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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327 판결

[사기·사문서위조(인정된죄명:사문서변조)·위조사문서행사(인정된죄명:변조사문서행사)][공2009상,192]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의 규정 취지 및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사문서변조 범죄행위의 일시, 장소, 방법 및 실행행위자에 관한 기재 자체가 누락된 경우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법원의 심리 및 판단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검사로서는 그 규정에서 들고 있는 세 가지 특정 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

[2] 사문서변조의 공소사실에 변조행위의 일시·장소와 방법, 변조의 실행행위자 등이 기재되지 않은 사안에서, 범죄구성요건의 특정 요소에 관한 기재 자체가 누락된 것이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자룡

배상신청인

공소외 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사건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변조사문서행사 및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의 인정사실과 근거에 의하여 변조사문서행사 및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다음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문서변조의 점에 관한 원심판단은 유지될 수 없으나, 변조사문서행사죄는 피고인이 그 행사 당시 당해 문서가 변조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죄책을 논할 수 있다).

또한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제기한 범행부인의 주장은 피고인이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삼지 않았던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사문서변조의 점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법원의 심리 및 판단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검사로서는 그 규정에서 들고 있는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도3082 판결 , 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5도7465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사문서변조의 공소사실에는 그 변조의 대상이 된 예금잔액증명서의 발급경위와 이미 금액란의 변조가 마쳐진 상태의 예금잔액증명서가 피고인에게 전달된 과정이 기재되어 있을 뿐 사문서변조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해서는 그 일시·장소와 방법의 기재가 모두 빠져 있고, 변조의 실행행위를 한 사람도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공범자도 성명불상자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그 외에 이 사건 공소장 내에 적시된 여타 사항들만으로는 다른 사실과 구별될 수 있는 사문서변조에 관한 구체적 공소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공소사실은 범죄구성요건의 특정요소에 관한 기재 자체가 누락된 것이어서, 앞서 본 형사소송법의 규정이 요구하는 특정한 사실의 기재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는 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음을 전제로 그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사문서변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유죄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이 사건 배상명령신청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파기사유가 없지만, 이 사건 배상신청 금액이 3억 5천만 원에 이르러 피고인에게도 그 구체적 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하여 정식의 민사쟁송절차에서 다툴 기회를 부여함이 필요해 보이고, 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이 전부 파기되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 공소외 1의 배상명령신청에 대해서는 이 사건 형사소송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함이 상당하지 아니하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4호 , 제32조 제1항 , 제33조 제4항 참조).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이 사건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안대희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