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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7.7.6. 선고 2016구합66001 판결

이사선임처분취소

사건

2016구합66001 이사선임처분취소

원고

1. A

2. B

피고

교육부장관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C.

변론종결

2017. 6. 26.

판결선고

2017. 7. 6.

주문

1. 피고가 2016. 4. 19. D, E, F, G, H, I울 피고보조참가인의 이사로 선임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기재와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JI)의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C(이하 '참가인 학교법인'이라 한다) 운영

1) 참가인 학교법인은 '학교법인 K'이라는 명칭으로 1967. 3. 9. L에 의해 설립되었다가 그 명칭이 1979. 1. 1. '학교법인 M'으로, 1995. 9. 1. 현재의 명칭인 '학교법인 C'으로 각각 변경되었다. 참가인 학교법인은 현재 N대학교(변경 전 교명 '0대학', 'P대학')를 운영하고 있다.

2) J는 1977년경 '학교법인 K'을 인수한 후 법인명을 '학교법인 M'으로 변경하였다. J는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로 취임하여 학교법인을 운영하다가 1992. 5. 20. 이사직을 사임하였으나 사임 후에도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Q2)이 참가인 학교법인을 사실상 운영하게 된 1994년 4월경까지 참가인 학교법인을 운영하였다.

3) 한편 원고들은 1987. 9. 10.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로 취임하여 원고 A은 1992. 6. 30.까지, 원고 B은 1990. 9. 29.까지 재직하였다.

나. 학교법인의 양도·양수

1) J는 1993년 6월 하순경 참가인 학교법인의 공금을 인출하여 자신이 경영하던 R(참가인 학교법인은 R의 주식 중 51%를 소유하고 있었다)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약 55억 원(이후 유죄판결로 확정된 금액은 약 81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었고, J의 동서로 당시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장이던 S은 1993년 8월경 참가인 학교법인 명의로 발행한 수표 및 어음을 부도내고 도피하였다.

2) J가 구속되고, S이 도피하여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자 일부 이사들은 J의 지시에 따라 U를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후 피고의 승인을 얻었고, U는 이사장 직무대행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3) 교육부는 1993. 10. 13.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참가인 학교법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였다. 교육부의 거듭된 촉구에도 참가인 학교법인이 1994년 2월경까지 교비유용액 환수, 사채상환 등을 이행하지 못하자, 교육부는 1994. 3. 31.까지 시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임원취임의 승인취소를 포함한 제재조치를 하겠다고 통고하였다.

4) U는 J에게 학교법인이 당면한 재정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력이 있는 제3자에게 학교법인을 양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당시 수감 중이던 J도 그에 동의하여 U에게 학교법인을 인수할 제3자를 물색하도록 하였다.

5) U는 인수희망자들 중 주식회사 T(이하 'T'이라 한다)을 인수자로 결정한 후 참가인 학교법인을 대표하여 1994. 1. 8. T의 대표이사인 Q과 '학교법인 양도양수계약서'(갑 제12호증의 1)를 작성하였고, J의 처인 V은 위 계약을 보증하였다. 그 후 교육부 관계자가 학교법인을 매매하는 듯한 표현을 시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U는 1994. 3. 15. Q과 아래의 내용을 포함한 약정서(갑 제12호증의 2)를 작성하였다(이하 위 약정서 작성에 따른 계약을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

O T은 참가인 학교법인에 135억 원의 범위 내에서 돈을 출연하여 참가인 학교법인의 채무

를 변제하되, 채무정리 업무는 참가인 학교법인과 T이 구성하는 부채정리위원회의 결정

에 따른다.

○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진은 T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동시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현 이사

진 해임결의 및 T이 지명한 이사장과 이사 선임 결의를 한다.

○ 참가인 학교법인은 설립자의 포기각서를 T에 제출한다.

6) 그 후 1994. 4. 8. U의 소집으로 이사회가 개최되었는데, 당시 이사이던 W, X, U, Y, Z이 위 이사회에 참석하여(원고 A은 사임서와 함께 위임장을 제출) 기존 이사들이 모두 사임하고, Q 및 Q이 지명한 AA, AB, AC, AD, AE, AF을 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하였고(이하 '1994. 4. 8.자 이사회 결의'라 한다), 같은 날 새로이 선임된 이사들은 Q을 이사장으로 선출하였다.

