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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red_flag_2서울고등법원 2017. 4. 27. 선고 2017노312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정현승(기소), 전석수(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이헌 담당변호사 임다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배임죄에서의 손해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뿐만 아니라 가치의 감소라고 볼 수 있는 재산상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되고, 배임행위가 법률상 무효라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에 대하여 무효일지라도 공소외 1 회사에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7. 1.경부터 배합사료 판매 회사인 공소외 1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2012. 5. 29.경부터 공소외 2가 운영하는 ○○농장 및 △△농장에 배합사료를 판매해왔다. 피고인은 거래처와 계속적 거래를 유지하기 위하여 할인이 필요한 경우 영업관리 매뉴얼에 따라 할인율을 결정하고 내부 결재를 받아 공소외 1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가. 물량장려금, 선입장려금 명목 할인

피고인은 2013년 7월경 공소외 2에게 58,887,045원 상당의 배합사료를 공급하고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1 회사에 보고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고 공소외 2에게서 받아야 할 사료대금 중 400만 원을 물량장려금1(사료 ㎏당 공급단가 할인) 명목으로 할인하여 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5년 5월경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공소외 2에게 5,216,582,621원 상당의 배합사료를 공급하고 물량장려금1, 물량장려금2(사료 운송비 할인), 선입장려금(○○농장이 사료공급 전에 대금을 미리 지급한 경우 이자 할인) 명목으로 공소외 1 회사의 내부 결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단가를 조정하거나 대금을 할인하여 합계 559,001,386원을 할인해 주었다.

나. 출하장려금 명목 할인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14년 8월경 공소외 1 회사에 보고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고 공소외 2에게서 받아야 할 사료대금 중 12,500,000원을 공소외 1 회사의 매뉴얼에 없는 출하장려금(공소외 1 회사를 거쳐 돼지를 출하한 경우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임의로 할인해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2에게 571,501,386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공소외 1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3. 인정되는 사실관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공소외 1 회사는 사료 제조,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에서 경기도 지역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이며, 공소외 2는 40년 이상 양돈업에 종사하면서 ○○농장을 아들 공소외 3, 딸 공소외 4의 명의로, △△농장을 조카 공소외 5의 명의로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나.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사이의 사료 거래

1) 피고인의 영업으로 공소외 1 회사는 2012. 5. 1.경부터 ○○농장에 사료를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와 2012. 5. 25.경 사료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1항은 ‘공소외 1 회사는 실수요자(공소외 2)의 거래 사정이나 거래 실적에 따라 별도 부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쌍방이 합의한 여신 회전일에 따른 정율 또는 정액의 매출에누리 및 장려금 등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 부칙을 변경함으로써 사료의 공급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

공소외 1 회사의 영업사원들이 거래처와 새로운 거래를 개설하거나 거래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거래(개설)품의서’, ‘거래(변경)품의서’를 작성하여 결재받는 것으로 보이고,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사이의 거래 개설과 그 이후의 거래 변경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결재절차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계약 중 2012. 5. 29.자 부칙에 따른 거래조건은 아래와 같으므로 공소외 1 회사의 승인 없이는 단가로 공급되는 사료에 대한 할인이나, 정해진 물량장려금, 운반장려금, 회전장려금 외의 장려금이 추가될 수 없다.

① 자돈 사료인 □□ 사료와 □□ ◇◇◇ 사료는 공장도 가격의 95%로 공급

② 다른 사료는 단가로 계약하되, ☆☆ 임신돈 사료 480원(kg단위, 이하 같다), ☆☆ 포유돈 사료 510원, ▽▽▽ 젖돈 사료 485원, ▽▽▽ 육성돈 사료 460원

③ 물량장려금으로 □□ 사료는 톤당 60,000원, □□ ◇◇◇ 사료는 톤당 80,000원을 지급

④ 운반장려금으로 벌크는 톤당 10,000원, 지대는 포당 500원 지급(여기서 벌크는 톤 단위로 포장되는 사료를 의미하고, 지대는 20~25kg 단위의 종이포장지로 포장되는 사료를 말한다)

⑤ 회전장려금(선입장려금이라고도 한다)은 당월 말일 기준으로 선입금된 금원에 대하여 월 매출액의 1.5배를 한도로 2%의 이자를 할인 계산하여 적용

2) 공소외 2는 2012. 5.경 공소외 1 회사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사료 거래를 시작한 이래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사료대금의 할인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공소외 2와의 거래를 지속하기 위하여 사료대금을 할인하거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정해진 장려금 이외의 추가 장려금 등을 결정할 권한이 없음에도, 2012. 5.경부터 정해진 단가에 따라 공급하여야 하는 임신돈, 포유돈, 젖돈, 육성돈 사료에 대해서도 물량장려금을 지급하고, 선입장려금을 높여 임의로 작성한 장부를 매달 공소외 2에게 교부하였다.

