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5다39099 판결

[상표권침해금지등][미간행]

판시사항

[1] 등록상표 “ ”, “ ”, “ ”와 “www.acmbnb.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이 서로 유사하지 않으므로, 위 도메인 이름의 사용이 위 등록상표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3]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 행사가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태범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도메인 이름의 등록말소청구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들(등록상표 1 : , 등록상표 2 : , 등록상표 3 : )은 그 구성 중 “π WATER” 또는 “파이워터”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들에게 존재하고 있는 생체수로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비한 물” 등의 의미로 일반 수요자에게 인식될 것이므로 지정상품인 가정용 정수기 등과 관련하여 식별력이 미약해 이 사건 등록상표들의 요부는 ‘ACM’ 또는 ‘에이씨엠’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은 “www.acmbnb.com” 중 ‘www’나 ‘.com’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최상위 도메인이나 2단계 도메인을 나타내는 표시로서 식별력이 미약하므로 그 요부는 ‘acmbnb’라 할 것인바(‘acmbnb’는 일련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acm’이 특별한 관념을 형성하거나 주지·저명한 표장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위 문자가 ‘acm’과 ‘bnb’로 분리 관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등록상표가 ‘ACM’ 또는 ‘에이씨엠’으로 요부 관찰되고,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이 ‘acmbnb’로 요부 관찰될 경우 양 표장은 외관, 호칭이 서로 다르고 관념에 있어 서로 대비되지 아니하므로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이 이 사건 등록상표들과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이 서로 유사하지 않아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의 사용이 이 사건 등록상표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상표의 유사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사용금지청구에 대하여

상표권자가 당해 상표를 출원·등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표권을 행사하기에 이른 구체적·개별적 사정 등에 비추어, 상대방에 대한 상표권의 행사가 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와 수요자의 이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상표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여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요자 사이에 혼동을 초래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상표권의 행사는 설령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고, 상표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상표권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관적 요건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상호 변경 전 ‘ACM'이라는 상표를 부착한 정수기 등을 판매하는 일본국 법인인 소외 ACM사의 국내 총판대리점 관계에 있었는데, 그 총판대리점 관계에 있던 기간 중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출원·등록한 사실, 원고 는 위 ACM사와의 총판대리점계약이 종료된 후 최근 2, 3년 동안은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사용하여 정수기 등을 제조, 판매한 적은 없는 사실, 피고는 정수기 등을 제조, 판매하기 위하여 위 ACM사가 출자하여 국내에 설립한 법인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위 ACM사의 국내 총판대리점 관계에 있던 회사로서 위 ACM사가 국내에 상표등록을 하고 있지 않음을 기화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출원·등록해 놓았다가, 위 ACM사와의 총판대리점관계가 종료된 후,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실제 상품에 사용하지도 아니하면서 위 ACM사의 국내 출자 법인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권을 행사하여 그동안 피고가 정당하게 사용해 오던 ‘ACM’이나 이를 포함한 표장을 피고의 인터넷 도메인 이름 또는 전자우편주소로 사용하거나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이는 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와 수요자의 이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상표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여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이어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비록 원고의 이 사건 상표권 행사가 권리행사라는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권 행사가 상표권 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ACM’ 또는 ‘ACM B&B’, ‘에이씨엠’이란 문자의 사용금지청구를 기각한 조치는 정당하고,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상표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김황식 안대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6.14.선고 2004나72336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