7) Q을 비롯한 신임 이사들은 1994. 5. 10. 피고로부터 임원취임을 승인받았고, 1995. 9. 1. 학교법인의 명칭을 현재의 명칭인 '학교법인 C으로 변경하였다.

다. 1994. 4. 8.자 이사회 결의 무효 및 임시이사 선임

1) 참가인 학교법인이 AG, AH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사건 항소심에서 대구고등법원은 1996. 11. 8. J는 1990. 1. 1.부터 1993. 8. 23. 까지 한 번도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67회에 걸쳐 필요할 때마다 참가인 학교법인의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던 이사들의 인장을 이용하여 이사회를 적법하게 개최한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해 왔으므로, 그 무렵 이사로 선임된 Y, U, Z은 이사회 결의 없이 이사로 취임한 자들로 이들이 참석해 의결한 1994. 4. 8.자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무효인 이사회 결의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Q은 참가인 학교법인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95나505), 이에 참가인 학교법인이 상고하였으나 1997. 6. 10. 기각되었다( 대법원 96다55648).

2) 위 판결이 확정되자 Q은 1997. 12. 12. 피고에게 임시이사선임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1998. 1. 16. AI 등 7인의 임시이사를 선임하였다.

라. 임시이사에 의한 정식이사 선임

1) 위 임시이사들은 1998, 2. 7.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Q 등 7인을 정식이사로 선임하였다(이하 '1998. 2. 7.자 임시이사회 결의'라 한다). 정식이사들은 1998. 2. 12. 피고로부터 임원취임을 승인받았고,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하여 Q을 이사장으로 선출하였다.

2) 그 후 Q은 참가인 학교법인이 운영하던 구 P대학의 본관, 보육관, 체력단련공사를 AJ에 맡기면서 비자금을 조성하여 부동산과 골프회원권 등을 구입하는 등의 비리 혐의로 수배되어 도피하였다.

3)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들은 2000, 3. 4.경 이사회를 개최하여 AK을 이사 겸 이사장에서 해임하고, AL를 이사 겸 이사장으로 선임하였다.

4) 참가인 학교법인이 J, V을 상대로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제기한 건물명도 소송에서 대구지방법원은 2012. 2. 16. '피고가 선임한 임시이사는 정식 이사를 선임할 권한이 없으므로, 임시이사들이 정식 이사를 선임한 1998. 2. 7.자 임시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무효인 이사회 결의에 의하여 선임된 정식 이사들은 이사로서의 자격이 없으며, 이사 자격이 없는 이사들이 AL를 이사 겸 이사장으로 선임한 2000. 3. 4.자 이사회 결의도 무효이므로 AL는 참가인 학교법인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011가합13399), 참가인 학교법인의 항소(대구고등법원 2012나1628), 상고(대법원 2013다32703)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13. 7. 25. 확정되었다.

마. 임시이사 선임 및 학교법인 정상화 과정

1) 대구지방법원 2011가합13399 판결이 확정되자 피고는 2013. 9. 12.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라 한다)에 참가인 학교법인에 이사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보고를 하였다.

2) 조정위원회는 2013. 10. 17. 제92차 회의에서 법률특별소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비록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무효이나,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이전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임시이사를 선임한 후 실질적인 운영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판단하여 그 결과에 따라 학교법인 정상화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3) 조정위원회는 2014. 1. 16. 제95차 회의에서 8인(J 측 추천자 2인, Q 측 추천자 2인, 학내구성원 추천자 1인, 관할청 추천자 1인, 대구지방변호사회 추천자 1인, 대구 회계사협회 추천자 1인)의 임시이사를 선임하기로 의결하였고, 2014. 3. 1. 위와 같이 추천된 임시이사들이 취임하였다.

