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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98. 3. 25. 선고 97나4129 판결 : 확정

[예탁금반환등 ][하집1998-1, 18]

판시사항

사자(사자)에 대해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대리인인지 사자(사자)인지 분명히 구별하지 않고 표현대리에 관한 민법 제126조를 적용한 사례

판결요지

사자(사자)에 대해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대리인인지 사자(사자)인지 분명히 구별하지 않고 표현대리에 관한 민법 제126조를 적용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항소인

권오봉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희태)

피고, 항소인

청운신용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7. 5. 29. 선고 96가합15798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 권오봉에게 금 7,022,514원, 원고 권혁철에게 금 6,821,781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6. 5. 13.부터 1998. 3. 25.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이를 3등분하여 그 2는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 중 금원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 권오봉에게 금 17,556,287원, 원고 권혁철에게 금 17,054,454원 및 이에 대하여 1996. 5. 1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원고 권오봉은 1991. 9. 24. 피고 조합에 정기적금계좌(계좌번호 24202-05-01)를 개설하였는데 1996. 5. 13. 당시 위 예금의 잔액은 금 8,432,529원이었고, 1995. 4. 10. 정기예탁금계좌(계좌번호 1502/1-02-4202)를 개설하여 금 10,000,000원을 예탁한 사실, 원고 권혁철은 1992. 3. 5. 피고 조합에 정기적금계좌(계좌번호 26313-5-3)를, 같은 달 20. 정기적금계좌(계좌번호 26313-05-01)를 각 개설하였는데 1996. 5. 13. 당시 위 예금의 잔액은 합계 금 20,644,849원(7,412,801원+13,232,048원)인 사실, 원고들이 1996. 5. 13. 피고 조합과 사이에 위 예탁금 및 각 정기적금 계약을 해지하자 피고 조합은 위 예금 잔액 중 원고 권오봉에게는 금 17,556,287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876,242원을, 원고 권혁철에게는 금 17,054,454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3,590,395원을 각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은 주위적으로, 위 예금 잔액 중 피고가 지급하지 아니한 나머지 금액{원고 권오봉은 금 17,556,287원(=18,432,529원-876,242원), 원고 권혁철은 금 17,054,454원(20,644,849원-3,590,395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항변

(1) 피고 조합은 원고들이 1995. 12. 4. 및 1996. 5. 13. 위 정기예탁금과 정기적금을 담보로 대출받았으므로 원고들의 대출원리금 등과 위 예금액을 상계하여 원고들에게 더 이상 지급할 채무가 없다고 항변하므로 과연 피고 조합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피고 조합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았는지를 보건대,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1, 2, 3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이 정기예탁금 및 정기적금을 담보로 피고 조합으로부터 직접 대출받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 조합은 소외 인이 원고들의 대리인으로서 또는 그 묵시적 승인하에 원고들 명의로 위와 같은 각 담보대출을 받았다고 항변하나, 이에 부합하는 원심 증인 성홍경, 배진철, 당심 증인 김태영의 각 일부 증언은 아래에서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이를 각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각 증거(다만, 위 증인들의 각 증언 중 위에서 믿지 아니한 부분은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권오봉과 함께 동거하면서 동인과 공장을 같이 운영하던 위 소외인이 원고들의 예금통장 및 원고 권오봉의 인장을 소지하여 원고들 명의의 계좌의 입·출금을 계속해 옴으로써 피고 조합에서는 소외인을 원고 권오봉의 처로 생각한 나머지 소외인이 담보대출을 요구하자 피고 조합은 소외인에게 원고들을 각 주채무자로 하고 소외인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구비서류를 작성케하면서, 대출신청서, 차용금증서 중 원고들의 서명 부분은 소외인이 글씨를 잘 쓸 줄 모르는 관계로 피고 조합직원이 대필하고 날인 부분에는 소외인이 소지하고 있던 원고 권오봉의 인장을 날인하도록 하여 1995. 12. 4. 원고 권오봉 명의의 정기적금에 관하여 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연이율 14%로 하여 금 6,000,000원을, 원고 권혁철 명의의 정기적금에 관하여 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연이율 14%로 하여 금 16,000,000원을, 1995. 4. 10. 원고 권오봉 명의의 정기예탁금에 관하여 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연이율 13%로 하여 금 10,000,000원을 각 담보대출(이하, 이 사건 각 담보대출이라고 한다)하는 것으로 하여 위 각 금원을 소외인에게 교부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달리 원고들이 소외인에게 담보대출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거나 담보대출을 승낙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도 이유 없다.

