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피고인은 카메라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은 당시 해당 용변 실에 피고인의 여자 친구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빨리 나오지 않으면 사진을 찍는다고

말하고 사진을 촬영한 것이며, 피고인과 여자 친구는 신체 사진 등을 촬영해 오던 터 여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진을 촬영한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해당 용변 실에 자신의 여자 친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사진을 촬영한 것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

가. 피고인은 여자 화장실 안에 완전히 들어가 피해자가 있는 용변 실 문 바로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피고인이 이와 같이 여자 화장실 안에 완전히 들어갔다면, 화장실 안에 2개의 용변 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사진을 찍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고

이 법정에서 증언하였는바, 피해자로서는 이미 피고인과 합의를 하였기에 굳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같은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진을 촬영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