4) 그 후 조정위원회는 J 측과 Q 측을 대상으로 청문을 실시하여 이 사건 양도양 수계약의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그 과정에서 J 측은 Q 측이 교비를 횡령하여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서 약정한 금원을 출연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5) 조정위원회는 2015. 6. 29. 제112차 회의에서 7인(J 측 추천자 2인, Q 측 추천자 1인, 관할청 추천자 4인)의 임시이사를 선임하기로 의결하였고, 임시이사들로 하여금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금 이행 여부에 대한 추가 자료가 확인될 경우 이를 조정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였다.

바. 정식이사 선임

1) 조정위원회는 Q 측에서 최소 151억 원을 출연하여 참가인 학교법인 운영권이 J 측에서 Q 측으로 양도되었다고 판단하였고, 2016. 2. 22. 제120차 회의에서 Q 측 추천자 5인, J 측 추천인사 1인, 학내구성원 추천자 2인 총 7인의 정식 이사를 선임하기로 의결하였다.

2) J가 위 의결에 불복하여 2016. 3. 18. 피고에게 재심을 요청하였으나, 조정위원회는 2016. 3. 23. 제121차 회의에서 이를 기각하였다.

3) J 측은 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2016. 4. 19. Q 측이 추천한 E, G, F, AM(Q 측은 아래 AN을 포함하여 5명을 추천하였다), 학내구성원이 추천한 D, I을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로 선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4) 그 후 피고는 2017. 4. 18. AN을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로 선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7, 12, 32호증, 을나 제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는 임시이사가 선임된 참가인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면서 설립자의 설립의도를 존중하여 학교법인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정식 이사를 선임하여야 한다. 그러한 취지에서 조정위원회는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원칙적으로 종전이사 측에 지배구조의 큰 틀을 변경시키지 않는 최소한(과반수)의 정식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정상화 심의 원칙」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런데 앞선 여러 판결들을 통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무효이고, Q 측이 주도하여 구성한 이사회가 적법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음에도 조정위원회는 참가인 학교법인이 Q 측에게 실질적으로 양도되었다고 판단함으로써 종전이사 측에 과반수의 정식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한 「정상화 심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또한 참가인 학교법인이 실질적으로 양도되었는지에 관하여도 J가 T에 참가인 학교법인을 양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Q 측이 참가인 학교법인의 돈을 횡령하여 출연의무를 이행한 듯한 외관을 갖추었을 뿐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조정위원회는 참가인 학교법인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양도되었다는 그릇된 판단을 하였다.

따라서 일정 기간 참가인 학교법인을 사실상 운영한 자들에 불과한 Q 측에게 과반수의 정식이사 추천권을 부여하기로 한 조정위원회의 심의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피고는 1998. 1. 26. J에게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효력 유무에 대한 법적 확인이 선행되면 그에 따라 해결하겠다."고 민원회신을 하였다. 이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무효임이 확인되었음에도 Q 측을 중심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진행한 이 사건 처분은 신의성실 및 금반언의 원칙에 위반된다.

다. 자격이 없는 이사들로 구성된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회가 2005. 6. 10.과 2006. 10. 18. 정관을 개정하여 이사 정수를 7인에서 8인으로 변경하였으나, 그와 같이 개정된 정관은 무효이므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상 이사 정수는 여전히 7인이다. 그러나 조정위원회는 무효인 현재 정관상 이사 정수를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여 8인의 정식이사를 선임하기로 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에 위반된다.

3.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른바 '종전이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종전이사에 해당하더라도 참가인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구현함에 적절한 정식이사를 선임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학교법인에게 인정되는 헌법상의 사학의 자유는 순차로 선임되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연결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사들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것이고, 그 중 사립학교법상의 임시이사가 선임되기 전에 적법하게 선임되었다가 퇴임한 최후의 정식이사(이하 이를 '종전이사'라고 한다)는 보통 학교법인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임무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자라 할 수 있으므로, 이처럼 학교법인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대변할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종전이사로서는 교육부장관이 선임한 임시이사들로만 구성된 임원진이 존재하다가 임시이사 선임사유가 해소된 경우, 자신이 정식 이사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지 여부 또는 스스로 새로운 정식이사를 선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구현함에 적절한 정식 이사를 선임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5. 17. 선고 2006다19054 전원합의체 판결).

