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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771 판결

[변호사법위반(일부 인정된 죄명 : 변호사법위반방조)][공2000.2.1.(99),344]

판시사항

[1]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의 의미

[2]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파트건설사업주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필요한 자료제공의 일환으로 실시한 하자감정행위가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대리'의 의미 및 피고인이 자신과 하자감정용역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사건에 관하여 소송서류 및 형사고소장을 작성하여 주고 재판부의 현장검증에 참여하여 하자내역을 설명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 같은 조 소정의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은, 법률상의 권리의무에 관하여 다툼 또는 의문이 있거나 새로운 권리의무관계의 발생에 관한 사건 일반에 있어서 그 분쟁이나 논의의 해결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법률사무취급의 한 태양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따라서 '감정'은 법률상의 전문지식에 기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관하여 판단을 내리는 행위로서 법률 외의 전문지식에 기한 것은 제외되어야 한다.

[2]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파트건설사업주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필요한 자료제공의 일환으로 실시한 하자감정행위가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가 규정하는 '대리'는 사실상 본인을 대신하여 법률사건에 관여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피고인과 하자감정용역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하여 소송서류 및 형사고소장을 작성하여 주고 재판부의 현장검증에 참여하여 하자내역을 설명하는 등의 행위는 비록 그 소송사건에 관하여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송대리인이 따로 선임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사실상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신하여 구체적인 소송사건에 관여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의 '대리'에 해당한다.

피고인

피고인 1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김용학

주문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니, 공소외 주식회사로 있는 피고인이 판시와 같은 변호사법위반 행위를 하였다고 본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은 없다.

그리고 하자감정용역계약의 당사자가 법인인 공소외 주식회사로 되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변호사법위반의 행위주체를 위의 법인으로 볼 것은 아니다.

상고이유 중의 이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법리오해의 주장에 관하여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은, 법률상의 권리의무에 관하여 다툼 또는 의문이 있거나 새로운 권리의무관계의 발생에 관한 사건 일반에 있어서 그 분쟁이나 논의의 해결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법률사무취급의 한 태양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따라서 '감정'은 법률상의 전문지식에 기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관하여 판단을 내리는 행위로서 법률 외의 전문지식에 기한 것은 제외되어야 할 것 임은 상고이유의 주장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3도3453 판결 참조).

그러나 기록에 의하니,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아파트 입주민들과의 하자감정용역계약체결을 전후하여 그 아파트 입주민들을 상대로 아파트부실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절차 및 소장 작성 등에 관하여 강의하는 한편(수사기록 1권 365, 367, 372면, 소송기록 521면 등), 하자의 색출 및 하자에 따른 손해액 산출업무를 실비로 대행하여 줌과 아울러 입주민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그 기술적, 법적 절차까지도 대행하여 준다는 취지로 광고하였고(수사기록 1권 368, 374, 397면 등) 이 사건 각 아파트 입주민들 또한, 아파트건설사업주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수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상당한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나머지, 대한건축사협회 등과 같은 보다 전문적인 하자감정기관을 제쳐놓고 피고인에게 그 하자감정에 관한 용역을 의뢰함으로써(그러한 의미에서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은 피고인이 경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를 소송용역업체라 칭하기도 하였다. 수사기록 1권 6면 참조) 피고인은 궁극적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파트건설사업주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필요한 자료제공의 일환으로 이 사건 하자감정을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건물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통상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있어서 부실시공의 내역 및 그로 인한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의 손해배상액 산정의 유력한 자료가 된다는 점을 더하여 고려할 때, 피고인의 이 사건 하자감정은 구체적인 법률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건축관계 전문지식에 기한 판단으로서의 성질뿐만 아니라, 피고인 나름대로의 경험을 토대로 한 법률적 지식에 기하여 장차 아파트 입주민들의 청구가능한 손해배상액에 관한 피고인의 법률적 견해표명을 겸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하자감정행위는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소정의 '감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가 규정하는 '대리'는 사실상 본인을 대신하여 법률사건에 관여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하자감정용역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원고들을 위하여 원심 판시와 같은 소송서류 및 형사고소장을 작성하여 주고 재판부의 현장검증에 참여하여 하자내역을 설명하는 등의 행위는 비록 그 소송사건에 관하여 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이 따로 선임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사실상 원고들을 대신하여 구체적인 소송사건에 관여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의 '대리'에 해당하고 , 피고인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데 대하여 따로 그 대가를 지급받은 바 없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한 금전적 대가는 피고인이 애당초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지급받거나 지급받기로 약정한 하자감정용역대가 속에 이미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인이 판시와 같은 일반법률 사건에 관하여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법률상담을 하여 주고 그에 대하여 따로 그 대가를 지급받은 바 없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판시 법률상담행위 등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피고인이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상고이유 중의 이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최용기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이 피고인의 판시 변호사법위반방조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그 방조죄의 성립에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이 당해 소송의 당사자인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이라고 하여 달리 처리할 것은 아니다.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이용훈 조무제(주심)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