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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4. 11. 26. 선고 2003누23143 판결

[정보공개청구거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상운)

피고, 항소인

법무부장관

변론종결

2004. 10. 8.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1999. 8. 18. 원고에 대하여 별지 제1목록 및 제2목록 기재 정보의 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갑 1, 2, 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

⑴ 1988. 5. 28.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한 연구, 조사, 변론, 여론형성 및 연대활동 등을 통하여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

⑵ 1999. 8. 11. 별지 제1목록 기재 정보를 포함한 사면 관련 정보에 대하여, 같은 달 13. 별지 제2목록 기재 정보에 대하여 각 공개청구(청구사유 : 사면권의 행사가 국민들의 법감정에 합당한 원칙이나 기준 없이 정치적으로 남용됨으로써 초래되는 역기능에 관한 연구·조사, 입법청원 및 행정감시, 시민운동 등의 자료로 삼고자 함)

나. 피고

⑴ 1999. 8. 18. 원고의 위 정보공개청구를 모두 거부함(단, 별지 제2목록 기재 정보 중 사면이유에 관한 부분은 사면발표문을 첨부하여 이를 참고하도록 함)

⑵ 처분사유 : 각종 검토서 및 안건에는 사면대상자 또는 제외자의 이름과 그 사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공개할 경우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우려가 있는데, 이는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 제6호 의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공개하기 곤란하고, 또한 특정인에 대한 사면관련 검토내용이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 수사, 형의 집행, 업무 수행에 곤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진행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의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서 공개하기 곤란함.

2. 당심의 심판 범위

원고는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별지 제1목록 및 제2목록 기재 정보의 공개를 거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고, 제1심 법원은 별지 제1목록 및 제2목록 기재 정보 중 “사면실시건의서 및 사면심의에 관한 국무회의 안건자료”(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의 공개를 거부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환송 전 당심은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자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환송 전 당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이 법원으로 환송하였으므로, 제1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부분, 즉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명하는 제1심에서의 피고 패소부분만이 당심의 심판대상으로 남게 되었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결단적 국정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사면준비나 그 심의과정에서 작성된 정보의 비공개처분 역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판단

대통령의 사면권의 행사는 형사사법제도의 경직성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형의 집행에 있어 인간적이고, 정치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행하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서 그 자체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많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민주권주의를 취하는 우리 헌법 하에서의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가이익과 국민화합의 차원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정치적으로 남용되거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행사할 수 없는 헌법내재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견해도 있으므로 대통령의 사면행위가 위와 같은 한계를 벗어났다고 생각되는 경우 국민으로 하여금 이를 비판하는 등 사면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사면에 관련된 정보에의 접근을 허용할 필요가 있는바, 만일 사면관련 정보의 비공개결정을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면 사면권 행사에 관한 국민의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게 되어 우리 헌법상의 알 권리 및 이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는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면관련 정보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할 문제이고, 사면관련 정보의 공개를 거부한 처분의 적법 여부 자체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정보의 보유·관리 여부

헌법 제79조 , 제89조 , 사면법 제9조 , 제10조 에 의하면, 특별사면, 특정인에 대한 감형과 복권은 법무부장관의 상신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대통령에 대한 사면상신을 위한 사면사유 등이 포함된 사면실시건의(상신)서와 국무회의에서의 심의를 위한 사면대상자의 명단 등이 포함된 국무회의 안건자료를 작성, 보관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이 규정한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고에게 이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아래에서 피고가 내세우는 비공개사유들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나.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피고의 주장

특별사면이 이루어졌다 하여 그 대상자들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사면과 관련된 각종 검토서 및 국무회의 안건 등 특정인에 대한 사면관련 자료가 공개될 경우, 특별사면에서 제외된 자들이 불만을 품고 사면을 요구하며 농성, 투쟁, 탈옥 등 돌발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어 향후 범죄의 예방, 수사, 형의 집행 등 직무 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겪을 우려가 있다.