(3) 마지막으로 피고 조합은, 위 소외인이 원고 권오봉과 동거하면서 원고 권오봉의 인장과 주민등록증을 소지하여 원고들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한 이후 그 입·출금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각 담보대출건 이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원고들 명의의 예금계좌에 질권설정을 하여 담보대출을 받아 상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그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 조합으로서는 소외인에게 이 사건 담보대출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또한 그와 같이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내지 5, 을 제12, 13호증의 각 1 내지 6, 을 제14호증의 1 내지 13의 각 기재(원고들은 을 제11호증의 1, 3, 을 제12호증의 1, 3 내지 6, 을 제13호증의 1 내지 6, 을 제14호증의 1 내지 13의 원고 권오봉의 인영은 소외인에 의하여 도용된 것이라고 항변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인은 원고 권오봉과 동거하면서 피고 조합으로부터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공장을 경영하고 있으면서 피고 조합에 원고 권오봉과 그 아들인 원고 권혁철의 인장 및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와서 1991. 9.경 원고 권오봉의, 1993. 5.경 원고 권혁철의 조합가입신청을 하고 1991. 9. 24. 원고 권오봉 명의로 1,000만 원짜리 2개의 적금계좌를 개설하고, 1992. 3. 5. 1,000만 원짜리 적금과 같은 해 3. 20. 2,000만 원짜리 각 정기적금계좌를 개설한 사실, 그 후 원고 권오봉은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위 각 계좌를 원고 권혁철과 소외인의 명의로 분산하기로 하고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1992. 3. 5.자 적금과 같은 해 3. 20.자 적금을 원고 권혁철의 명의로 변경하였고, 위 1991. 9. 24.자 1,000만 원짜리 적금 중 1계좌를 소외인의 명의로 변경한 사실, 한편 원고 권오봉과 소외인은 피고 조합의 조합원 산악회에 부부로 가입하여 다른 피고 조합원들과 함께 등산을 다니면서 부부 행세를 하였을 뿐 아니라 평소 소외인이 원고들의 각 예금통장 및 인장을 소지하여 입·출금을 계속하여 온 사실, 나아가 소외인은 이 사건 각 담보대출건 외에도 원고 권오봉 명의로 1994. 12. 6.과 1995. 9. 26. 두차례에 걸쳐 위 원고 명의의 정기적금에 관하여 질권을 설정(이 때 통장에 질권설정표시를 하였다)하고 대출받았다가 상환하였으며, 원고 권혁철 명의로 1995. 5. 18., 같은 해 6. 13., 같은 해 7. 7., 같은 해 8. 11., 같은 달 24., 같은 해 9. 26. 등 여섯차례에 걸쳐 위 원고 명의의 정기적금에 관하여 질권을 설정(이 때 통장에 질권설정표시를 하였다)하고 대출받았다가 상환한 사실, 그럼에도 원고들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 권오봉은 소외인이 위와 같이 담보대출을 받을 당시 3, 4회 가량 피고 조합에 동행하기도 하였던 사실, 그런데 원고들은 소외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각 담보대출금을 수령하여 1996. 5. 4. 도주하자 비로소 소외인의 수차례에 걸친 담보대출건 중 이 사건 각 담보대출건에 대하여만 피고 조합에 이의를 제기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소외인이 원고들의 인장과 주민등록증을 소지하여 그들 명의로 조합가입신청 및 계좌개설을 한 후 그 입·출금업무를 계속적으로 담당{ 소외인이 원고들의 대리인으로서 한 것인지 단순한 사자(사자)로서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사자(사자)의 지위에서 하였다 하더라도 표현대리의 규정을 유추적용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들의 아무런 이의도 없는 상태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차례에 걸쳐 원고들 명의로 계속 담보대출을 받고 이를 상환하여 왔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조합과 원고들 사이에 소외인을 통한 원고들 명의의 금융거래가 장기간에 걸쳐 빈번히 이루어짐으로써 소외인을 원고들의 사자(사자)로 하는 금융거래상의 신뢰관계가 이미 생겼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관계의 형성은 원고들이 피고 조합과의 금융거래 일체를 소외인에게 일임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서, 피고 조합은 소외인에게 원고들 명의로 이 사건 각 담보대출을 받을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게 되었고 또 그와 같이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며, 비록 피고 조합이 이 사건 각 담보대출과 관련하여 예금주인 원고들에게 그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위 인정의 사실관계에서 본 바와 같이 소외인을 원고들의 사자로 하는 금융거래상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이상 그러한 피고 조합 측의 잘못만을 들어 이 사건 각 담보대출행위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신의칙 및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위 대출행위는 원고들이 그 사자인 소외인을 통하여 피고 조합에 표현적 신뢰를 부여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한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나아가 피고 조합의 위 대출원리금 등과 원고들의 예금 잔액과의 상계처리가 정당한지를 보건대, 앞서 든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996. 