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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8. 5. 24. 선고 2017노756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일부인정된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강요미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최원석(기소), 박재영(공판)

변 호 인

변호사 박성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이유

1. 항소 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의 점(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피해자가 촬영한 자위행위 동영상 파일들을 전송받았을 뿐 이를 휴대폰에 저장하거나 유포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에게 음란 동영상과 사진 파일들을 전송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의 처벌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3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 5년간 등록정보 공개·고지)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해자로 하여금 음란 동영상을 촬영하여 전송하게 한 행위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심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 내용, 입법목적과 보호법익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관한 정의 규정을 두지 않고, 제작의 방법이나 목적에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는 점, ② 저작권법에서는 ‘제작’의 의미를 ‘음반 또는 영상물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것’으로 규정하는 점, ③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단순 촬영한 디지털 영상만으로도 즉시 유포 가능한 음란물을 쉽게 생성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촬영이 종료되어 그 영상정보가 파일 등의 형태로 스마트폰의 주기억장치 등에 입력되는 시점에 하나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점, ④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제작’을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그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으로 봄이 상당한 점(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등 참조)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돈을 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스마트폰으로 자위행위 등을 촬영하게 한 다음 그 스마트폰에 저장된 그 동영상 파일을 전송받은 행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의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그 동영상을 별도로 저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을 촬영하도록 지시하고, 그에 따라 피해자가 자신의 휴대폰에 부착된 카메라로 음란행위 장면 등을 촬영하여 그 영상정보가 휴대폰의 주기억장치에 입력되는 순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은 이미 완료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촬영된 동영상 등 파일을 전송받기만 하였을 뿐 이를 저장하거나 유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음란 동영상과 사진 파일들을 전송한 것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과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4세의 남자대학생인 반면, 피해자는 18세의 여자고등학생으로서 이 사건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하던 사이였던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음날까지 피해자에게는 거금인 68만 원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알고 피해자에게 접근하였고, 돈을 송금해줄 것처럼 유인하면서 피해자와 음란 동영상과 사진 파일들을 주고받은 점, ③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피해자 동생의 음란 동영상과 사진을 요구하는 중간에 여러 차례 돈을 송금해줄 것을 부탁한 점, ④ 피해자가 동생의 동영상과 사진은 곧바로 보내주기 어렵다고 하면서 돈을 먼저 보내줄 것을 애원하자, 피고인은 돈을 보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피해자는 돈을 받기 위해 앞서와 같은 행동을 하였음에도 피고인이 동생의 음란 동영상 등을 보내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하여 피고인을 책망한 점, ⑤ 비록 피해자가 성적으로 비교적 개방적인 성향을 보이기는 하나, 아무런 대가나 조건도 없이 생면부지의 성인남성과 변태적이고 음란한 영상과 대화를 거리낌 없이 주고받을 정도로 문란한 생활태도를 지닌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음란 동영상과 사진 파일들을 전송하는 것에 대하여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따른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돈을 미끼로 여자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음란 동영상 등을 촬영하게 한 다음 이를 전송받고, 성적 욕망 만족을 목적으로 음란사진 등을 피해자에게 전송하는 한편, 피해자에게 초등학생인 여동생의 음란 영상을 촬영·전송하도록 강요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여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 사건 범행 수법이 매우 나쁘고, 범행 과정에서 나이 어린 피해자가 겪었을 성적 수치심도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초등학생인 피해자의 동생까지 끌어들여 자신의 변태적인 성욕을 채우려고 시도했던 점, 피고인은 2013년경 유사한 수법으로 강요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및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소지)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이 당심까지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은 1992년생으로서 아직 젊고, 위 집행유예 전과 이외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직접 접촉하는 범행을 저지르거나 피해자로부터 전송받은 동영상 등을 유포하지는 않았고, 강요 범행도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여 피해자 측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24조의5 , 제324조 제1항 (강요미수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앞서 본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 제49조 제1항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이 아직 젊은 점, 피고인의 왜곡된 성적 충동은 수형생활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 등을 통하여 완화되거나 교화될 여지가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정환경 및 사회적 유대관계, 이 사건 범행의 내용, 경위 및 결과,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와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양형의 이유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에서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등록대상 성범죄인 판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 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김문관(재판장) 박성준 최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