⑵ 판 단

특별사면은 형을 선고받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그 형의 집행을 면제해 주거나 예외적으로 형의 선고의 효력을 소멸시키고, 감형은 그 형을 경감시켜 주거나 형의 집행을 감경하며, 복권은 형의 집행을 종료했거나 집행을 면제받은 자에 대하여 형 선고로 인하여 상실 내지 정지된 법률상의 자격을 회복시켜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므로, 특별사면과 복권 대상자의 형 집행은 더 이상 문제될 여지가 없으며, 감형된 자의 경우에도 잔형의 집행이나 교정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리라고 예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특별사면 및 감형, 복권은 법규의 획일적 집행을 완화하여 그 공정성을 보충하거나 재판에 오판의 의심이 있는 등 재판의 결함을 보충하는 경우, 또는 범인의 개전의 정이 현저하여 그 가벌성이 없어졌을 때 등 형사정책적인 목적에서 주로 시행되는 것이므로 그 대상에서 제외된 자가 불만을 갖게 된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사면 등의 성질상 불가피한 것으로서 범죄자에게는 특별사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고, 사면법의 제정 이후 수십 차례의 특별사면, 감형 또는 복권이 실시되는 동안 특별사면에서 제외된 자들이 사면을 요구하며 농성, 투쟁, 탈옥 등 돌발사태를 일으켰다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가 범죄의 예방, 수사, 형의 집행, 교정행정에 현저한 곤란을 겪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고에게 사면결정에 관련된 정보의 적절한 공개를 통하여 특별사면 등의 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시비나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방지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범죄의 예방, 수사, 형의 집행 등 직무 수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쌍방의 주장

피고는, 당초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에 해당함을 이유로 공개거부처분을 하였다가 제1심 법원의 변론에서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비공개사유에도 해당한다는 이유로 처분사유를 추가하면서 결국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처분사유로 추가한 위 제5호 소정의 비공개사유는 피고가 처분 당시 거부사유로 삼은 바 없고, 또한 피고가 당초 거부사유로 삼은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하므로 위 처분사유의 추가는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며, 나아가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5호 에 해당되는 정보도 아니므로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⑵ 판단

정보공개법 제1조 , 제3조 , 제6조 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정보를 모든 국민에게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국민으로부터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공개를 요구받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각 호 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이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몇 호 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입증하여야만 할 것이며,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거부하면서 그 거부사유로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를 적시한 전체적인 취지가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예시로 제4호 제6호 만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이와 같이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이유는 행정처분의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고(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등 참조),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당초의 처분시 그 사유를 명기하지 않았을 뿐 처분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여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누3895 판결 참조).

그런데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는 범죄의 예방, 수사, 형의 집행, 교정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제5호 는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제6호 는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하 ‘개인식별정보’라 한다)를 각 비공개대상정보로 규정하고 있어 그 비공개사유의 요건이 되는 사실을 달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4호 제5호 가 모두 직무수행이나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지장이 초래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구체적인 직무나 업무의 내용이 전혀 다르고, 또한 제4호 의 위 정보를 비공개대상정보로 하고 있는 것은 범죄의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 원활한 수사 및 교정행정의 원활성을 보호하고자 함에, 제5호 의 위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을 비공개대상정보로 하고 있는 것은 공개로 인하여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이 왜곡되거나 외부의 부당한 영향과 압력을 받을 가능성을 차단하여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고자 함에, 제6호 의 개인식별정보를 비공개대상정보로 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존중 및 개인의 자신에 대한 정보통제권을 보장하는 등 정보공개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제3자의 법익침해를 방지하고자 함에 각 그 취지가 있어 그 각 정보를 비공개대상정보로 한 근거와 입법취지가 다른 점 등 여러 사정을 합목적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처분사유로 추가한 법 제7조 제1항 제5호 의 사유와 당초의 처분사유인 같은 항 제4호 제6호 의 사유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며, 추가로 주장하는 제5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유가 이 사건 처분 후에 새로 발생한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당초의 처분 당시에 이미 존재한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처분사유로 추가한 위 제5호 소정의 비공개사유는 피고가 처분 당시 거부사유로 삼은 바 없을 뿐더러 당초 거부사유로 삼은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도 동일하지 아니하므로 위 처분사유의 추가는 허용될 수 없다.

