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지위확인등][미간행]
[1] 원고용주가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한국도로공사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고속국도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한 갑 등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갑 등은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외주사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으며 한국도로공사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갑 등과 한국도로공사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한 경우,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사정만으로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단서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2항 에서 정한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2]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3]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현행 제6조의2 제1항 제3호 , 제2항 참조),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2 제1항 제4호 (현행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참조), 제2항 ,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3. 3. 22. 법률 제11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2 제1항 제5호 , 제2항
[1][3]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공2016상, 4) [1]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공2015상, 515)
원고(선정당사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함께 외 1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민석)
한국도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시규 외 3인)
원심판결 중 선정자 219, 선정자 26, 선정자 93, 선정자 158, 선정자 214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선정자 219, 선정자 26, 선정자 93, 선정자 158, 선정자 214를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 및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5점, 제7점에 대하여
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 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선정자 219를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 및 원고들은 판시 각 외주사업체(이하 개별 사업체를 구분하지 않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라고 하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이 사건 외주사업주’라고 한다)에게 고용된 후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선정자 219를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 및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1) 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피고 영업소를 통일적으로 운영·관리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과 피고 직원은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의 영업규정, 영업운영 업무기준 등과 각종 업무처리지침이나 업무 관련 매뉴얼 등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의 근무방법이나 업무처리방법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로서는 위와 같은 피고의 지침을 위반하거나 임의로 변경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통행료 수납업무 등은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속하여 그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지휘나 작업지시는 필요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위와 같은 피고의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하여 피고로부터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의 각종 업무처리지침과 업무 관련 매뉴얼 내용의 범위와 깊이, 전달 방식이나 빈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단순히 업무범위만을 지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피고가 제공한 양식에 따라 근무확인서, 제한차량 적발대장, 비정상 미납차량 심사대장, 부정통행차량 적발경위 및 조치서 등 각종 일지·대장 등에 업무수행 결과를 기재하여 피고 직원의 결재 또는 확인을 받았고, 피고의 영업운영 업무기준에서도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감독을 피고 직원의 임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의 업무처리 과정에 관여하여 관리·감독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피고는 2007. 12.경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문서와 관리대장 양식 등에 피고와 조직이 혼동될 수 있는 용어나 결재란 등의 형식을 변경하고 교육방식, 업무지시와 감독의 방식 등을 개선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2007. 12.경을 전후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실상 피고의 통제 아래 업무를 처리하였음을 피고 스스로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문서와 관리대장 등의 내용과 형식에까지 피고가 관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마) 이 사건 외주사업주가 소속 근무자들에게 행한 업무지시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하거나 기존의 업무방침을 반복·강조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이 피고의 로고가 새겨진 근무복과 명찰을 착용하고 피고 직원과 함께 같은 공간인 피고 영업소에서 피고가 제시한 각종 규정 등을 준수하며 작업을 수행한 점,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과 피고 영업소 관리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통행료 수납업무, 체납차량 단속업무, 운행제한차량 단속업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과 피고 영업소 관리자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 사건 외주사업주는 피고가 결정한 투입 근로자의 수와 직책별 과업인원에 따라 소속 근무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피고의 승인하에 임시수납원 제도를 활용하여 촉탁직 또는 일용직을 고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노무관리를 위하여 영업소 노무관리 가이드를 배포하거나 피고 직원을 대상으로 노무관리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각자 취업규칙을 제정하고 있고 근무편성표를 작성하거나 근무평정을 하며, 소속 근무자들에 대하여 포상·징계를 하고 출퇴근, 연차, 대근, 병가 및 휴직 등을 관리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를 위하여 근무성적평정 실시기준을 수립하여 주기도 하였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소속 근무자들의 근무편성표, 인사발령, 출퇴근 사항 등을 보고받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소속 근무자들에 대한 근무태도 점검, 휴가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선정자들 및 원고들을 포함한 수납원들에 대한 통행료 수납, 부정차량 단속 등의 업무처리에 관한 다양한 기준과 요령, 관련 제도나 피고의 정책 등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은 피고 또는 피고의 지역본부의 주관 아래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용역계약은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인 고속국도 입·출구에 설치된 피고 영업소의 운영 업무를 목적 또는 대상으로 하면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이행하여야 할 과업내용에 ‘기타 피고가 지시한 (영업 또는 운영) 업무’를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로 피고는 각종 지침을 통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통행료 수납업무 외에도 ‘설 연휴기간 홍보캠페인 협조, 통행료 지불수단 선진화 관련 홍보, 단말기 할인판매, 신용카드형 후불 하이패스카드 홍보, 언론사 취재 및 인터뷰 대응요령 숙지’ 등과 같은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피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 특수조건과 과업지시서에서 피고의 포괄적인 지시 내지 관여에 관한 권한을 다수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5)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대체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직전까지 피고의 직원이었던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피고의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한 외주화 과정을 통하여 비로소 형성되어 피고의 통행료 수납업무의 수행만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대부분 중간관리자로 사무장을 선임하여 피고 영업소의 조직체계에 편입시켰을 뿐 별도의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고, 피고 영업소 운영을 위하여 별다른 자본을 투자하지 않으며, 피고가 사전에 정해놓은 인원수만큼의 근무자를 업무에 투입하고 일정한 금액 범위 내의 임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일정한 이윤을 보장받게 되므로, 특별한 사업경영상의 위험을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파견의 판단 기준,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 상고이유 제6점의 (1), (2)에 대하여
가.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파견법(이하 ‘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 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파견법(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제1항 제4호 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파견법(이하 ‘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에서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 .
