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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다203229 판결

[보증채무금][미간행]

판시사항

[1]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지급보증에 대하여 보험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보증보험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시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는 ‘우연성’과 ‘선의성’이 요구되는지 여부(적극) / 보증보험계약의 주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 경우, 보증보험계약의 효력(무효) 및 이때 보증보험계약의 보험자가 주계약이 통정허위표시인 사정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도 보증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호성기업의 소송수계인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호성기업의 파산관재인 원고

피고, 상고인

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강훈 외 3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의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은 그 성질상 조합원 상호의 이익을 위하여 영위하는 상호보험으로서 보증보험과 유사하므로 이에 대하여 보험의 법리가 적용된다 (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8다88221 판결 등 참조).

한편 상법 제644조 에 의하면,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사고가 발생할 수 없는 것인 때에는 보험계약의 당사자 쌍방과 피보험자가 이를 알지 못한 경우가 아닌 한 그 보험계약은 무효이다. 보증보험계약은 보험계약으로서의 본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적어도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시에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는 우연성과 선의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보증보험계약의 주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 때에는 보험사고가 발생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보증보험계약은 무효이다. 이때 보증보험계약이 무효인 이유는 보험계약으로서의 고유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이므로, 보증보험계약의 보험자는 주계약이 통정허위표시인 사정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도 보증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81623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은 2차 하도급변경계약을 주계약으로 하여 체결되었는데 2차 하도급변경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므로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도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파산관재인인 원고는 통정허위표시의 무효로써 대항할 수 없는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다음, 2차 하도급변경계약이 통정허위표시인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즉, 피고 주장과 같이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의 주계약인 2차 하도급변경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면,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은 보험사고가 발생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상법 제644조 에 의하여 무효이다. 이 경우 원고가 2차 하도급변경계약이 통정허위표시인 사정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2차 하도급변경계약이 통정허위표시인지 여부를 살펴서 하도급대금지급보증계약 당시에 그 보험사고가 발생할 수 없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이를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보험계약의 우연성과 선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