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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21.6.22. 선고 2020구합5083 판결

인도적체류허가불허결정취소

사건

2020구합5083 인도적체류허가불허결정취소

원고

1. A

2. B

3. C

피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

변론종결

2021. 5. 11.

판결선고

2021. 6. 22.

주문

1.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8. 12. 14. 원고 A에 대하여 한, 2018. 10. 24.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한 각 인도적체류 불허가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들은 D공화국(이하 'D'이라 한다) 국적자들로, 관광통과(B-2) 체류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하였다.

○ 원고들은 피고에게 각 난민인정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들의 주장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the 1951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이하 ‘난민협약’이라 한다) 제1조 및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the 1967 Protocol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이하 ‘난민의정서’라 한다) 제1조에서 규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 난민불인정결정(이하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원고들은 각 처분에 불복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법무부장관은 같은 이유로 이의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 원고별로 각 입국, 각 난민인정신청, 각 처분, 각 이의신청, 각 이의신청기각결정의 일자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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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들 주장의 요지

난민법, 난민협약,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이하 '고문방지협약'이라 한다),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의 해석상 원고들과 같이 대한민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에게는 대한민국 정부에 인도적체류허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다.

원고들의 각 난민인정신청에는 모두 난민인정이 되지 않을 경우 인도적체류허가를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바, 따라서 피고의 각 처분에는 원고들의 위 인도적체류 허가신청에 대한 각 불허가결정의 뜻도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들에게 난민인정 요건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D으로 귀국할 경우 '고문 등의 비인도적 처우나 처벌 또는 그 밖의 상황으로 인하여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 등을 현저히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사람들'에 해당하여 적어도 난민법 제2조 제3호의 인도적 체류허가 사유는 존재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각 처분 중 인도적체류허가신청에 대한 각 불허가결정 부분은 모두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국민의 적극적 신청행위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 등). 이러한 법리는 외국인의 적극적 신청 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거부행위 등의 항고소송 대상적격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바, 원고들에게 인도적 체류허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법규상 신청권의 인정 여부

헌법과 관계 법령 및 국제법규의 내용 등을 아래와 같이 살펴 보건대, 원고들이 피고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법규상의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신청권의 존부

일반적으로 외국인에게 인정되는 헌법상의 기본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

치, 행복추구권 등과 같은 '인간으로서의 권리'에 국한되고, 국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급부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외국인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권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비호를 요청하는 권리로서 외국인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로서 당연히 인정되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2) 조약과 국제법규에 따른 신청권의 존부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1992. 12. 3. 비준한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는 1993. 3. 3. 및 1992. 12. 3.에 각 발효되었고, 대한민국은 1995. 2. 8. 고문방지협약에도 가입하였다.

그런데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는 외국인이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 가입 국가에 인도적체류허가를 구할 신청권이 있다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인도적체류허가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 해석상으로도 위와 같은 신청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

또한 고문방지협약 제3조 제1항은 "어떠한 당사국도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다른 나라로 개인을 추방·송환 또는 인도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협약 가입 국가가 고문을 받을 위험이 있는 사람을 다른 나라로 추방·송환 또는 인도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를 부담하는 것과 외국인에게 인도적 체류허가를 구할 신청권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위 협약 제3조 제1항 등을 근거로 외국인이 대한민국을 포함한 위 협약의 체약 당사국에게 적극적으로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를 갖는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난민협약, 난민의정서와 고문방지협약 이외에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다른 조약 및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서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인도적체류허가를 구할 신청권을 인정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3) 법률에 따른 신청권의 존부

난민법에는 외국인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를 부여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난민법 제2조 제3호, 난민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법무부장관에게 '난민 인정을 신청한 외국인에 대하여 인도적체류허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행정청에게 어떠한 행정작용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 상대방에게 행정청에 대하여 해당 행정작용을 하여줄 것을 구할 신청권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난민법 제2조 제3호 등의 규정을 근거로 외국인이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1)

또한 다른 법령에도 외국인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를 부여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한편 출입국관리법 제16조의2 제1항에 '선박등에 타고 있는 외국인의 비호(庇護)신청권’이 규정되어 있으나, 그 신청에 따라 이루어지는 같은 조항의 ‘난민임시상륙허가’와 난민법 제2조 제3호의 ‘인도적체류허가’는 각 요건, 절차, 허가권자, 효과를 모두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므로 위 출입국관리법 조항을 인도적체류허가 신청권의 근거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조리상 신청권의 인정 여부

원고들이 피고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더라도,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 출입국관리행정은 내·외국인의 출입국과 외국인의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조정함으로써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도모하는 국가행정으로서, 이와 같은 출입국관리에 관한 사항 중 특히 국민이 아닌 외국인의 입국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서 광범위한 정책 재량의 영역에 놓여 있는 분야이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4헌마346 결정 등). 외국인에 대한 인도적 체류허가 여부 역시 위와 같은 출입국관리행정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출입국관리행정청인 피고에게 광범위한 정책재량이 허용된다.

◎ 일반적으로 조리(條理)란 ‘사물의 본질적 법칙 또는 사물의 도리’ 등의 개념으로 이해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외국인에 대한 인도적 체류허가 여부는 한 국가가 주권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광범위한 정책 재량을 행사하면서 다양한 측면들을 종합한 후 이를 판단해야 할 사항이므로, 한 국가의 내부적, 시대적 상황 등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도적체류허가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외국인인 원고들이 피고에게 사물의 본질적 법칙이나 도리 등에 의하여 당연히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우리나라와 같은 성문법 국가에서 조리는 어디까지나 보충적인 법원(法源)으로서만 기능하는 것이므로, 입법자가 어떠한 행정작용에 대한 당사자의 신청권을 인정하는 성문법규를 두지 않기로 결정하였다면 사법기관인 법원으로서는 그러한 입법자의 결단을 존중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조리를 근거로 그 행정작용에 대한 당사자의 신청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며, 그것이 주권국가로서의 기능 수행과 밀접한 관련 있는 외국인의 국내 체류에 대한 사항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가 제정한 난민법상 외국인에 대하여 난민인정 신청권만을 부여하고, 인도적 체류허가 신청권은 인정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라. 소결

이상과 같이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인도적 체류허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설령 원고들의 각 난민인정신청 및 피고의 각 처분에 인도적체류허가 신청 및 그에 대한 거부의 취지가 각기 포함되어 있다고 보더라도, 그 거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모두 대상적격이 없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5.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현룡

판사 조정익

판사 김연준

주석

1) 국회에 2009. 5. 25.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명칭으로 제출되었던 법률안 제27조에는 외국인에게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인도적 지위 부여를 신청할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이 있었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 종료 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2011. 12월 작성되어 본회의에 제출된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 심사보고서'는 외국인에게 인도적 지위 부여에 관한 신청권을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였고, 결국 2012. 2. 10. 법률 제11298호로 제정되어 2013. 7. 1.부터 시행된 난민법은 외국인의 인도적체류허가 신청권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는바, 이러한 난민법의 제정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자의 의도는 난민법상 외국인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신청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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