제정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구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법이 정한 파견근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 그리고 개정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등 파견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곧바로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는 개정되기 전의 구 파견법이 위와 같은 경우에도 파견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만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근로자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문제를 개선하여 파견근로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한편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단서와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목적과 위 규정들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한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직접고용간주일 또는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 이 사건 외주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된 원고들에게는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와 직접고용의무의 법적 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 상고이유 제6점의 (3)에 대하여
가. 선정자 26, 선정자 93, 선정자 158, 선정자 214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선정자 26, 선정자 93, 선정자 158, 선정자 214가 최초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각 고용된 후 2년을 초과하여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제정 파견법에 따라 각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이 만료된 다음 날(원심판결문 별지 3 ‘인용일자’란에 고용의제일) 피고와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었다고 보고 위 선정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를 각 인용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위 선정자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하다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퇴사한 사실, 위 선정자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다가 다시 피고로부터 퇴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선정자들이 제정 파견법에 따라 위 각 고용의제일에 피고와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었다고 하더라도, 이후 피고에게 실제로 직접고용된 후 퇴사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더 이상 위와 같은 직접고용관계 성립에 근거하여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할 수 없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위 선정자들의 위와 같은 퇴사가 직접고용간주에 따른 법률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위 선정자들이 위 각 고용의제일 이후 계속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다만 환송 후 원심에서의 심리 결과 이러한 퇴사로 인해 위 선정자들의 피고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선정자들이 그 후 다른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2년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계속하여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다면, 구 파견법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나. 선정자 44, 선정자 55, 선정자 220, 선정자 163, 원고 20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위 선정자들 및 원고 20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2년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계속하여 파견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제정 파견법 또는 구 파견법에 따라 각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이 만료된 다음 날(원심판결문 별지 3 ‘인용일자’란에 고용의제일 또는 고용의무 발생일) 피고와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 또는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 설시에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위 선정자들 및 원고 20에 대한 고용간주 또는 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본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원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원고(선정당사자)가 제출한 선정자 219에 대한 국민연금 가입자 증명서(갑 제37호증의 359)에 선정자 219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근무한 내역이 나와 있지 아니하고 달리 근무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선정자 219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을 취소하고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선정자 219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때부터 자신이 2004. 1. 12.부터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피고의 ○○○영업소에서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 피고는 제1심에서 선정자 219의 위와 같은 주장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았고, 선정자 219는 제1심에서 승소하였다.
다) 원고(선정당사자)가 증거로 제출한 ○○○영업소에 대한 급여대장이나 근무내역서(갑 제79호증의 1, 2)뿐만 아니라 피고가 제출한 근무편성표 등(을 제130호증의 45, 을 제143호증의 9)에는 선정자 219가 2010. 1.경부터 2013. 12.경까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근무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피고는 원심 제1차 내지 제4차 변론기일까지 선정자 219의 근무사실을 다투지 않다가, 선정자 219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근무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기재된 2016. 11. 14.자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2016. 11. 16. 원심 제5차 변론기일에서 위 준비서면을 진술하였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선정자 219의 근무사실을 다투지 아니하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까지 제출하였음에도 원심 변론종결일 무렵에서야 뒤늦게 이를 부인하는 주장을 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원고(선정당사자)에게 적절히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선정자 219의 근무사실이 인정되는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순히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선정자 219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석명의무를 위반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선정자 219, 선정자 26, 선정자 93, 선정자 158, 선정자 214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위 선정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 및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별 지] 원고 명단: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