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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7052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일부예비적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업무상횡령·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2009하,2063]

판시사항

사기죄에서 피해자에게 대가가 지급된 후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가 보유하고 있는 그 대가를 다시 편취하거나 피해자로부터 그 대가를 위탁받아 보관 중 횡령한 경우, 별도의 사기죄나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사기죄에서 피해자에게 그 대가가 지급된 경우,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가 보유하고 있는 그 대가를 다시 편취하거나 피해자로부터 그 대가를 위탁받아 보관 중 횡령하였다면, 이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가 발생한 경우이므로, 기존에 성립한 사기죄와는 별도의 새로운 사기죄나 횡령죄가 성립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2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천경득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나타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 공소외 1 유한회사에 의해 엑스박스 360 게임기(이하 ‘게임기’라고 한다) 및 그 게임타이틀, 주변기기 등(이하 게임기와 통틀어 ‘게임기 등’이라고 한다)의 국내총판으로 선정되어 게임기 등 유통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게임사업본부장인 피고인 2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영업팀장인 피고인 3 및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게임기 등을 공급받아 이를 다시 하위 판매업체에 공급하는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1과,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1 유한회사에 대한 결제자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로 자금여력이 풍부해진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경영진을 기망하여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게임기 유통사업에 진출하도록 함으로써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자금을 끌어들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1 유한회사에 대한 결제대금을 마련하기로 공모하고, 사실은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게임기 유통사업에 참여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게임기 등을 공급받더라도, 당시 지속적인 덤핑판매로 인하여 게임기의 시장가격이 공급가보다도 낮게 형성되어 있어,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게임기를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경영진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3 주식회사의 2006년도 순이익이 20억 원에 달하고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게임기 유통사업에 진출하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① 신주인수방식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게임기 유통사업에 참여하도록 한 다음, 2007. 3. 7.경 신주인수대금 명목으로 10억 1만 2천 원(이하 ‘이 사건 인수대금’이라고 한다)을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고, ② 2007. 2. 27.경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공급받을 게임기 등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공소외 4 주식회사 소유의 공장용지 및 건물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2억 원의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고 한다)을 설정하도록 함으로써 그 담보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고, ③ 2007. 3. 7.경 공소외 2 주식회사와 사이에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게임기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후, 게임기 등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2007. 3. 16.경 812,290,600원, 2007. 4. 13. 1,504,629,500원(이하 ‘이 사건 선급금’이라고 한다)을 각 공소외 2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피고인들의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대한 위 각 편취의 점은 모두 포괄하여 일죄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기죄의 성립과 죄수 및 공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3이 피고인 1과 함께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공소외 3 주식회사 인수 등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대한 위 편취 범행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2의 이 사건 인수대금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사기) 부분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나타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2가, ① 피고인 1에게 게임기의 덤핑판매를 지시하였다는 점, ② 피고인 1, 3과 함께 특판 거래를 가장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를 통해 게임기를 덤핑판매하였다는 점, ③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공소외 3 주식회사 인수를 위한 실사과정에서 피고인 1, 3에게 허위사실을 말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점, ④ 공소외 3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제공한 담보가 담보가치가 없는 것임을 알았다는 점, ⑤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게임기 등을 판매한 대금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기존채무를 변제받을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위 각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들의 이 사건 게임기 공급에 대한 특경법위반(사기)의 주위적 공소사실 및 특경법위반(횡령)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 즉,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게임기 등을 다시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공급하더라도 이를 정상적으로 판매하여 그 대금을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지급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경영진을 기망하여,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공급받은 64억 원 상당의 게임기 등 가운데 47억 원 상당을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다시 공급하도록 함으로써 공소외 3 주식회사가 위 47억 원 상당의 게임기 등을 편취하도록 하였다거나(주위적 공소사실),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게임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피고인 1이 피고인 2, 3과 공모하여 위 47억 원 상당의 게임기 등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임의로 이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공급·인도함으로써 횡령하였다(예비적 공소사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게임기 유통사업을 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기망에 속아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그 인수대금을 지급하고, 선급금을 지급하며,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줌으로써 특경법위반(사기)죄가 성립된 이상, 그 후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선급금 및 이 사건 근저당권의 담보설정 한도 내에서 64억 원 상당의 게임기를 교부받은 것은 특경법위반(사기)죄가 성립한 후 그 중 일부 대가의 지급에 다름 아니어서, 이에 관하여 새로운 특경법위반(사기)죄나 특경법위반(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게임기 등 중 70%에 해당하는 47억 원 상당의 게임기 등을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판매한 것도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게임기 판매전략에 따른 것일 뿐 별도의 특경법위반(사기)죄나 특경법위반(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기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그 대가가 지급된 경우,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가 보유하고 있는 그 대가를 다시 편취하거나, 피해자로부터 그 대가를 위탁받아 보관 중 횡령하였다면, 이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가 발생한 경우라고 할 것이어서, 기존에 성립한 사기죄와는 별도의 새로운 사기죄나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위 47억 원 상당의 게임기 등을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공급하여 판매하도록 한 것이 공소외 4 주식회사의 판매전략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그와 같은 판매전략이 피고인들의 기망에 의해 수립된 것이거나,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한,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게임사업본부장인 피고인 1이 게임기 등을 횡령하려는 의도로 수립한 것이라면 위 게임기 등에 대한 사기죄나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더 나아가 피고인들이 공소외 4 주식회사를 기망하여 위 게임기 등을 편취하거나, 위 게임기 등을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공급하여 횡령하기로 공모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가렸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이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인수대금, 선급금의 지급 및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으로 인한 특경법위반(사기)죄가 성립된 이상, 그리고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게임기 판매가 공소외 4 주식회사의 판매전략에 의한 것인 이상, 위 게임기 등에 관하여 별도의 새로운 특경법위반(사기)죄나 특경법위반(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데에는, 사기죄나 횡령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의 이 사건 게임기 공급에 대한 특경법위반(사기)의 주위적 공소사실 및 특경법위반(횡령)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유죄 또는 일부 이유에서 무죄로 인정한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특경법위반(사기)죄 부분도, 이 사건 게임기 공급에 대한 특경법위반(사기)의 주위적 공소사실과 포괄일죄로 공소제기 되었으므로 함께 파기되어야 하며, 또한 피고인 1, 3의 나머지 각 범죄사실에 대한 부분 역시 위 피고인들의 특경법위반(사기)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