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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4. 14. 선고 85다카1189 판결

[약속어음금][집35(1)민,230;공1987.6.1.(801),775]

판시사항

가. 법인의 어음행위방식

나. 약속어음의 선의취득에 관한 심리 및 판단을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법인의 어음행위는 어음행위의 서면성, 문언성에 비추어 법인의 대표자 또는 대리인이 그 법인의 대표자 또는 대리권자임을 어음면상에 표시하고 기명날인하는 대리방식에 의하든가 법인의 대표자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고 직접 법인의 대표자의 명의로 서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는 자의 대행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만일 어음행위자가 대리(대행)권한 없이 대리(대행)방식에 의하지 아니한 어음행위를 하였다면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가 된다.

나. 법인이 약속어음에 피배서인을 백지로 한 배서를 하여 보관하고 있던 중 분실하였는데 갑이 위 법인의 직원이라고 자칭하는 무권리자로부터 그 약속어음을 단순히 교부받은 경우에는 이 같은 어음은 단순한 교부만으로도 양도가 가능한 점과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갑의 위 약속어음의 취득은 권한 없는 직원이 한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로 인한 것으로는 볼 수가 없고 다만 어음행위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유통된, 즉 교부행위가 흠결된 어음으로서 무권리자로부터 양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어음법 제16조 에 따라 갑이 그 약속어음을 취득할 당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를 심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상 고 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죽봉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로케트전기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보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 내지 제3점을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를 보면, 원심은 피고가 1983.9.16 소외 동양전기산업주식회사에게 액면 금 10,000,000원, 지급기일 1984.1.9 발행지 및 지급지 각 서울특별시, 지급장소 주식회사 조흥은행 중앙지점, 수취인 위 소외회사로 된 약속어음 1매를 물품대금조로 발행교부하고, 위 소외회사는 이를 할인하기 위하여 위 어음이면의 피배서인을 백지로 한 채 배서를 하여두고 회사관리부 차장인 소외인에게 보관시키던 중 위 소외인이 1983.9.17. 10:00경 위 회사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배재빌딩 안에서 분실한 사실과 원고는 같은 날 14:00경 위 소외회사의 이(한문생략)차장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로 어음할인의 요청을 받고 이를 응낙한 후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고 나타난 약 25세 가량의 설명불상 남자로부터 그의 신분을 확인하거나 위 소외회사에 문의함이 없이 이 사건 어음을 교부받고 액면금에서 지급기일까지 월 2푼 9리의 이자를 공제한 잔액을 그에게 지급하여 어음할인을 하여 준 사실 및 원고는 위 어음의 최후소지인으로서 백지로 된 피배서인란에 원고의 성명을 보충한 후 지급기일인 1984.1.9 지급장소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분실된 어음이라는 이유로 지급거절당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소외회사의 직원이라고 자칭하면서 위 회사를 대리하여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어음을 양도한 위 성명불상자는 실제로 위 회사를 대리할 권한이 없는 자이므로 비록 위 어음면상 위 소외회사의 배서가 진정하게 이루어졌고 원고가 이를 취득할 당시 위 성명불상자를 위 소외 회사의 적법한 대리권자로 믿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위 어음상의 권리를 적법하게 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2) 법인의 어음행위는 어음행위의 서면성, 문언성에 비추어 법인의 대표자 또는 대리인이 그 법인의 대표자 또는 대리권자임을 어음면상에 표시하고 기명날인하는 대리방식에 의하든가 법인의 대표자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고 직접 법인의 대표자의 명의로 서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는 자가 대행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만일 어음행위자가 대리(대행)권한 없이 대리(대행)방식에 의하지 아니한 어음행위를 하였다면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이미 피배서인란이 백지로 된 채 법인의 배서가 적법히 기재되어 배서의 어음행위가 있었고 다만 배서가 된 어음을 분실당한 뒤에 법인의 직원이라고 자칭하는 자로부터 피배서인란이 백지로 되어 있는 이 사건 약속어음을 단순히 교부받은 경우 이 같은 어음은 단순한 교부만으로도 양도가 가능한 점과, 앞에서 설시한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약속어음의 취득을 위의 권한 없는 직원이 한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로 인한 것으로는 볼 수가 없다 할 것이고 다만 어음행위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유통된 즉 교부행위가 흠결된 어음으로서 무권리자로부터 양도받은 것으로 보아야 사리에 맞다.

따라서 원심은 어음법 제16조 에 따라 이 사건 약속어음을 양도받은 원고가 위 약속어음을 취득할 당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가를 판단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원심은 만연히 원고가 적법한 대리권자로부터 이 사건 약속어음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을 들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필경 어음행위의 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어음의 선의취득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 논지들은 이유 있다고 하겠다.

(3) 그러므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달식(재판장) 이병후 황선당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85.5.17선고 84나2350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