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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8. 25. 선고 2019가단5317324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경 담당변호사 정하연 외 1인)

피고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제 담당변호사 문윤정)

2020. 7. 21.

주문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가. 1,6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16.부터 2020. 1. 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73,637,9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8.부터 2020. 8. 2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가. 주문 제1의 가.항과 같다.

나. 105,197,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피고들은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중 각 1/3 지분씩을 소유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3. 8. 15.경부터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1층 중 약 26.4㎡(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를 임차하여 오다가, 2017. 7. 5. 피고들과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1억 2,000만 원, 월 차임 460만 원, 기간 2017. 8. 15.부터 2019. 8. 14.까지, 임대차기간이 종료한 경우 건물의 반환을 지연하는 경우에는 지연기간 중 차임의 2배를 배상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19. 3. 6. 피고들에게 권리금회수의사를 밝히며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2019. 5. 13. 이 사건 부동산의 재건축을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19. 7. 8. 소외 1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의 인테리어, 시설, 집기 등 일체와 영업노하우 등의 양도 대가로 1억 3,000만 원의 권리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30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2019. 7. 11. 피고들에게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소외 1을 소개하였다.

마. 피고들은 2019. 7. 15. 원고에게 소외 1과 신규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이나, ① 법령에 따른 인상된 보증금 및 월차임을 고려해 책정할 것이고, ② 재건축을 위한 스케줄에 의거하여 금년 6월까지 지구단위계획 변경 및 기획 설계, 기본설계를 마치었고, 현재 건축 인허가 심의를 밟고 있다는 정보를 신규임차인이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③ 신규임차인이 위 재건축 계획에 따라 언제라도 철거예정기일에 이 사건 상가를 피고들에게 인도한다는 확약을 보장하고, 만일 이를 어길 경우 피고들이 받는 피해에 대해 신규임차인이 모든 책임을 지도록 물적 보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바. 이에 원고는 재건축 이후에도 이 사건 상가의 면적 및 위치와 유사한 점포를 합리적인 조건으로 소외 1에게 다시 임대해주는 조건으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피고들은 재건축을 시작할 때인 2020년 초까지만 영업을 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사. 이에 소외 1이 피고들과의 임대차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와의 권리금 계약을 해제하였고, 원고는 2019. 8. 5. 소외 1에게 계약금 1,300만 원을 반환하였다.

아. 원고는 2019. 10. 15. 피고들에게 이 사건 상가를 인도하였고, 인도일까지 월 460만 원의 비율에 의한 차임을 모두 지급하였다.

자. 피고들은 2019. 10. 23. 원고에게 보증금 반환의 명목으로 1억 3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차. 2019. 8. 14. 기준 이 사건 상가의 권리금의 감정평가액은 105,197,000원이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15호증, 을 제1, 2,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상가의 인도일까지의 월 차임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 전액을 반환하였어야 함에도 1억 350만 원만을 반환하였으므로, 그 차액인 1,6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인도일 다음 날인 2019. 10. 16.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또한, 피고들이 원고가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하였으므로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18. 10. 16. 법률 제15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의4 에 따라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임차보증금반환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서, 그 피담보채무 상당액은 임대차관계의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이므로,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에서 그 피담보채무를 공제한 나머지만을 임차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8330 판결 ).

(2)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인도일까지 월 차임 2배 지급 약정에 따라 2개월간의 추가 차임 920만 원을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아니하여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하면서 이 사건 상가를 점유한 것이어서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위 손해배상 예정액이 공제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채권자는 채무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의 발생 및 그 액수를 증명하지 아니하고 예정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으나, 반면 채무자는 채권자와 채무불이행에 있어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묻지 아니한다는 약정을 하지 아니한 이상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위 예정배상액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는바(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83797 판결 ), 피고들이 2019. 10. 15. 이전에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상가를 인도하지 않은 것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다시 피고들은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의 이행제공이 있었으므로 원고의 동시이행항변권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는 이 사건 상가의 원상회복 비용 약 730만 원을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을 제8호증의 영상만으로는 원고가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피고들이 원상회복에 730만 원을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따라서 피고들은 주1) 연대하여 원고에게 1,6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이 사건 상가 인도일 다음 날인 2019. 10. 16.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0. 1. 7.까지는 민법이 정하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 제3항 에 의하면,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등을 함으로써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고들이 이 사건 상가를 임차하려던 소외 1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개월이라는 임대차기간 제한 조건을 요구함으로써 결국 소외 1이 피고들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포기하게 된 것은 피고가 원고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 의 5년의 임대차기간이 도과하였으므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 에 따라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여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에 따른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하므로(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 ),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들은 이 사건은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 , 제10조 제1항 제7호 가목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나 나목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우선 피고들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리고 을 제3, 6, 1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9. 9.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실시된 구조안전진단결과 현재의 구조설계기준을 적용하면 이 사건 부동산에 내력 보강이 필요한 상태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위 구조안전진단결과에 의하면 ‘콘크리트압축강도 평균 18.25N/㎟(추정 설계치 18N/㎟)로 나타났으며, 광파기에 의한 건물기울기를 조사한 결과 A등급으로 나타나 문제가 없’고, 보수·보강 공사 후 이 사건 부동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 사실, 이 사건 이전에는 이 사건 부동산의 안전성이 문제된 적이 없어 보이는 사실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에 이 사건 부동산과 같이 건축한 지 오래된 건물에 대하여 현재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대부분의 건물이 낮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건물 노후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가 지나치게 넓어져서 법이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철거를 이유로 갱신 거절이 허용되는 경우를 제한하고 있는 취지를 무의미하게 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안전사고의 우려로 이 사건 부동산의 보수나 재건축을 위하여 점유를 회복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마지막으로 피고들은, 이 사건 상가는 이 사건 부동산의 대대적인 재건축 공사로 인해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예정이므로 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 에 의하여 원고에 대해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은 임대차목적물이 그대로 존치됨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철거 후 재건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 아닌 것으로 주2) 보이고, 을 제8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가 퇴거한 후 이 사건 건물을 실제로 철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데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그 손해액은 신규임차인인 소외 1이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1억 3,000만 원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시의 권리금인 105,197,000원 중 낮은 금액인 105,197,000원이라고 할 것이다.

(6) 다만, 권리금 회수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에도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이 적용되므로 공평의 원칙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이 가능하다고 할 것인데,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서 6년 동안 영업을 하여 온 점, 이 사건 부동산이 위치한 지역 상권의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부동산에 상당한 보수·보강이 필요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70%로 제한한다.

(7)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73,637,900원(= 105,197,000원 × 70%)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0. 1. 8.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0. 8. 25.까지는 민법이 정하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주3)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춘수

주1) 건물의 공유자가 공동으로 건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수령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임대는 각자 공유지분을 임대한 것이 아니고 임대목적물을 다수의 당사자로서 공동으로 임대한 것이고 그 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주2) 피고들의 주장에 의하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가, 나목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1년 6개월 이상의 재건축 등을 이유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되게 되어 부당하다.

주3)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지는 각 청구마다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7다20692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