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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7. 8. 선고 2002두864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2005.8.15.(232),1341]

판시사항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며, 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이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로서는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상고인

재단법인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이건웅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보조참가인이 해산하였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법인'이라 한다)은 참가인 법인이 이미 해산결의를 완료하여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원고를 재임용할 참가인 법인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법인이 청산절차를 종료하지 않은 이상 해산결의를 완료하였다는 사유만으로 그 법인격이 소멸되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며, 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이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로서는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 고 할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 법인은 그 인사관리규정에 직원의 임용은 계약제에 의하되 그 계약기간은 초임은 1년, 재임용 이상은 2년으로 하고, 원장은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이전에 근무성적평정 결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 이를 통보하며(제8조의2 제1항, 제2항, 제4항), 그 재임용의 심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제45조) 각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그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인 근무성적평정의 시기, 방법, 평정의 공개와 이의절차 및 평정에 의한 재임용결정기준 등에 관하여 직원평정규정 및 연구결과평가운영세칙 등을 두어 상세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데, 특히 직원평정규정 제20조는 평정의 등급을 1등급에서 5등급까지로 구분하고, 제29조는 그 중 1, 2, 3등급 해당자는 재임용으로 결정하고 4등급의 경우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며 5등급 해당자는 재임용 취소로 결정하도록 각 명시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제반 규정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 법인의 연구원은 비록 기간을 정하여 임용되었다 하여도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에 의하여 일정한 등급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되리라고 하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비록 최초의 임용기간이 이미 종료되었다 하여도 그를 재임용에서 제외한 참가인 법인의 조치가 소정의 절차를 위반하여 무효임을 주장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 할 것이니,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참가인 법인과 원고와의 임용계약기간이 원래 1999. 12. 31. 종료될 예정이었더라도 참가인 법인의 원장이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의 통보절차를 위배하였다면 재임용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원고로서는 재임용의 기대권과 재임용에 따른 급여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등 법률상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 법인과 사이의 연봉제 임용계약은 계약기간이 1999. 1. 1.부터 1999. 12. 31.까지이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임용계약은 종전의 임용계약에 따라 계약기간이 2000. 1. 1.부터 2000. 12. 31.까지 1년간 연장될 뿐이고 이 기간 또한 경과되어 원고와의 임용계약관계는 다시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는 참가인 법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근무성적평정 결과 최하위의 점수를 받기는 하였으나 전체 평정의 45%를 차지하는 1999년도 연구실적의 질적 평가에서 3명의 평가위원 중 1명이 이례적으로 다른 평가위원의 평가에 비해 극히 낮은 점수를 주는 바람에 결국 최하위로 평가되었던 것이고, 이는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심히 의심되는 불합리한 평가로서 만약 재평가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원고가 재임용에 적합한 다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음을 전제로, 참가인 법인이 계약기간 만료 하루 전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한 다음 계약기간 만료 당일에 재임용 제외 사실을 통보하면서 재임용에서 제외된 이유에 관하여도 설명하여 주지 아니함으로써, 원고가 연구실적평가 결과의 열람 및 재평가 요구, 재임용 탈락에 대한 재심요청 등의 기회를 처음부터 봉쇄당한 채 당연퇴직처리되고 말았으니 참가인 법인의 원고에 대한 재임용 거부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기간을 정한 근로관계와 부당해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8.29.선고 2001누13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