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2016고단5063 공갈
A
김민구(기소), 박성진(공판)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E
2017. 5. 25.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알게 된 피해자 F로부터 "G택배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택배사무실 경리로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을 듣고, 친해져 약 3주 동안 연인관계로 지내던 사람이다.
가. 피고인은 2016. 3. 24, 20:00경 양산시 H 원룸 205호에서 미혼으로 믿고 결혼할 상대로 생각하며 사귀어 온 피해자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게 되자 피해자에게 "사귀는 동안 일을 못나간 것과 자신 및 가족들을 속인 것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로 3,000만원을 보상하라, 3,000 만원을 지불하겠다는 차용증을 써라, 차용증을 안 적으면 사기죄로 고소해서 쳐 넣겠다, 네 집에 찾아가서 당신이 나와 우리 가족들에게 한 행동들을 모두 다 까발리겠다"고 겁을 주고,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채무자로 하는 채무액 3,000만원에 차용증을 교부받고, 그 다음날인 2016. 3. 25. "차용증만으로는 니가 돈을 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공증을 받자, 공증을 해 주지 않으면 차용증을 가지고 경찰서로 가서 사기죄로 고소하고, 네 집에 가서 다 말하겠다"고 겁을 주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채무자로 하는 채무액 3,000만 원에 관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교부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6. 4. 2. 저녁경 가항 기재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경리로 취직했더라면 받았을 월급 200만원의 12개월분 2,400만원과 퇴직금 200만원 등 합계 2,600만원을 지불하라, 그것을 차용증으로 써라. 적지 않으면 전에 적은 차용증을 가지고 너희 집에 찾아가서 모든 것을 다 까발리겠다."고 겁을 주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채무자로 하는 채무액 2,600만원 상당의 차용증을 교부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6. 4. 14. 12:00경 가항 기재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돈 언제 줄끼고, 빨리 줘, 그렇지 않으면 너희 집에 찾아간다."고 겁을 주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300만원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피의자신문조서(F 대질 기재 포함)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F 대질 기재 포함)
1. F에 대한 일부 경찰진술조서
1. 고소장, 녹취문
1. 공정증서 사본, 차용증사본, 차용증 사진
1. 고소대리인 의견서, 녹취록(순번 17)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50조 제1항(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당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고소하겠다거나 집에 찾아가서 가족들에게 알리겠다는 내용들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수준에 불과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아무리 자신에게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권리의 행사를 빙자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어서는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주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으려고 하였다면, 이는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사회동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인지 여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1도2127 판결,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959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와 결혼을 고려하는 정도의 연인관계로 약 3주 동안 피고인의 집에서 동거하다시피 하는 관계로 사귀다가 피해자가 유부남이고 딸도 있을 뿐더러 그동안 자신의 직업도 속이고 취직시켜주겠다는 것도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자신이 피해자에게 그동안 사실상 농락당하였다는 점에 분하여 피해자에게 돈으로라도 피해보상을 받겠다는 심정에서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집에 미성년인 어린 딸과 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집으로 찾아가서 피해자의 그동안의 행태를 알리겠다는 취지로 말한 주된 의도는, 피고인의 그동안 행태를 바로 잡아 피고인이나 피고인 가정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자력에 비추어서 굉장히 많은 돈의 지급을 약정하는 이 사건 각 차용증과 돈을 피해자로부터 보다 쉽게 받아 내려는 것이었을 뿐이고, 또한 피고인은 유독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겠다는 말에 피해자가 더 겁을 내는 것을 알면서 더욱 이를 이용하여 차용증을 작성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해자의 그동안 행태나 그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을 넘는 수준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자신을 농락한 피해자에게 피해보상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이 사건이 발생하였고 해악 고지 정도도 무겁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차용증에 대한 권리행사를 포기하고 받은 돈 300만원도 공탁한 점, 피고인에게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에 정해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강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