5. 13. 당시 이 사건 각 담보대출원리금 등 합계액이 원고 권오봉의 경우에는 금 17,556,287원{대출금 6,000,000원+미납이자 370,520원(1995. 12. 4.∼1996. 5. 12.)+대출금 10,000,000원+미납이자 658,904원(1995. 11. 10.∼1996. 5. 12.)+지급이자환입금 489,453원+농어촌특별세 37,410원}이고, 원고 권혁철의 경우에는 금 17,054,454원{대출금 16,000,000원+미납이자 988,054원(1995. 12. 4.∼1996. 5. 12.)+농어촌특별세 66,4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채권은 원고들의 예금 잔액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원고들의 각 예금 잔액 중 동등액에서 상계처리한 피고 조합의 조치는 정당하므로, 결국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조합이 소외인에게 원고들 명의의 예금계좌에 질권설정을 하고 원고들을 주채무자로, 소외인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이 사건 각 담보대출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각 증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소외인에게 이 사건 각 담보대출을 시행함에 있어서 그 담당 직원들이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히 취하여야 할 주채무자(원고들)의 대출의사 유무에 대한 조사·확인을 전혀 거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은 피고 조합 직원들의 이러한 과실로 인하여 원고들 각 명의의 예금 잔액 중에서 이 사건 각 담보대출원리금 등이 상계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피고 조합은 그 직원들의 사용자로서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이 원고들과 사이의 금융거래상의 신뢰관계에 따라 소외인을 원고들의 사자로 하여 담보대출을 한 행위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조합의 직원들이 주채무자에 대한 조사·확인 조치를 게을리한 잘못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의 유무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원고들도 예금주로서 입·출금 및 나아가 대출업무에 관하여 통장 및 인장이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수시로 확인을 하는 등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장기간 소외인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예금계좌에 관한 금융거래를 하여 오도록 일임함으로써 소외인이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그 통장 및 인장을 임의 사용토록 방치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들의 과실도 위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나, 이는 피고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는 아니므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6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손해액에 관하여 보건대, 그 손해액은 피고 조합이 원고들 명의의 각 예금잔액에서 상계한 이 사건 각 담보대출원리금 등 합계액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 권오봉에 대하여는 위 금 17,556,287원이고, 원고 권혁철에 대하여는 위 금 17,054,454원이 되나, 한편 앞서 원고들의 과실을 참작하면 피고 조합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원고 권오봉에 대하여는 금 7,022,514원(17,556,287원×0.4, 이하, 원 미만은 버림)이고, 원고 권혁철에 대하여는 금 6,821,781원(17,054,454원×0.4)이 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권오봉에게 위 금 7,022,514원, 원고 권혁철에게 위 금 6,821,781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1996. 5. 13.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당심판결 선고일인 1998. 3. 25.까지는 민사 법정이율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그 이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5조 , 제89조 , 제92조 , 제93조 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우근(재판장) 오세율 이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