에 위 출판물위탁매매계약 체결당시 소외 1이 앞으로 원고에게 위 계약으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서적판매대금 채무 등을 소외 1과 연대하여 책임지기로 하는 내용의 연대보증을 한 사실을 단정하고 그 증거로 성립에 다툼이 없다 하여 갑 제2호증의2 및 그 인영부분을 인정하므로 문서 전체의 성립이 추정된다하여 갑 제1호증을 채택하고 있다.

2. 기록에 의하여 살피건대, 피고는 1982.6.3자 답변서에서 원고의 청구원인 사실을 전부 부인하고 동답변서를 제1심 제1차 변론(1982.6.3)에서 진술함과 동시에 작성자 김동호로 추정되는 「연대보증서를 마음대로 위조하였다」는 내용의 편지인 을 제1호증의 1,2를 서증으로 제출하고 또 1982.6.18자로 된 준비서면에서 소외 1이 김동호라는 가짜이름으로 피고의 인감증명 등 관계문서를 피고 모르게 위조행사하여 연대보증에 사용한 것이라는 취지를 기재하여 법원에 제출하고 동 준비서면을 제1심 제2차 변론(1982.7.1)에서 진술하였으며 그 후의 변론에서도 그 위조된 점의 입증에 역점을 두고 있음이 분명한데 피고는 동 제2차 변론에서 갑 제1호증인 계약서에 대하여 인영을 인정하나 소외 1이 권한을 넘어서 사용한 것이다. 갑 제2호증의 2인 인감증명에 대하여 성립을 인정하면서 담보용으로 준것을 위조하였다고 그 인부를 한 것임이 서증 목록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같은 날의 변론 및 그 이전의 변론에서 연대보증서인 위 계약서를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던 피고가 동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한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므로 위의 인부는 그 서증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인영은 시인하나 동 문서들은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의 인부로 봄이 상당할 것이며 한 걸음 나아가 그 진정성립을 시인한 것으로 본다면 소외 1 이라는 자가 김동호라고 변성명까지 한 점 및 그 가 제1. 2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자기의 위조행위를 자인하고 있으며(동인의 증언 및 형사기록검증결과 참조) 피고 본인이 소송수행한 점들을 참작하면 동 인부는 진실에 반하고 착오에 인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동 증언 및 형사기록검증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타인간의 민사사건에서 자기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시인을 하는 증언을 한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믿는 것이 우리의 경험칙에 합당할 것 인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자기부죄에 관한 동 진술 및 증언이 허위라고 볼 사정을 엿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동 서증들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그 자백취소를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는 당사자의 변론취지를 오해하였거나 자백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또 채증법칙을 어긴 처사라고 아니할 수 없으니 이 점을 논난하는 소론은 이유있어 원심판결을 파기 아니하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상석(재판장) 이일규 이성렬 이회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