2) 인정사실

가) J가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독단적으로 참가인 학교법인을 운영하기 시작한 시점과 관련하여 위 대구고등법원 95나505호 판결은 1990. 1. 1.로, 서울행정법원 99구3378호 판결은 1989. 1. 1.로 판단하였다.

나) 법인등기부(갑 제1호증)상 확인되는 참가인 학교법인의 1987. 9. 10.(원고들이 이사로 취임한 때)부터 1994. 4. 18.까지 임원 변동 내역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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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J가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1990. 1. 1.부터(혹은 1989. 1. 1.부터)

1993. 8. 23.까지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선임한 이사들은 이사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고, 1994. 4. 8.자 이사회 결의 및 1998, 2. 7.자 임시이사회 결의가 모두 무효이므로 위 각 결의에 의해 선임된 이사들 및 그 이사들이 선임한 후임 이사들도 모두 이사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하여 참가인 학교법인에는 1990. 1. 1.부터(혹은 1989. 1. 1.부터) 이 사건 처분이 있기 전까지 적법하게 선임된 정식 이사가 존재한 바 없다.

그렇다면 임시이사가 취임한 2014. 3. 1. 이전 적법하게 선임되었다 퇴임한 최후의 정식이사는 1990. 1. 1. 이전 이사직을 맡고 있던 원고들 및 S, W, X, J이다(1989. 1. 1.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원고들은 종전이사에 해당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J가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임의로 이사를 선임하며 독단적으로 학교법인을 운영해 온 전력에 비추어 1989. 1. 1. 이전에 선임된 이사들 또한 적법하게 선임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을 종전이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91다4409 판결에서 '회사의 법인등기와 관련하여 법인등기부에 이사 또는 감사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선임된 적법한 이사 또는 감사로 추정된다'고 판시하여 회사에 있어서 법인등기의 추정력을 인정하였다. 거래가 잦은 회사의 경우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법인등기에 추정력을 인정할 필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교법인의 법인등기에도 회사의 법인등기와 같이 추정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달리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학교법인의 경우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사는 관할청의 승인을 얻어야 취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인등기에 등재된 이사의 경우 적법하게 선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만으로 함부로 그 이사 자격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물론 법인등기 기재와 다른 실체가 밝혀져 법인등기 기재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법인등기에 기재된 내용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겠으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나 참가인 학교법인은 그저 종전 확정판결들에 의해 확인된 J의 독단적인 학교법인 운영 전력과 원고들이 적법하게 선임되었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들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만을 주장하고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또한 피고는, 종전이사가 정식이사 선임 문제와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판단한 2006다19054 판결의 주된 이유는 종전이사가 통상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임무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자이기 때문인데, 참가인 학교법인의 실질적 운영권은 J에게 있었던 점,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실질적 주체는 J 뿐이고, 원고들에게 그와 관련한 어떠한 결정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들은 학교법인 정상화 과정에서 어떠한 의견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참가인 학교법인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임무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령 원고들을 종전이사로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종전이사로서의 지위를 갖는 것은 1990. 1. 1.(혹은 1989. 1. 1.) 이전에 이사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인데, J가 위 시기 이전에도 참가인 학교법인을 독단적으로 운영하여 원고들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허위의 이사회 회의록에 근거하여 그저 형식상 이사직에 등재된 사람들에 불과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찾기 어렵다.

한편 앞서 본 전원합의체 판결은 설립자가 최초의 이사들을, 그 이사들이 후임 이사들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순차로 이사를 선임하는 이사 제도에 의해 학교법인 설립 목적이 영속적으로 실현된다는 점에서 종전이사에게 정식 이사 선임 문제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판단하였는데 원고들 또한 그와 같이 순차로 선임된 이사들인 점, 통상적으로 학교법인에 다른 이사들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고 있는 이사나 배후의 사람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J의 의사에 따라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이 좌우되었다거나 J가 원고들보다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이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과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종전이사로서 정식 이사 선임에 관하여 갖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원고들이 학교법인 정상화 과정에서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들이 종전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처분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당사자는 J 뿐이라고 주장하나, J가 사망하여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수 없게 된 마당에 종전이사인 원고들마저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수 없게 하여 이 사건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의 길을 봉쇄해 버리는 것은 재판행사권의 적정한 보장이라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라)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조정위원회가 학교법인 정상화와 관련하여 내부적으로 규정한 『정상화 심의원칙」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합의 또는 합의에 준하는 이해관계자(구성원) 2/3 이상의 찬성과 종전이사 과반

수의 찬성이 있는 경우 그 합의를 존중하여 합의안대로 처리한다.

