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치매에 걸린 배우자인 피해자의 가슴 부위 등을 부엌칼로 수회 찌르고,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2회 내리쳐 살해한 사건이다.
국가와 사회가 보호하여야 할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빼앗는 살인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
피고인이 칼로 피해자의 가슴과 온 몸을 찌르고 망치로 머리 부위를 내리쳤는바, 범행의 수법이 잔혹하다.
피해자는 사망 직전까지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유족들이 받게 되었을 상실감과 정신적 충격 역시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1960. 3. 12. 혼인신고를 한 이래 약 60년간 원만한 결혼생활을 해왔고 2012년경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한 피해자를 장기간 홀로 병수발을 하였다.
피고인은 자신도 치매와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요양병원에도 가지 않겠다고 하자 병수발에 지쳐 힘들고 자녀들에게 부담도 되지 않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여 범행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피고인은 범행 전에 피해자와 함께 사망하기 위하여 유서를 작성해 놓기도 하였다.
범행 수법이 잔혹하기는 하나 피고인은 당초 목을 졸라 살해하려고 하다가 피해자의 힘이 세 저항하면 실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 방법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자녀들, 손자녀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