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치상
2016고합1298 강간치상
A
오세영(기소), 김중(공판)
변호사 B, C, D
2017. 7. 13.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6, 5. 2. 21:10경 서울 종로구 E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로 피해자 F(가명, 여, 30세)을 데리고 가서 거실에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다음 피해자가 집에 가겠다고 말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자 전등을 소등한 채 손으로 피해자의 팔을 잡고 피해자를 안방으로 끌고 가서 침대에 눕힌 후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고 옷을 벗기려고 하다가 피해자가 저항을 하자 피해자의 몸에 올라타서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누르고 목을 조르며 얼굴을 때리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고 울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눈깔을 파버린다. 그 새끼(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좋냐? 잘하냐? 내가 임신시켜서 너 그 새끼랑 결혼하지 못하게 한다.
평생 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입으로 피해자의 목, 가슴 부위 등을 빨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집어넣고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완강히 저항하는 바람에 피해자를 강간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어깨 부위의 좌상, 손가락 부분의 염좌 및 긴장, 우울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의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F의 법정진술
1. F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F에 대한 사경 진술조서
1. F 작성의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48)
1. 각 유전자 감정서
1. 각 진단서, 신체 손상 여부 사본
1. 112 신고사건 처리내역서
1. 발생보고(강간미수),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24)
1. 상해부위 사진, 피해자와 남자친구가 주고받은 G 캡처 사진, 피해자와 피의자가 주고받은 G 캡처 사진, 방범용 CCTV 캡처 화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범행만으로 피고인에게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성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및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서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가정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은 큰 반면, 그로써 달성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에게 신상정보를 공개 ·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에 폭언이나 유형력을 동반한 성관계를 가지려다가 그 만둔 것일 뿐이고,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려 한 사실이 없다.
나.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해는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실제로 피해자가 치료를 받은 바 없으므로 강간치상죄에 있어서 상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인의 폭행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2. 판단
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려다 중단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위 거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의 장소, 범행 당시의 상황, 구체적인 강간 시도 방법 및 피고인이 때린 부위 및 횟수, 피해자의 느낌, 범행을 당한 이후의 행동 등 이 사건 범행 전반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을 뿐 아니라 진술 내용이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인 부분이 없고 대체로 일관된다.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중에는 일부 상이한 부분도 있으나 이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의 산일로 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 사건 범행의 인정 여부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는 당시 이 사건 범행 직후인 2016. 5. 3. 00:44경 남자친구에게 "오빠나 너무 무서워, 지금 갈께 어떻게든"이라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고, 피고인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바로 피고인의 집을 나왔다. 이 사건 범행 장소인 피고인의 집 인근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CCTV 영상에는 이 사건 범행 직후인 2016. 5. 3. 00:50경 피해자가 혼자 울면서 걸어내려 오는 듯한 장면이 촬영되어 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인근 경찰서에 가서 곧바로 피해 사실을 신고하였다.
만약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지려 했던 것이라면, 피해자가 피고인이 잠든 틈을 타 피고인의 집에서 울면서 도망 나와 피고인의 집 인근 경찰서에 바로 피해 사실을 신고한 점이 설명되지 않는다.
3)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여 이 사건 범행 당일 피해자의 몸을 찍은 사진에서는 피해자의 어깨, 목, 손 등에서 좌상 및 찰과상 등이 발견되었는데 이 역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 및 협박으로 강간당할 뻔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
4) 또한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와 사이에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기로 하였다면 굳이 피해자를 폭행할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레이싱 모델 일을 하는 피해자가 몸이나 얼굴에 상처가 날 수도 있는 폭행을 동반한 성관계에 동의하였을 것이라는 점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5) 피고인 역시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바 있다.
나. 상해가 아니라기나 폭행과 상해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강간행위에 수반하여 생긴 상해가 극히 경미한 것으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있을 터이나, 그러한 논거는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만한 폭행 또는 협박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것이거나 합의에 따른 성교행위에서도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같은 정도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정도를 넘는 상해가 그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생긴 경우라면 상해에 해당하고,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1039 판결 등 참조), 한편, 상해죄의 피해자가 제출하는 상해진단서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당해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상해의 원인을 파악한 후 의학적 전문지식을 동원하여 관찰·판단한 상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기재한 것으로서 거기에 기재된 상해가 곧 피고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가 되기에 부족한 것이지만, 그 상해에 대한 진단일자 및 상해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으며 거기에 에 기재된 상해 부위와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무렵 피해자가 제3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으로 달리 상해를 입을 만한 정황이 발견되거나 의사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더불어 피고인의 상해 사실에 대한 유력한 증거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증명력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위 거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강간 시도로 인하여 어깨 부위의 좌상, 손가락 부분의 염좌 및 긴장, 우울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의증 등의 상해를 입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어깨 부위 등에 좌상을 입었고,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를 벌리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었으며 우울 증상이 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에 허위가 개재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②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해바라기센터에서 상처 등을 촬영한 사진에서 피해자의 어깨 등에서 좌상들이 확연히 관찰되고, 해바라기센터 간호사 국이 작성한 '신체손상여부'에 "상체 곳곳에 다발성 점상 출혈 및 손톱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자국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③ 피해자는 2016. 6. 8. [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의사 J로부터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의사 J는 '피해자가 한달 전 성폭행 미수 사건을 경험한 후 시작된 불면, 우울 등의 정서적 불안정, 사고 관련 기억의 회상 등의 증상'이 있으므로 '주상병 우울장애, 부상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의증'이라는 진단 하에 3개월 이상 안정 및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으로 진단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피해자는 위 병원에서 2주 분량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④ 한편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1달 반 정도가 지난 때까지 왼쪽 검지와 중지가 벌어지지 않는 등 통증을 느껴 K정형외과의원의 의사 K로부터 2016. 6. 18. 피해자에게 '상세불명의 손가락 부분의 염좌 및 긴장'의 증상이 있으므로 2주간의 가료를 요한다는 취지의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촬영한 상해 부분 사진에서도 왼쪽 손등 부분의 찰과상을 볼 수 있는바, 이 부분 상해와 그 부위가 일치한다.
⑤ 피해자가 입은 위 상처들과 우울장애 등은 피고인의 폭행이 없었더라도 일상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것이거나 합의에 따른 성교행위에서도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같은 정도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부위 및 그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상해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해 유형력을 행사하고 피해자가 이에 맞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2년 6월 ~ 15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13세 이상/상해치상, 제2유형(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상해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기본범죄가 미수인 경우(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법정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1억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양형기준에서 말하는 '처벌불원'이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피고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이 사건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해자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 사실에 대하여 재차 증언하는 2차 피해를 입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양형요소로는 고려하지 아니한다.)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5년(감경영역)
3.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 및 협박하여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한 점, 이 사건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와 합의하여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피해자가 피고인의 아파트에 자주 드나들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의 진술서를 쓰도록 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조작하기도 하였고, 그로 인해 수사 단계에서 구속되자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하여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재차 범행을 부인하는 등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태도가 불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나 집행유예 이상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억 원을 지급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피고인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어 같은 법 제43조에 의하여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나상용
판사신동일
판사이아영