2.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합의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경우 종전이사 측

에 지배구조의 큰 틀을 변경시키지 않는 최소한(과반수)의 정식이사 추천권을 부

여한다.

3. 종전이사가 비리 등 학교 경영에 중대 명백한 장애를 발생하게 하거나 파렴치 범

죄, 반인륜 범죄, 강력 범죄 등을 범한 경우 비리의 정도 및 정상화를 위한 노력

을 고려하여 정식이사 추천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한다.

4. 위와 같은 원칙을 준수하되 학교별 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정식이사 선임 방

안을 마련한다.

2) 조정위원회는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면서 Q 측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조정위원회는 2014. 1. 16.경 8인의 임시이사를 선임하기로 하면서 임시이사들로 하여금 Q 흑의 출연금 이행 정도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3) 조정위원회는 J 측과 Q 측을 상대로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청문을 실시하였는데, Q 측은 '약 185억 원[Q 및 T, AJAQ 이 실제 사주인 회사), E(Q의 부인), AS(Q의 지인)의 출연금 포함)을 출연하였다'고 주장하였고, J측은 'Q 측의 출연금은 참가인 학교법인을 장악한 후 교비를 유용하고, 건축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횡령한 돈이고, 출연금의 원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출연한 돈은 약 18억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4) 임시이사들은 2015. 10. 19. J와 EQ 측)에게 참가인 학교법인에 대해 추가 요구 자료가 있는지를 문의하였고, J는 53건의 추가자료를 요청하였다. 임시이사들은 그 중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조정위원회에 제출하였다.

5) 조정위원회는 Q 측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사학재단, 한길우림회계법인, 대주회계법인에 Q 측의 출연금 인정 범위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였다. 위 재단 및 회계법인은 Q 측이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한 후 조정위원회에 계좌거래 내역 등에 의해 확인되는 출연금액이 약 160억 원 정도라는 내용의 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다.

6) 당초 L이 학교법인 참가인 학교법인 K을 설립하였을 당시 이사는 5인이었다.

피고가 1999. 2. 3. 인가한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상 이사 정수는 7인이었고, 2013. 2. 18. 개정된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상 이사 정수는 8인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호증, 을가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논의의 전제

(가) 학교법인 정상화의 의미 및 조정위원회 제도의 취지

사립학교 설립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교육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법인을 설립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설립된 학교법인이 법인의 요건을 갖추게 되면 설립자와는 독립된 법인격을 갖게 되므로 설립자는 설립목적과 함께 향후 출연된 재산의 운영방향이나 운영방법 등을 정관에 명시하여 학교법인이 정관에 따라 운영되도록 하고, 정관에 따른 설립목적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하여 학교법인이 설립이념에 부합하게 운영되도록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학교법인의 정체성은 설립이념이 화체된 정관과 이를 실현해 가는 이사들에 의해 대변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국가는 공교육을 실시하고 학교제도를 보장할 책무를 지는 주체로서 사립학교 운영을 감독 · 통제할 권한을 갖고, 일정한 경우에 이사선임을 취소하거나 임시이 사를 선임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립학교 운영에 관여하게 된다. 그런데 국가에 의한 사립학교 운영의 개입은 그 정도에 따라 학교법인의 두뇌에 해당하는 이사회의 조직이 전면 개편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국가가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학을 접수하는 셈이 되어 사학의 자율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우려가 있다. 그리하여 사립학교법은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사학분쟁 등을 심의하게 하고, 관할청으로 하여금 조정위원회의 결의에 따르도록 하여 국가 개입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려 한다.

