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사고는 단순한 접촉사고로 매우 경미하여 상대방의 차량을 충격한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도주의 범의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ㆍ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78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상대방의 차량을 충격하였으면서도 정차하는 등 피해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경찰 조사단계에서, 당시 피해가 경미하였고 상대방 차량 및 운전자를 알고 있어 차후에 처리를 해주면 될 것 같아 아무 조치 없이 갔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39쪽), 위 진술 및 이 사건 발생 경위,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를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차량이 경미한 물적 피해를 입었고 파편물이 도로상에 비산되지는 않았으나, 피해차량은 충격 후 교차로를 건너 바로 정차하였고, 이로 인해 후행차량의 진행이 방해되었던 점, ④ 피고인이 정차하지 않고 도주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을 뒤쫓아 가는 등 또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