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재물손괴] 항소[각공2017상,354]
피고인이 갑과 교제하다가 결별한 데 앙심을 품고, 3회에 걸쳐 갑의 차량의 운전석 또는 조수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킴으로써 차량 제동장치 등에 장애를 일으켜 운행 중 차량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우연을 가장하여 갑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피고인이 갑과 교제하다가 결별한 데 앙심을 품고, 3회에 걸쳐 갑의 차량의 운전석 또는 조수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킴으로써 차량 제동장치 등에 장애를 일으켜 운행 중 차량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우연을 가장하여 갑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자동차 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의도로 브레이크 오일이 누수되도록 조작한 것으로 의심이 드나, 브레이크 오일 유출로 인하여 갑의 차량은 브레이크의 제동 기능에 다소 장애가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더 나아가 그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였거나 그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어 필연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과 갑의 관계 및 결별 이후 피고인의 행동 등에 비추어 갑에 대하여 애정 혹은 집착의 감정을 품고 있던 피고인이 아무런 계기도 없이 갑자기 갑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속단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교통사고로 갑이 사망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 또는 그와 같은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려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고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하였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곧바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갑이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을 개별적·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것이 갑을 살해하려는 동기와 의도에서 비롯된 살인 범행 자체의 실행의 착수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형법 제13조 , 제250조 제1항 , 형사소송법 제307조 , 제308조 , 제325조
피고인
유지열 외 1인
법무법인 건우 담당변호사 윤보성 외 1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살인미수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의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피고인은 약 3년간 자동차 정비 관련 업무에 종사한 자로, 피해자 공소외 1(여, 37세)과는 2016. 1.경부터 2016. 5.경까지 교제하였다가 헤어진 사실이 있다.
1. 2016. 8. 26.경 재물손괴
피고인은 피해자와 헤어진 이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편함에 편지를 넣거나 전화를 하였음에도 피해자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게 되자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6. 8. 26. 21:48경 울산 북구에 있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모 아파트 ○○○동 부근 주차장에서, 이전에 피해자 몰래 복사하여 보관하고 있던 차량 열쇠를 이용하여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피해자 소유인 (차량등록번호 생략) 마티즈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고 한다)의 시정되어 있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간 다음, 준비한 차량 냉각수를 차량 내부에 뿌려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45,000원 상당의 립스틱 2개, 물티슈 1개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2016. 8. 28.경 재물손괴
피고인은 2016. 8. 28. 23:23경 위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이 사건 차량의 내부로 들어간 다음, 준비한 차량 냉각수를 차량 내부에 뿌려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45,000원 상당의 립스틱 2개, 물티슈 1개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진술기재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수사보고(재물손괴 피해금액 산정에 대하여)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66조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범정이 더 무거운 2016. 8. 28.경 재물손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몰수
1. 주장의 요지
2016. 8. 28. 23:23경 피해자의 차량 내부에 있었던 립스틱 2개와 물티슈 1개는 피고인의 2016. 8. 26.자 범행에 의하여 이미 손상되어 효용을 상실한 물건들이므로, 피고인이 다시 위 물건들에 차량 냉각수를 뿌렸다 하더라도 손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최초 범행으로 차량 내부에 있던 립스틱 2개와 물티슈 1개가 차량 냉각수 등으로 인하여 악취가 나서 즉시 폐기처분하였고, 피고인의 두 번째 범행에 의하여 손상된 것은 피해자가 새로 갖다놓은 물건들이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의 최초 범행 시점과 두 번째 범행 시점 사이에는 이틀간의 간격이 있고, 피해자는 그 사이에 차량을 운행하면서 최초 범행으로 인하여 차량 내부의 물건이 손상되었음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위와 같이 악취가 나는 물건이 주로 미용 내지 청결 목적에 사용되는 것일뿐더러 값비싼 물건도 아니므로 운전자로서는 즉시 그 물건을 폐기하고 악취를 제거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달리 위 진술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의 2016. 8. 28.자 범행으로 인하여 손상된 립스틱과 물티슈는, 피고인의 2016. 8. 26.자 범행에 의하여 손상된 것과 동일한 물건이 아니라, 위 범행으로 인하여 손상된 물건을 피해자가 폐기한 후 새롭게 차량 안에 갖다놓은 물건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4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기본범죄: 2016. 8. 26.자 재물손괴죄
○ 손괴범죄 〉 일반적 기준 〉 제1유형(재물손괴 등) 〉 가중영역
○ 특별양형인자
- 가중요소: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 감경요소: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