사립학교법은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을 정상화함에 있어 어떤 기준에 따라 누구를 정식 이사로 선임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조정위원회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여 할 것이다. 즉, 사립학교법은 인적 연속성에 의하여 구현되는 사학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되(제10조 제2항, 제20조 제1항), 이사의 자격에 관한 최소한의 규제(제21조, 제22조)와 관할청에 의한 이사들의 업무집행 감독 및 학교법인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경우의 임시이사 선임제도 등을 통하여 사립학교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하려는 사립학교법의 입법목적이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는 사립학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한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학교법인 운영에 개입하는 것으로 그로 인해 학교법인의 정체성이 훼손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정관에 화체된 학교법인의 설립이념에 따라 학교법인을 운영할 수 있는 정식 이사들을 선임하여야 한다.

조정위원회가 마련한 「정상화 심의 원칙도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종전이사들은 학교법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한 축이므로 이들에게 정식이사 추천권을 부여하여 학교법인 운영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들이 학교법인 운영에 있어 비리를 저지르는 등 교육의 공공성 내지 학교법인의 정체성을 실현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경우 이들의 정식이사 추천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 참가인 학교법인의 문제점

아래에서 조정위원회의 판단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법원은 위에서 본 논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는 점을 밝혀둔다.

J는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참가인 학교법인을 독단적으로 운영해 왔고, 급기야 거액의 학교법인 공금을 횡령하여 유죄 판결을 받았다. J의 의사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떠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무효인 것도, 1994. 4. 8.자 이사회 결의가 무효인 것도 결국 J의 독단적 학교법인 운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Q 또한 T의 이름으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권을 양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인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공사 실적이 거의 없던 AJ과 과다계상된 금액으로 공사를 체결하게 한 후 AJ의 공금을 착복(갑 제14, 23호증 참조)하였다가 이것이 문제되자 장기간 도피생활을 하였다. Q이 횡령한 AJ의 공금은 참가인 학교법인이 부당하게 과다 지급한 공사대금으로 조성된 것이므로 그 실질적 피해자는 참가인 학교법인이다.

결국 J와 Q 양 측 중 어느 쪽을 중심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하는 학교법인 운영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사립학교법의 입법 목적, 학교법인 정관에 따른 교육목적 실현에 부합하는 학교법인 정체성 실현에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쉽사리 그렇다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정위원회는 주어진 여러 사정들을 두루 참작하여 정식이 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었을 터이므로 아래에서 그와 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조정위원회의 정상화 기준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정위원회는 학교법인 운영권의 양도인 측인 J 측과 양수인인 Q 측 가운데 어느 쪽을 중심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진행할지 여부를 심의하면서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라 학교법인 운영권의 실질적 양도가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조정위원회는 학교법인 운영권이 양도된 다른 학교법인의 경우 양수인을 중심으로 몇 차례 학교법인 정상화를 진행해 왔는데, 그 경우에 있어 양도계약 자체에 별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종전이사도 양수인 측 인사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정상화 심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법원에 의하여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법적인 효력이 부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학교법인의 종전이사는 양도인 측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설령 학교법인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양도된 것으로 보더라도 이를 이유로 양수인 측에 정식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종전이사 측에 정식이사 추천권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정상화 심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듯한 측면이 있으므로 운영권의 실질적 양도 여부에 따라 학교법인 정상화를 진행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 문제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정상화 심의 원칙을 형식적으로 적용하여 임시이사가 선임되기 직전 이사를 확정하여 그가 종전이사라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과반수의 종전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적정하다고 볼 수 없다.

① 가령 학교법인 운영권 양도약정이 있은 후 양수인의 의사에 따른 이사 선임이 이루어졌으나 양수인이 양도약정에 따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아 양도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고 이후 임시이사가 선임되었다가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는 경우 양수인의 의사에 따라 선임된 이사가 그 선임 및 퇴임에 법적인 문제가 없어 종전이사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학교법인을 정상화하거나 이와 반대로 학교법인 운영권이 양도되어 양수인의 의사에 따른 이사 선임이 이루어지고, 그들에 의해 학교법인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중 그 이사 선임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사유로 임시이 사가 선임된 경우 학교법인 운영권 양도 전 이사들이 종전이사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중심으로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는 것은 어느 것이나 학교법인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정도보다 형식적으로 종전이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모두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사립학교법령에 의하면 조정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을 뿐(사립학교법 시행령 제9조의 6), 조정위원회나 관할청이 학교법인의 재산출연자나 설립자 또는 종전이사 등의 의견에 따르거나 정식 이사 후보를 추천받도록 하지는 않았고, 조정위원회 운영규정 제13조 제1항에 의하더라도 조정위원회는 정상화를 심의하거나 이사 선임에 관한 심의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임시이사가 선임되기 전에 적법하게 선임되었다가 퇴임한 정식 이사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을 뿐 종전이사에게 과반수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