3)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장부에 기재된 할인액(사료 종류별로 ㎏당 할인액, 물량장려금)은 일정하지 않고 계속 바뀌는데 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4) 공소외 2는 2012. 5.경부터 2015. 6.경까지 공소외 1 회사와 거래하였는데, 2013. 5.경 공소외 1 회사와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고 공소외 1 회사가 작성한 장부에 따라 정산을 마친 후 2013. 7.경부터 거래를 재개하였다.

5) 한편 공소외 2와 공소외 1 회사는 2014. 5. 28. 물량장려금을 □□ 사료는 ㎏당 70원, □□◇◇◇ 사료는 kg당 90원으로 올리고, 그 외 단가계약 품목인 모돈, 젖돈, 육성돈 사료에 대하여도 kg당 10원의 물량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장려금 지급 조건을 일부 변경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임의로 작성하여 교부한 장부에는 이미 2012. 5.부터 임신돈, 포유돈 사료는 ㎏당 각 26원, 젖돈, 육성돈 사료는 ㎏당 각 6원의 물량장려금이 산정되어 있었다. 또한 2013. 3.부터 이미 □□ 사료의 물량장려금을 ㎏당 70원, □□ ◇◇◇ 사료의 물량장려금을 ㎏당 90원으로, 2013. 11.부터 □□ 사료의 물량장려금을 ㎏당 80원으로 각 올린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6) 피고인이 작성한 장부 중 ‘월별 선입 및 장려금 내역’에는 2014년 8월에 이 사건 계약에는 전혀 없는 항목인 출하대금 명목의 할인으로 1,250만 원이 기재되어 있고, 2014년 9월에는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서 개인적으로 빌린 1,300만 원도 출하대금 명목 할인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공소외 1 회사의 거래내역통보와 공소외 2의 태도

1)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와 거래를 시작한 2012. 5.부터 ○○농장과 △△농장에, 매월 말일마다 그달의 판매량, 매출액, 장려금(물량장려금, 회전장려금), 입금액, 잔액 등을 기재한 ‘거래내역통보서’를, 반기마다 사료 판매대금 잔액을 기재한 ‘잔액확인서’를, 매년 연말에 그해의 장려금 지급액수를 기재한 ‘장려금지급통보서’를 각각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위 ‘거래내역통보서’에는 ‘현재 사료대금 잔액을 아래와 같이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라며, 혹시 이상이 있을 시에는 즉시 당사 고객지원팀으로 전화주시면 재확인하여 통지해 드리겠습니다.’, ‘수령 후 7일 이내에 이상 여부를 통보하지 않으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정하겠습니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2) 공소외 2는 위 거래내역통보서를 받고서 공소외 1 회사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2014년 여름경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자신이 보내준 자료가 맞는 것이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또한 공소외 2는 공소외 1 회사가 위 거래내역통보서의 월간 매출액을 기초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자 이에 맞추어 매입(세)액을 기재하여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였다.

라.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2, 피고인 사이의 분쟁

1) 공소외 1 회사의 직원인 공소외 6은 2015. 6. 11.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쌍방을 대리하여 공증인 공소외 7로부터 2015년 증서 제650호 양도담보부채무변제(준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받았다(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 이 사건 공정증서는 ‘공소외 2는 2015. 6. 11. 공소외 1 회사에 대하여 7억 원의 채무를 부담함을 승인하고, 이를 2015. 6. 18.까지 지급하지 않을 경우 즉시 강제집행을 당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며, 공소외 2는 공소외 1 회사에 모돈 800마리, 자돈 2,400마리, 육성돈 2,200마리, 비육돈 3,500마리를 양도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2)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이 다른 거래처의 출하대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자 피고인이 관리 중인 거래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와 관련된 문제점을 발견하였고, 피고인은 2015. 6. 19. ‘○○농장과 관련된 책임미수금 574,793,475원을 2015. 7. 17.까지 전액 상환할 것을 각서한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공소외 1 회사에 교부하였다.

3) 공소외 1 회사는 2015. 7. 21. 사료거래 외상 잔액으로 ○○농장에 588,214,883원, △△농장에 26,823,605원을 청구하는 내용의 최고장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소외 2는 2015. 8. 11.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교부받은 ‘월별 선입 및 장려금 내역’에 따르면 오히려 공소외 1 회사로부터 19,557,857원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발송하였다.