○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1년 6월
나. 제2범죄: 2016. 8. 28.자 재물손괴죄
○ 손괴범죄 〉 일반적 기준 〉 제1유형(재물손괴 등) 〉 가중영역
○ 특별양형인자
- 가중요소: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 감경요소: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
○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1년 6월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형량 범위: 징역 8월~2년 3월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2회에 걸쳐 피해자의 물건을 손괴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몰래 소지하고 있던 차량 열쇠를 이용하여 야간에 피해자의 차량에 침입하는 등 범행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실행하였다. 피고인은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피해자의 관심을 끌고 피해자와 다시 연락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며, 이 사건 범행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연락하지 아니하자 피해자 차량의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파손하여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등 더욱 위험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지르기도 하였는바, 그 범행동기, 범행 후의 정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합계 90,000원 정도에 불과하여 실제 피해가 비교적 경미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과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를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공소외 1에 대한 집착으로 사로잡혀 있던 피고인은 위 범죄사실과 같이 2회에 걸쳐 공소외 1의 차량 내부 물건을 손괴하였음에도 공소외 1로부터 항의를 받은 사실도 없고, 공소외 1이 이에 대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달리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리 알고 있던 자동차 관련 기술과 인터넷을 통해 습득한 지식 및 공소외 1 주거지 주변에 급경사 도로가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공소외 1의 차량 제동장치 등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켜 운행 중 차량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우연을 가장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2016. 9. 1.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1. 23:52경 위 장소에서, 미리 준비한 10mm 렌치를 이용하여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이 사건 차량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고 연결 부위를 틀어지게 하여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1이 2016. 9. 2. 오후경 울산 남구 소재 도로에서 위 차량을 운행하던 중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차량 간격을 넓게 유지하면서 저속으로 운전하는 등 조치를 취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나. 2016. 9. 3.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3. 22:30경 위 장소에서, 공소외 1이 제동장치를 정비한 것을 확인한 다음,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공소외 1은 2016. 9. 4. 10:00경 위 아파트 진입로 부근 급경사 내리막 도로에서,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 후 저속으로 운행하면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다. 2016. 9. 5.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5. 22:20경 위 장소에서, 공소외 1이 재차 제동장치를 정비한 것을 확인한 다음,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려 하다 볼트가 꽉 조여져 있자, 조수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키고, 운전석 휠 너트를 풀어 구동장치에 장애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공소외 1은 2016. 9. 6. 13:00경 위 장소에서, 위 차량을 운행하려다 브레이크 페달이 밀리고 브레이크 오일이 유출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등 제동장치 장애를 인식하여 차량 운행을 포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 관련 법리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하거나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브레이크 오일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의 힘을 유압으로써 바퀴에 부착된 휠 실린더까지 전달시켜주어 차량을 감속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차량 뒷바퀴와 브레이크 호스 사이의 연결볼트가 풀린 상태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경우 연결볼트가 풀린 지점에서 브레이크 오일이 부분적으로 누유되어 바퀴 쪽으로 유압이 100% 전달되지 못하게 됨으로써 제동력이 떨어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지게 되는 점, ② 피고인은 자동차 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위 범행을 실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차량 열쇠와 10mm 렌치를 준비한 점, ③ 피고인은 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뒷바퀴와 브레이크 호스 사이의 연결볼트를 풀어서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켰고, 2016. 9. 5.자 범행 시에는 위 차량의 차량 운전석 뒷바퀴 부분의 볼트가 정비업자에 의하여 쉽게 풀 수 없도록 조치되었음에도 범행을 포기하지 않고 반대편 조수석 뒷바퀴 부분의 볼트를 풀어버리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을 시도한 점, ④ 피고인은 범행 전후 공소외 1의 동태 및 이 사건 차량의 수리 여부를 계속 살폈던 점, ⑤ 피고인은 최초 수사기관에서 범행 동기에 관하여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⑥ 이 사건 차량이 주차되어 있던 장소에서 대로변까지는 경사지와 급커브 구간이 있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큰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일으킬 의도로 브레이크 오일이 누수되도록 조작한 것으로 의심이 들기는 한다.
