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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36915 판결

[손해배상(자)][공1993.4.15.(942),1068]

판시사항

군 운전병이 상관이 마실 약수를 뜨고 돌아오는 길에 사적인 목적으로 친구집에 들러 무단운행을 하는 구간에서 피해자가 무단운행내용을 알고 조수석에 동승하였다가 사고를 당한 데 대하여 국가의 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군 운전병이 상관이 마실 약수를 뜨고 돌아오는 길에 사적인 목적으로 친구집에 들러 무단운행을 하는 구간에서 피해자가 무단운행내용을 알고 조수석에 동승하였다가 사고를 당한 데 대하여 국가의 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4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육군정보사 제○○○단장의 승용차 운전병인 소외 1(병장)이 1990.7.5. 23:00경 위 ○○○단장을 관사에 귀가시킨 후 관사 당번병인 소외 2(상병)의 부탁을 받고 위 ○○○단장이 마실 약수를 뜨러 피고 소유의 군수품인 (차량번호 생략) 승용차를 운전하여 원주종합운동장 앞 약수터에 가게 되었고(약수 뜨는 일은 평소 위 ○○○단장의 묵인 아래 시간의 정함이 없이 위 단장의 귀가 후에 이루어지고 있는 위 운전병의 주요 일과 중의 하나였다), 약수를 뜨고 돌아오는 길에 원주시 원동 주공아파트에 있는 소외 3의 집에 들려서 고교동창들을 만났다가 다음날인 6일 00:30경 친구인 소외 4를 강원 원주군 신림면 주천리에 있는 집에 데려다 주고 귀대하기 위하여 돌아오는 도중인 같은 날 02:00경 위 신림면 신림리 소재 신림지서 부근 5번 국도상을 시속 50킬로미터로 진행하다가, 야간에 짙은 안개로 우곡각도로임을 뒤늦게 발견하고 우회전 하려하였으나 달리던 탄력으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철도교각을 들이받아 드라이브 겸해서 따라나서 위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원고 1로 하여금 제1요추압박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사실, 원고 2는 위 원고의 어머니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위 형제들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위 ○○○단장 승용차의 운전병이 위 단장이 마실 약수를 뜨러갔다가 귀대하는 도중 다소 무단운행한 구간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위 운전병의 직무집행과 관련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에 따라 그 소속 운전병인 위 소외 1이 일으킨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차량의 운전병인 위 소외 1이 그의 친구를 집에 데려다 준다는 사적 목적을 위하여 이 사건차량을 무단운행하였고, 원고 1은 처음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알면서 무단운행을 하려는 위 차량에 동승하여 무단운행을 하는 구간에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위 소외 1이 위 원고를 태워준 후 귀대할 예정이었다고 하여도 위와 같은 무단운행내용을 알고 동승한 위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위 소외 1의 운전행위를 직무집행과 관련된 행위라고 볼 수 없는 것으로서, 단순히 귀대하는 도중에 편승시킨 것과 같이 볼 수 없는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