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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다20729 판결

[구상금][공1992.11.15.(932),2972]

판시사항

가. 이행보증보험계약에 있어 수급인이 납기까지 납품을 하지 못하여 도급계약 당사자 사이의 합의하에 작업에 착수하지 아니한 도급물량 일부를 도급인이 회수하였다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고 보험약관상“주계약의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나. 보험약관에 “피보험자는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에 주계약을 해제 또는해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내에 보험금 청구 후 주계약을 해제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다. 위 “가”항의 이행보증보험계약상 수급인의 연대보증인들이 아무런 이득없이 구상금채무를 보증하였다 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도급인과 보험회사가 수급인에게 도급계약이행상의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연대보증인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연대보증인들의 보증책임을 감액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갑이 을과 가스집진기류를 제작납품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보험회사와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갑이 납기일까지 납품을 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책도 수립하지 못하자, 을이 갑과의 합의하에 갑이 아직 작업에 착수하지도 아니한 전체 도급물량의 38퍼센트에 해당하는 물량을 회수하여 갔다면 을은 갑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위 도급계약 중 38퍼센트에 해당하는 부분을 해제하였다 할 것이고, 이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이행보증보험약관상의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나. 보험약관에 “피보험자는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에 주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한 후에 주계약을 해제하였다 하더라도,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내에 이행지체를 이유로 주계약을 해제한 이상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위 “가”항의 이행보증보험계약상 갑의 연대보증인들이 아무런 이득 없이 갑의 구상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다 하여 그 보증책임을 면할 수는 없고, 설사 을이나 보증보험회사가 갑에게 위 도급계약의 이행에 관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위 연대보증인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연대보증인들의 보증책임을 감액할 사유에 해당한다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대한보증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옥봉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금영기공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홍익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금영기공 주식회사가 소외 한국프렌지공업주식회사에게 1989.8.25.부터 같은 해 12. 20.까지 사이에 가스집진기류를 금 735,000,000원에 제작, 납품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피보험자를 소외 회사로, 보험금액을 금 73,500,000원으로, 보험기간을 위 도급기간과 같은 기간으로 하되, 피고 회사가 도급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소외 회사가 손해를 입을 경우 원고 회사가 보험금액의 범위안에서 위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나머지 피고들이 피고 회사의 원고 회사에 대한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바, 그 후 소외 회사가 피고 회사의 도급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원고 회사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를 함에 따라 원고 회사가 소외 회사에게 보험금 68,216,7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적법하게 확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보험금에 대한 구상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소외 회사가 피고 회사에게 도급준 물량 중 38퍼센트에 해당하는 물량을 회수함으로써 그에 해당하는 도급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였는바, 이는 보험약관 제4조 제2항의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위 약관규정에 따라 위 보험계약은 실효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그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도급계약 당시 피고 회사는 1차 물량을 1989. 8. 25.까지, 2차 물량을 같은 해 11. 30.까지, 3차 물량을 같은 해 12. 20.까지 납품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1차 납기까지 납품을 하지 못하여 소외 회사가1차 납기를 연장하여 주었으나, 피고 회사가 연장된 납기까지도 전혀 납품을하지 못하여 피고 회사가 1989. 11. 12. 까지 최종작업계획을 세우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가 약정기일까지 아무런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자, 소외 회사가 피고 회사와의 합의하에 피고 회사가 아직 작업에 착수하지도아니한 물량으로서 전체 도급물량의 38퍼센트에 해당하는 물량을 회수하여 간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피고 회사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위 도급계약 중 위 38퍼센트에 해당하는 부분을 해제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바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유를 보험약관 제4조 제2항의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오인을한 위법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소외 회사가 1차 납기를 연장하여 주었다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후의 납기도 그 기간만큼 자동적으로 연장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소외 회사가 피고 회사에게 작성하여 주기로 한 제작승인도면을 제때에 작성하여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피고 회사가 납기를 지키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고, 1차 납기를 5일 앞두고 전남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하여 피고 회사 작업현장의 흙이 유실되어 이를 복구하는 데에만 1개월 이상이 소요되었다거나, 여천현장 근로자들이 부당하게 파업을 하였다는 것이 불가항력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오인을 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소론은 소외 회사가 1989.11.7. 피고 회사와의 사이에 3차 물량의 납기를 1990.1.20.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부분은 보상하는 손해의 대상이 되는 채무가 아닐 뿐더러,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보험계약은 실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는 것이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회사가 피고 회사에게 1차 납기만을 연장하여 주었다고 판단함으로써 소론 주장을 배척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또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소외 회사가 보험기간이 종료일인 1989.12.20. 피고 회사에 대하여 위 도급계약을 해제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그 사실인정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오인을 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보험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는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에 주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피보험자인 소외 회사가 보험금을 청구한 후에 주계약인 도급계약을 해제하였다 하더라도,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소외 회사가 보험기간 내에 피고 회사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한 이상, 보험자인 원고는 피보험자인 소외 회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제4점에 대하여

소론은 피고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아무런 이득이 없이 피고 회사의 구상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고, 소외 회사나 원고는 피고 회사가 위 도급계약 이행에 관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연대보증인들에게 통보하여 준 일이 없으며, 이에 반하여 소외 회사는 원도급자로부터 1억 원 이상을 챙기고도 다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받아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였으므로 신의칙상 나머지 피고들의 보증책임은 상당한 범위내로 감액되어야 한다는 것인바, 그러나 피고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이 아무런 이득없이 피고 회사의 구상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다 하여 그 보증책임을 면할 수는 없고, 기록상 소외 회사가 소론과 같이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설사 소외 회사나 원고가 피고 회사가 위 도급계약의 이행에 관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연대보증인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연대보증인들의 보증책임을 감액할 사유에 해당한다 할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소론이 들고 있는 당원판례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견주어 대비할 수 없는 것이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