나. 그러나 검사가 제출하거나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차량의 브레이크 호스를 절단할 당시 교통사고로 공소외 1이 사망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 또는 그와 같은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려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① 피고인은 연결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일부만 유출시켰을 뿐 공소사실의 요지 가.항 기재와 같이 연결부위를 틀어지게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차량의 뒤틀린 부분은 누군가가 일부로 발생시킨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외력으로 연결볼트를 돌리는 과정에서 볼트에 접착되어 있던 호스가 찢어짐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차량정비업자 공소외 2의 진술이 이에 부합하는 점, ② 피고인이 최초 차량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켰음에도, 공소외 1은 다음 날 약 20분 내지 25분 거리에 있는 부모님의 집까지 차량을 운전하면서 브레이크를 사용하였고, 운전 중에 브레이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아니함을 인식하였음에도 운전을 멈추지 아니하였으며, 다음 날 다시 부모님의 집에서부터 최초 차량이 주차된 아파트로 되돌아오면서도 자식들을 탑승시킨 채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온 점, ③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두 번째, 세 번째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킨 직후에도 공소외 1은 인근 자동차정비소까지 직접 차량을 운전해 간 점, ④ 차량정비업자 공소외 2는 수사기관에서 차량이 두 번째 입고될 때까지는 차량노후화 또는 자연적인 외부 충격에 의하여 연결볼트가 풀린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운전석을 앞으로 당기고 힘껏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면 브레이크가 작동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브레이크 오일의 유출 정도가 심각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도로교통공단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확인된 브레이크 오일 누유 정도(브레이크 오일탱크의 바닥까지는 주입된 상태)를 근거로 할 때, 유압을 전달시키는 마스터실린더 부분은 정상 작동될 개연성이 높으므로 급격한 제동력의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고, 다만 ‘본 건 사고는 브레이크 호스 연결볼트가 풀린 비정상적인 상태이므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연결볼트 부분에서 유압(브레이크 오일)이 지속적으로 빠져 마스터실린더까지 오일이 부족해질 경우 제동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만을 부가한 점, ⑥ 일반적인 자동차 운전자는 브레이크 오일이 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브레이크 경고등을 통하여 그 이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또 시동을 걸거나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몇 번 밟으면서 그 이상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공소외 1은 페달을 몇 번 밟으면서 브레이크에 이상이 있음을 알아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⑦ 이 사건 차량이 주차된 공소외 1의 아파트에는 대로변까지 경사지와 급커브 구간이 있기는 하나, 위 차량이 주차되어 있던 장소는 경사지가 아니라 평지로 된 일반적인 주차공간이므로 급제동과 전후방 기울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곧바로 신속하게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하는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브레이크 오일 유출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은 브레이크의 제동 기능에 다소 장애가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여기서 더 나아가 그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였거나 그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어 필연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2) (1)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교제하다가 2016. 5.경 헤어진 이후 공소외 1에 대한 미련을 가진 채 수시로 공소외 1을 미행하거나 공소외 1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자택우편함에 편지를 넣어두는 등 계속 연락을 시도하면서 다시 교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2) 피고인은 공소외 1과 완전히 연락이 끊어진 이후 공소외 1과 다시 연락을 할 방법을 찾다가 이 사건 차량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 차량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스스로 연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차량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기로 마음먹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피고인과 공소외 1이 교제 당시 공소외 1이 운행하는 이 사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차정비업에 종사하는 피고인이 공소외 1을 대신하여 차량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오곤 했던 점, 피고인은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기 전에 이미 위와 같은 목적으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차량 안에 냉각수를 뿌리는 등 이 사건 차량에 문제를 일으키기 위하여 일탈행동을 시도하였던 점, 피고인은 브레이크 호스를 자르거나 브레이크 오일을 완전히 유출시킴으로써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킬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그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브레이크 오일 일부만 유출시키는 데 그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3) 이와 같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의 관계 및 결별 이후 피고인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에 대하여 애정 혹은 집착의 감정을 품고 있었던 피고인이 아무런 계기도 없이 갑자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속단할 수 없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등으로 입건되기 이전까지 폭력성을 인정할 만한 범죄전력이 전혀 없다. 비록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일시적으로 공소외 1을 죽이고 싶을 만큼 공소외 1에 대한 배신감의 정도가 깊을 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내연관계의 공소외 1이 피고인에 대하여 결별을 통보하고 피고인의 지속적인 연락에 응답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자신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못 볼 바 아니고, 그와 같은 표현만으로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려는 인식이 있었다거나 그와 같은 결과 발생의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설령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고서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곧바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공소외 1이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을 개별적·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 형벌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상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였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그것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동기와 의도에서 비롯된 살인 범행 자체의 실행의 착수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살인미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의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