조정위원회가 학교법인 운영권이 양도된 경우까지 예상하여 이에 대한 획일적 처리기준으로 정상화 심의 원칙」을 제정하였는지 의문이 있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상화 심의 원칙은 종전이사를 중심으로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는 원칙은 준수하도록 하면서도 학교별 사정을 고려하여 정상화 원칙을 정하도록 하여 그 실질을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따라서 조정위원회가 종전이사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법인 운영권 양도약정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 운영권 양도약정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게 된 이유, 양수인이 운영권 양도약정에 따른 출연의무를 이행하여 학교법인 운영권이 실제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보아 어느 쪽을 중심으로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는 것이 학교법인의 자주성을 존중하면서도 학교법인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사립학교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조정위원회가 위와 같은 점들을 판단기준으로, 삼은 데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학교법인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양도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가) 조정위원회는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참가인 학교법인을 대표할 권한이 없는 U에 의해 체결되어 법률상 무효이나, Q 측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를 실제로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는데, 이는 J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체결되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므로 먼저 그와 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J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체결된 이후 1994. 4. 12.경부터 줄곧 피고에게 Q측의 참가인 학교법인 운영권 인수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동의하였는지 다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① J가 구속되면서 그의 의사에 따라 참가인 학교법인을 사실상 대표한 U는 J에게 참가인 학교법인 운영권을 양도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J도 그에 수긍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체결되기 전 교육부는 참가인 학교법인에 감사 결과에 따라 교비유용액 환수 등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었고, J 측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마땅치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J의 부인인 V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 체결을 추인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고, Q과 금전 보상 및 참가인 학교법인이 운영하던 유치원 부지와 그 지상 건물을 이전받기로 하는 내용의 이면약정을 체결한 점, A V이 1994, 2. 5. Q과 함께 J를 면회한 자리에서 J가 T에 참가인 학교법인 운영권을 이전하는 것에 반대하였다면 V이 J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단적으로 그와 같은 각서를 작성하거나 이면약정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J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 체결에 동의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므로 조정위원회의 위와 같은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Q 측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살펴본다.

① 조정위원회는 참가인 학교법인 정상화 과정에서 Q 측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출연의무 이행 여부를 검토하면서 한국사학재단, 한길우림회계법인 및 대주회계법인에 그 확인을 의뢰하였고, 이들은 Q 측이 약 160억 원을 출연하였다고 판단하였고, 다수의 판결에서도 그와 유사한 취지의 사실 인정을 한 점, ② 위와 같은 회계법인의 판단과 판결의 사실인정이 비록 Q 측 출연금의 원천자금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Q이 공사대금을 과다계상한 후 AJ의 공금을 횡령하는 방식으로 횡령한 것 이외에 참가인 학교법인의 공금을 횡령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고, 교육부의 감사 결과 횡령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점, ③ 조정위원회는 J 측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Q 측보다 다수의 임시이사를 선임하도록 하여 Q 측의 공금 횡령의 자료를 확인하도록 하였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증인 AT의 증언만으로 Q 측이 출연한 금원의 상당 부분이 참가인 학교법인의 공금을 횡령하여 조성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권이 Q 측에 실질적으로 양도되었다고 판단한 조정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흠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4) 소결

따라서 조정위원회의 위와 같은 심의 결과나 그에 따른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Q을 이사로 선임한 참가인 학교법인의 1994. 4. 28.자 이사회 결의가 무효이므로 Q이 참가인 학교법인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96다55648)이 선고되자, J는 피고에게 참가인 학교법인의 반환을 요청하며 임시이사 파견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가 1998. 1. 16. 참가인 학교법인에 임시이사를 선임한 데 이어 1998. 1. 26. J에게 "재단 반환 요청과 관련하여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의해 학교법인 인수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효력 유무에 대한 법적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민원회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효력을 법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재단반환 검토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답변한 것에 불과할 뿐 이 사건 양도.