4) ○○농장의 명의상 대표인 공소외 3은 2015. 9. 17.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5가합1835호 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공소외 1 회사는 반소( 2015가합9945호 )로 공소외 3을 상대로 물품대금 588,214,883원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공소외 3은 반소에 대하여 ‘피고인이 통보한 거래내역에 따라 사료대금을 지급하면 되고, 이에 따르면 오히려 공소외 1 회사에 대하여 2천만 원 정도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5) 위 법원은 2016. 9. 7. 이 사건 공정증서가 공소외 3의 적법한 위임 아래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외 3의 본소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대리권이 없고,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외 3의 항변을 배척하고 공소외 1 회사의 반소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현재 공소외 3이 항소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나2067081호 로 계속 중이다).

4.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의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2로서는 피고인에게 사료대금을 할인하거나 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할인 또는 추가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공소외 1 회사에 구체적·현실적인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이 야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공소외 2는 오랫동안 양돈업에 종사하며 사료 거래를 한 사람으로서 영업사원의 업무권한 범위에 관하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임의로 작성하여 준 장부는 장려금 액수 등이 일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이례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③ 공소외 2는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장부와 다른 내용의 거래내역통보서, 잔액확인서, 장려금지급통보서 등을 매월 또는 반기, 연말마다 받고도 공소외 1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였다.

④ 공소외 2는 공소외 1 회사와의 거래를 일시중단하면서 공소외 1 회사의 거래장부에 따라 정산을 하기도 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 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따라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의 사료대금 할인 내지 추가 장려금 지급 약속 행위가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고 보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에 실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의 영업담당 직원으로서 공소외 2가 실제로 운영하는 ○○농장, △△농장에 사료를 공급하는 업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할인을 요구하는 공소외 2에게 추가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선입장려금을 높여 작성한 장부를 교부함으로써 그 거래를 지속할 수 있었다.

② 공소외 2는 2013. 5.경 거래를 일시 중단하였다가 2013. 7.경부터 다시 거래를 시작하였는데, 공소외 2는 2014년 여름경 공소외 1 회사가 보낸 서류와 피고인이 교부한 장부가 차이가 있어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자료가 맞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③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의 행위를 알게 되자 피고인으로부터 이행각서를 작성받았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2측에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으며, 결국 위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공정증서는 무효로 판단되었다.

④ 공소외 1 회사가 사료대금을 청구하는 최고장을 보내자 공소외 2는 오히려 자신이 공소외 1 회사로부터 받을 돈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는 등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공소외 2측에서 공소외 1 회사를 상대로 먼저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공소외 1 회사도 공소외 2측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에서 공소외 1 회사의 반소청구가 받아들여졌으나 공소외 2측에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

⑤ 위 사건 제1심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공소외 2측에서 피고인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계약상 책임에 관련한 것이고,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측에 대하여 사용자책임 기타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물론 공소외 2측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에 구체적·현실적인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이 야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한편 원심이 드는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은 은행의 지점장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물품대금지급보증서를 발급하였으나 그에 따른 거래 자체가 개시되지 아니한 사안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위 제2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및 경찰 각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8,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고소장(첨부된 증거목록 순번 제2번 내지 제8번 포함), 수사보고(순번 제12번), 수사보고(순번 제14번, 첨부된 순번 제15번, 제16번 포함), 수사보고(순번 제21번, 제23번), 장려금 지급 통보서(순번 제27번), 거래내역통보서(순번 제28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란 기재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란 기재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의 영업사원으로서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임의로 사료대금을 할인하여 준 점, 범행의 기간, 방법, 피해의 액수 등에 비추어 죄질이 나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피고인에게는 벌금형 이외의 범죄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별다른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은 영업사원으로서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공소외 1 회사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이러한 불리한 정상, 유리한 정상을 포함하여 피고인의 연령·성행·지능·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① 공소외 2는 공소외 1 회사가 발송한 거래내역통보서에 기재된 금액을 매입금액으로 회계처리 하였으므로 공소외 2가 취득한 이득이 있다고 할 수 없고, ②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장부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하여 임의로 작성된 것인데도,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공소외 2의 진술만을 근거로 산정된 피해금액은 과다하게 산정된 것으로 부당하며, ③ 피고인은 '갑‘의 지위에 있는 공소외 2의 계속되는 대금할인 요구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대금할인을 해 주었을 뿐이므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에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이상 공소외 2가 공소외 1 회사의 계산에 따라 매입금액을 회계처리 하였더라도 공소외 1 회사에 손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고,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피해금액을 인정한 점, 피고인은 2015. 6. 19. 공소외 1 회사에 ‘○○농장과 관련된 책임미수금 574,793,475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점, 검사는 공소외 1 회사의 장부와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임의로 작성하여 교부한 장부를 기초로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의 주장을 반영하여 피해금액을 산정한 점 등에 비추어 그 피해액이 과다하게 산정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③ 피고인은 아무런 권한 없이 임의로 사료대금을 할인하여 준 점, 2014년 여름경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 회사의 장부가 아니라 자신이 보내 준 장부가 맞는 것이라고 말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주(재판장) 신종오 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