라.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정보에는 사면대상자 또는 제외자의 이름과 그 사유 등 개인식별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공개할 경우 당사자의 사생활과 명예를 훼손할 우려 등이 있다.

⑵ 판 단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 및 자신에 대한 정보통제권 보장 등 정보공개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제3자의 법익침해를 방지하고자 개인식별정보를 비공개대상으로 규정하면서도 같은 호 다목 에서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그 예외, 즉 공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정보의 경우 그 공개로 인하여 특별사면, 감형 및 복권대상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일응 해당 당사자의 범죄사실, 형집행사실 등에 관한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① 사면실시 당시 법무부가 발표한 사면발표문 및 보도자료(갑 4 내지 16호증)에 이미 특별사면 등의 대상자 명단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 ② 특별사면, 복권, 감형은 그 성질상 법원의 확정판결과 법집행을 무효화한다는 점에서 권력분립의 원리에 대한 중대한 예외가 될 수 있는데, 그동안 우리의 헌정사에 있어 특별사면 등이 정치적으로 남용되거나 권력형 부정부패사범, 부정선거사범 등에 대하여 이루어진 사례가 많아 엄정한 법집행과 준법풍토를 훼손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고, 이로 인하여 특별사면 등의 기준과 이유가 보다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거나 나아가 사면법에 일정한 범죄의 경우 사면대상에서 제외되는 조항을 신설하여야 한다는 등의 여론도 일부 형성되기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다양한 논의는 국가사회생활의 민주적 형성과 운영 내지 정치적 의사형성을 위한 과정이자 국민주권주의의 발현으로서 사면관련 정보에의 자유로운 접근을 통하여 더욱 활발해 질 수 있고, 이는 헌법 제79조 가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법률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간접적인 통제를 받도록 하고 있는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고도 볼 수 있으며, ③ 특히 이 사건 정보의 당사자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건대, 공무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인 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자( 같은 법 제3조 ),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로서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함으로써 치상 또는 치사에 이르게 한 자( 같은 법 제4조의2 ), 2억 원 이상의 조세를 포탈한 자( 같은 법 제8조 )들의 경우 공직 재임 중 거액의 뇌물을 받거나 탈세행위를 저지른 부정부패사범 내지 인신구속에 관한 직권을 남용한 자들에 해당하고, 김현철, 김우석, 황병태, 김병오의 경우 전직 대통령의 아들 또는 정치권 인사들로서 공개청구 당시부터 이미 신원이 특정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개혁과 사정 차원에서 처벌되었던 이른바 권력형 부정비리사건 관련자들로서, 모두 그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과 반사회성에 비추어 볼 때 그들이 특별사면, 감형, 복권되기에 이른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사면권 행사의 형평성이나 자의적 행사 등에 관한 그 동안의 일부 비판적 여론에 대한 해명의 기회일 뿐만 아니라 향후의 특별사면행위가 보다 더 국가이익과 국민화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공개로 얻는 공공의 이익이 적지 않다 할 것이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보의 공개로 얻는 이익이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특별사면 당사자들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이익보다 더욱 크다고 할 것이므로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비공개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마.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정보의 공개거부에 관하여 피고가 내세우는 사유들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이유에서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또는 제6호 소정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충분히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는 주관적인 추측이나 우려에 불과하거나,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고 달리 정보의 공개를 거부할 만한 사유를 찾아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능환(재판장) 오석준 한숙희

심급 사건
-서울행정법원 2000.11.3.선고 99구26517
-서울고등법원 2001.9.13.선고 2000누15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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