양수계약의 법적 효력이 무효인 경우 J를 중심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하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법적 효력이 무효인 경우 J 측을 중심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하겠다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정관상 이사 정원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학교법인을 정상화함에 있어 조정위원회에 폭 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더라도 학교법인의 정관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와 달리 정관에 위배되는 이사 선임을 결의하였다면 이는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자 조정위원회에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은 1999. 2. 3.부터 2013. 2. 18. 사이에 개정되어 그 이사 정수가 7인에서 8인으로 변경되었으나, 그 무렵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들은 임시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선출되거나 그 후임자들로서 모두 이사 자격이 없었으므로, 이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정관을 개정하기로 한 이사회 결의 또한 그 효력이 없다.

그렇다면 참가인 학교법인의 유효한 정관상 이사 정수는 7인이므로 조정위원회가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상 이사 정수가 8인임을 전제로 한 심의는 참가인 학교법인의 정관에 위배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조정위원회 심의 당시 1994년 4월 이전의 참가인 학교법인 정관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학교법인 K 설립 당시 이사 정수는 5인이었는데, J가 1990. 1. 1.경(또는 1989. 1. 1.경)부터 허위의 의사록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참가인 학교법인을 임의로 운영해 온 점에 비추어 어느 시점의 정관을 적법·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므로, 현재 정관의 이사 정수에 따라 이사를 선임하기로 한 것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89. 1. 1. 이전에도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는 7인이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J가 1989. 1. 1. 이전에도 허위로 의사록을 작성하여 정관을 변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려우며,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 학교법인 정관의 이사 정수가 7인으로 변경된 것이 언제인지 확정할 수 없으나, 그와 같은 변경이 무효일 여지가 있었다는 것임에 반하여 참가인 학교법인 이사 정수를 8인으로 변경한 정관이 무효임은 명백하므로, 참가인 학교법인의 적법 · 유효한 이사 정수는 7인으로 봄이 합리적이라는 점에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마. 결어

따라서 피고는 참가인 학교법인의 이사로 7명을 선임할 수 있을 뿐인데, 조정위원회는 이사 정수가 8명임을 전제로 Q 측에게 5명, 학내 구성원 측에 2명, J 측에 1명의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6명의 이사(Q 측이 추천한 4명과 학내구성 원들이 추천한 2명)를 선임하였고, 그 후 피고가 Q 측이 추천한 AN까지 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참가인 학교법인의 적법한 이사 정원 7명이 모두 채워지는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향후 J 측의 추천을 받은 이사 1명이 선임될 여지를 남겨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사 정원을 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근본적으로 조정위원회가 이사 정원을 8명으로 본 데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으로 선임한 6명의 이사(또는 이 사건 처분 이후 추가로 선임된 AN까지 포함한 7명의 이사) 중 정원 외의 이사로 된 1명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위 6명을 이사로 선임한 이 사건 처분은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다.

5. 사정 판결의 가부

피고는 이사 정수 위반으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J 측에게 부여될 이사 추천권은 1명을 초과할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의 취소가 원고들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 반면, 참가인 학교법인의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어 재학생, 교직원 등이 피해를 입게 되어 현저히 공공복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에 따른 사정 판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법한 행정처분을 존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공공복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사정 판결은 극히 엄격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그 요건인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 · 변경하여야 할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교량하여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두13828 판결 등 참조), 학교법인에서 정관이나 이사가 갖는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정관상 이사 정수를 위반한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은 매우 중대한 반면,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된다고 하여 학내에 혼란이 초래되어 재학생, 교직원 등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볼 사정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는 조정위원회가 이사 정수에 부합하는 정상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재처분을 함으로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에 따른 사정판결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장순욱

판사이희수

판사김영일

주석

1) 원고들과 함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가 2017. 3. 19. 사망하였다.

2) 참가인 학교법인 인수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T을 운영하던 사람으로 2009. 6. 7.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