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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두49079 판결

[건축신고반려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 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의 요건·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행정청에 재량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적극) 및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는 건축신고가 위 법령이 정하는 개발행위허가기준을 갖추지 못한 경우, 행정청이 수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원고, 상고인

동방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행 담당변호사 김정만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안양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원구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고 한다) 제56조 에 따른 개발행위허가는 그 금지요건·허가기준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부분이 많아 그 요건·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행정청에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 그리고 국토계획법이 정한 일정한 용도지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신고의 수리는 건축법 제14조 제2항 , 제11조 제5항 , 제6항 의 인허가 의제로 인해 건축법상 건축신고와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의 성질을 아울러 갖게 되므로, 국토계획법상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는 건축신고가 국토계획법령이 정하는 개발행위허가기준을 갖추지 못한 경우 행정청으로서는 이를 이유로 그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10두14954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50188 판결 등 참조).

나. 국토계획법 제58조 제1항 , 제3항 의 위임에 따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는, 개발행위허가기준으로 ‘주변지역의 토지이용실태 또는 토지이용계획, 건축물의 높이, 토지의 경사도, 수목의 상태, 물의 배수, 하천·호소·습지의 배수 등 주변 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지 여부’, ‘해당 개발행위에 따른 기반시설의 설치나 그에 필요한 용지의 확보계획이 적절한지 여부’ 및 ‘주변의 교통소통에 지장이 초래되는지 여부’ 등을 규정하고 있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피고에게 안양시 (주소 생략) 외 1필지(이하 ‘이 사건 ○○동 부지’라고 한다)로 사업장을 이전하고자 하니 관련부서와 협의, 검토 후 회신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1. 11. 22. “사업이전 부지의 진·출입로는 대형차량의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 폭(5.5m)이 협소하여 인명피해가 우려되오니 대책을 강구하는 조건으로 이전을 허가합니다.”라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라 한다).

나. 피고는 2012. 3. 21. 원고에게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의 내용 중 “이전을 허가합니다.”라는 부분을 “이전이 가능합니다.”로 정정한다고 통보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동 부지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내용의 건설폐기물 처리업 변경허가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진입도로의 교통 소통 문제 등에 관한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신청을 불허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불허통보’라고 한다).

라.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변경불허통보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이 사건 변경불허통보는 수익적 행정처분인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의 취소 또는 철회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으므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항소 및 상고 기각으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마.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동 부지에 폐기물처분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건축신고서 및 개발행위(공작물설치, 토지형질변경 및 물건적치) 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진입도로의 교통 소통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으로서 진입도로 중 일부 구간에 완화차로를 설치하고 진입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피고는 위 건축신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수차례 보완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보완요구사항 일부만 이행하고 ‘일부 보완요구사항은 적법한 보완요구가 아니다’라면서 이행을 거부하였다.

바. 이에 피고는 2016. 8. 8. 원고가 진입도로의 교통 소통에 관한 더욱 적극적인 개선대책 수립 등 보완요구사항을 미이행하였음을 이유로 건축신고를 반려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

사. 이 사건 ○○동 부지의 진입도로의 폭은 약 5.5m~5.8m이고 원고 사업장에서 운행 예정인 대형 화물차량의 전폭은 약 2.5m이다. 이 사건 반려처분 당시 이 사건 ○○동 부지 부근에 ○○운수, △△교통, □□택배 등의 운수 관련 업체들이 이미 입지하고 있었다.

3. 위 사실관계를 관련 법령의 내용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이 사건 건축신고가 국토계획법령이 정하는 개발행위허가기준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한 이 사건 반려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가. 피고는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 당시부터 이 사건 ○○동 부지의 진입도로 폭이 대형차량의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협소한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후에도 이 사건 반려처분에 이르기까지 원고에게 위 교통 소통 문제 등에 관한 실효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가 보완을 요구한 사항이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불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원고로서도 피고가 보완을 요구한 취지나 이 사건 반려처분의 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를 할 당시 폐기물처분시설의 설치가 개발행위허가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거나, 원고가 제시한 보완대책으로 이 사건 ○○동 부지 진입도로의 교통 소통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 자체도 교통 소통 문제의 대책을 강구하는 조건부로 내려진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 이후 이루어진 원고의 이 사건 건축신고에 대하여 국토계획법령이 정하는 개발행위허가기준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별도로 심사하여 이를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동 부지 진입도로 중 일부 구간에 완화차로를 설치하더라도 원고 사업장에서 운행 예정인 대형 화물차량(전폭 약 2.5m)이 폭 약 5.5m~5.8m인 진입도로를 원활하게 교행 운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또한 원고는 보완대책으로 진입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대형 화물차량의 크기와 주변 교통상황 등을 고려하였을 때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대안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이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동 부지로 사업장을 이전함에 따라 주변의 교통 소통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상, 보완대책 마련이 원고에게 다소 과중한 부담이 되더라도 개발행위허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허가가 거부되는 불이익은 신청인인 원고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에게 진입도로의 교통 소통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한 것은 그러한 보완대책이 없는 이상 개발행위허가기준이 충족되지 않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추가적인 보완의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서, 피고가 구체적으로 어떤 보완대책이 필요한지까지 원고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이 사건 ○○동 부지 부근에 입지한 운수 관련 업체들의 영업 형태나 드나드는 차량의 대수 내지 빈도, 위 각 업체들에 대한 건축허가 내지 건축신고 당시 주변의 교통상황 등과 원고의 사업장의 경우가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 업체들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는 건축신고를 수리하지 않더라도 형평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바.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 판결의 취지는 원고가 진입도로 교통 소통 문제에 관하여 보완대책을 제시한 이상 그것이 미흡하더라도 추가로 보완을 요구하지 않고 바로 이 사건 변경허가통보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는 것이다.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적인 보완대책을 요구한 후에 최종적으로 이 사건 건축신고가 국토계획법령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한 것이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 판결의 기속력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반려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행위의 명확성 원칙, 설명의무 또는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